5년 전에 썼던 글 (클릭) 인데 가독성이 떨어질지언정 지금 보기에도 괜찮은 내용이라고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싫어하는 것 중 하나가 로테이션 외치는 거랑 벤치 자원들을 두텁게 하라임.
어떤 특별한 이유가 있거나 그 지역 출신이거나 아니면 응원을 하는 외적인 이유들이 있는 게 아니라면 대다수의 시청자들은 강한 팀들을 응원하기 마련이고 경기장에 가거나 라이브로 시청하는 이유도 이기는 걸 보려고 하는 게 대부분이죠. 당연히 대다수의 상대적 강팀을 맡는 감독들이 초점을 맞추는 건 완성도일 수밖에 없음.
사람들이 로테이션에 대해서 잘못 알고 있는 게 감독들이 로테이션을 실시할 땐 양자택일임. 선수들 간의 편차가 심한 대신 각자가 가진 장점들이 다양해서 그것을 응용하기 좋은 스쿼드가 있을 때 아니면 스쿼드 내에서 선수들 간의 편차가 심하지 않아서 가변성이 좋고 효율성이 있을 때겠죠.
결국 스쿼드가 컴팩트하냐 그렇지 않냐보다 중요한 건 스쿼드에 실제 효용성이 있는 선수들이 얼마나 있냐가 중요하다는 거임. 그래서 숫자 채우기가 의미 없다는 얘기를 하는 거죠.
예를 들어 25명이 있어도 실제 감독이 필드 위에 내보낼만한 무언가를 가진 선수가 18명이면 7명은 그냥 관중석에서 돈 받아가는 거임.
혹여나 감독이 대중의 의견을 받아들여 저 7명 중 아무나 내보낸다고 가정했을 때 그 선수가 어떤 한 경기를 제대로 조져버리면 팬들은 그 경기의 모든 책임을 그 선수에게 떠넘길 걸요.
웬만한 멘탈리티가 아니면 그 선수는 그 한 경기로 그대로 무너져버리거나 회복하는데 꽤 많은 시간이 걸림. 이런 걸 감독이 감수할까요. 팬들이 보고 싶어 할까요. 그러니까 유스를 잘 안 쓰게 되는 거임.
크루이프는 예전에 선발 라인업의 변화는 1~2명만 있는 게 좋다 했었고 실제로 그도 라인업의 변화가 잦았던 시기에는 항상 기복이 심했고 결과물도 시원찮았음. 사키도 마찬가지로 이기고 있든 지고 있든 교체를 잘 안 했죠.
당시엔 교체가 2~3명이었으니 선발 라인업을 바꾼다는 것까지 가정한다면 한 5~6명만 괜찮은 선수들이 있으면 됐는데 (그 외는 적응기가 적을 확률이 높은 유스로 다 채우고) 지금은 7~8명 정도 있는 게 좋다는 거죠.
펩 같은 경우는 웬만한 경기에서도 핵심 선수들을 6~70분에도 잘 안 바꿔주고 오히려 90분을 냅두면서 다른 선수들을 바꾸는 편인데 이게 그 선수들이 빠지면 완성도가 급격하게 떨어지는 본인의 전술전략과 원칙에 있다고 봅니다.
얼마 전에도 로드리 백업 구하지도 않을 것 같단 얘기를 했었는데 어차피 돌아오는 선수를 대신할 선수를 구한다는 것 자체가 넌센스며 그런 공백을 메울 실력이 있는 선수가 굳이 시티에서 좁은 입지를 받아들이고 올 리가 없다는 거죠.
공존을 시키면 그만이지 않냐 하는데 그럴 시간에 이미 어느 정도 완성되어 있는 틀 안에서 보조자로서 활약할 수 있는 선수를 찾는 게 더 합리적이라는 거임. 전술적 중심이나 그에 준하는 선수를 구할 시기가 오면 아마 누구보다도 빠르게 움직일 거에요.
그리고 펩은 주요 경기들에 다가오고 3일 일정이 잦아지면 잦아질수록 교체를 더 안 하는 스타일의 감독인데요. (당장 저번 시즌 막바지 보세요. 챔스 떨어지고 나서야 교체 5장 다 쓰기 시작함)
이게 답답할 수 있고 보수적이라 느낄 수도 있는데 펩의 성향이나 그의 원칙들 자체가 교체나 전술적 변형 등이 읽히면 안 되고 (바르셀로나 마지막 시즌이랑 뮌헨 마지막 시즌이 읽혀버린 예임) 주요 경기들에 컨디션을 맞추는 큰 주기의 그의 관리법 특성상 이게 대부분의 경기를 잡을 수 있는 가장 최선의 방법이라 생각하기 때문임. 실제로 여러 차례의 리그 우승으로 보여주고 있다고 생각하구요.
개인적으로 지적을 하려면 FA 컵을 리그컵만큼 더 가벼운 대회로 여겨야 한다는 것과 안 되는 선수들에게 억지로 기회를 주지 말라는 거임.
예를 들면 마테우스 누네스 같이 아무짝에도 쓸모 없는 애한테 시간 줄 바엔 올해 스쿼드에 들어올 가능성이 높은 애들한테 1분이라도 더 줘라 이런 거죠. 솔직히 시티에서 문제 삼을만한 부분은 진작에 버렸어야 할 애들한테 이상하게 여지를 주는 거밖에 없음.
결국 제일 중요한 건 완성도가 떨어지는 대신 핵심 선수들의 건강을 조금 더 안정적인 범위에 들어오게 할 수 있냐인데 이거에 대한 확신이 없으니 영입을 마구잡이로 하지 않는 거임. 1경기 더 쉰다고 체력이 돌아오는 것도 아니고 1경기 덜 뛴다고 부상 위험도가 큰 폭으로 줄어드는 것도 아니니까.
그래서 차라리 뛰게 하는 대신 변수들을 최대한 차단할 수 있는 방법론 등을 찾는 쪽에 초점을 맞추는 게 잘못된 거라고 보진 않습니다. 대신 기복의 폭은 엄청 적으니까요.
게다가 대부분 국대 가는 게 당연한 선수들인데 스쿼드가 두터워지면 불만은 여기저기서 다 튀어나옴. 아무리 유해졌어도 그런 본인이 정해둔 원칙에 관해선 웬만해선 소통을 하지 않는 감독한테 이런 걸 바란다면 다른 감독이 오기를 바라야죠.
그냥 제 개인적인 느낌인데 숫자로 부족하단 생각은 안 듭니다. 코바치치나 워커 같은 애들을 다른 선수들로 바꾸거나 그릴리쉬를 보내고 전술적 중심 다음 가는 새로운 옵션을 구하거나 그런 것들이 필요하다고 느끼는데 안 하는 것보다 못하는 거겠죠.
그리고 또 다른 요소는 어느 시점부터 유지에 뭔가를 끼얹고 마는 정도가 익숙해진 팀에 9 시즌째를 맞이할 감독이 동기 부여를 할만한 게 있을까겠죠. 펩이야 워커홀릭에 자기 건강보다 일을 생각하는 사람이지만 선수들은 그게 아니니까.
그릴리쉬 칭찬하는 게 저번 시즌 동기 부여가 떨어진 게 명확하게 보였던 선수가 정신 차린 느낌이 들어서 그런 거 같기도 한데 차라리 이거 때문에 영입을 바라는 게 제일 타당한 의견이라 생각합니다.
Football/Wri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