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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Writing

근데

by 다스다스 2024. 8. 13.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게 카탈루냐란 지역 내에 독립 찬성을 외치는 사람들만 가득한 게 아님. 오히려 매우 복잡하게 나눠져 있고 집권여당의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죠. 독립을 반대하는 정당도 있고 정치적 의견도 꽤 다양한 편입니다. 지금은 정치적으론 독립을 반대하는 쪽이 더 유리한 편이죠.
 
 
 
 
 
구력이 오래되신 분들은 아시겠지만 사파테로 총리 시절 (시즌으로 따지면 03-04 후반기부터 11-12 전반기까지) 카탈루냐는 독립 의지가 거의 없던 지역.





그 의지가 많이 꺾였던 이유는 자치권 확대죠. 지금도 사회노동당이 집권을 하고 있으니 자치권은 매우 센 편입니다. 음바페 법이라 불리는 법을 마드리드 자치 정부에서 논할 수 있는 것도 자치권이 세니까 가능한 거죠. 그러니 정치적으로 문제가 되는 행동들은 상대적으로 엄청 줄어들었죠.
 
 
 
 
 
이게 본격적으로 심화되기 시작한 건 2010년대 당시 총리였던 사파테로가 자치권 확대를 더 넓은 범위로 확장해 주기로 한 정책을 헌법재판소에서 위헌 판결 (사실상 나라나 다름 없을 정도의 막강한 자치 권한이 생기는 거였음) 을 하면서 힘을 잃어버린 게 시발점입니다.





이때 시위도 독립 운동의 일환으로 아시는 분들이 많은데 사실 그와는 전혀 연관성이 없고 자치권 확대를 약속했고 그것을 이행해야 하는데 인민당을 비롯해 몇몇 인물들이 노골적으로 막았기 때문에 반발 심리로 일어난 시위였죠.
 
 
 
 
 
찾아보시면 아시겠지만 카탈루냐의 독립 의지가 강해진 건 인민당이 집권여당이 된 이후부터 (2011년 12월 21일~) 인데 자치권은 줄이면서 세금은 늘렸죠. 빚더미에 깔려 죽기 직전까지 몰리고 그랬습니다.





그리고 독립 운동이 아니라 그냥 투표만 하는 건데도 그렇게 강압적이고 폭력적인 진압을 했던 건 카탈루냐에서 뭔가 긍정적인 기류가 흘러버리면 바스크를 비롯한 다른 지역까지 퍼질 가능성이 있으니 사전에 제압하려는 거였죠.





라호이가 18년에 쫓겨나고 사회노동당이 다시 집권여당이 된 이후 꾸준히 이 화를 삭히려고 노력했던 편이고 2021년 이후로는 사회적으로 문제가 될만한 시위는 없습니다. 오히려 중간중간에 독립 운동을 빌미 삼아 돈 빼먹은 놈들이 있었다는 얘기가 나오기도 했죠.
 
 
 
 
 
여기서 빼먹을 수 없는 인물이 아비달인데 아비달이 펩의 사랑을 비롯해 바르셀로나 팬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던 게 아비달이 선수였던 시절은 카탈루냐 지역 내에서 카탈란 보급을 위한 운동을 해도 예전만큼의 지지가 없던 시기 (자치권이 확대되면서 사실상 매우 자유로웠고 부담이 덜했기에 독립 운동도 힘을 못 얻고 활발하지 못했음) 였는데 축구 선수일 뿐인 인물이 간 이식 수술 이전에도 그렇고. 병원에서 회복 과정을 거쳐가는 시기에도 카탈란을 배우려고 하고 말하려고 노력했다는 게 컸죠.





실제로 아비달은 결국 카탈란이 능숙해졌고 향후에 바르셀로나에서 살 계획이었기에 자기 자식들한테도 카탈란을 가르쳤다고 하죠.
 
 
 
 
 
이것에 감동을 받았던 당시 감독이었던 펩은 아비달에게 병문안을 가면서 유이스 야흐가 당시에 냈었던 책인 Memòria d'uns ulls pintats 를 카탈란으로 된 책으로 선물로 해줬었죠.





2015년 라포르타와 2018년 바르토메우가 아비달을 상징적인 인물로 내세우고 정치적인 이득을 볼만한 인물로 택한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독립 의지가 점점 강해지는 시기에 이방인인데 카탈란 보급이 상대적으로 떨어졌던 시기에 카탈란을 배우려 했고 바르셀로나란 도시를 사랑한 인물이니 소시오들에게 어필하기 딱 좋은 인물이었죠.
 
 
 
 
 
펩이 바르셀로나를 떠나고 나서 바르셀로나 언급은 안 해도 카탈루냐에 대한 얘기를 많이 하는 것도 펩이 떠나면서 독립 의지가 강해지고 카탈루냐에 억울하다는 분위기가 많이 퍼졌기 때문이죠. 라포르타가 최근에 의장으로 다시 나올 때도 지역적으로 뭔가 단합하는 것보다 그냥 본인의 능력을 강조했던 것도 당시 분위기상 카탈루냐의 가치를 주장하는 게 안 먹히니까 그랬던 거구요.
 
 
 
 
 
지금으로 오면 페드로 산체스 총리가 몇 년 전부터 오히려 강경하게 독립을 주장했던 분리주의자들을 사면해 주는 법안을 들이밀었는데 기어이 통과시켰습니다. 문제는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는 거고 경기장에는 오히려 카탈루냐를 바르셀로나와 동일시 여기는 사람들이 많이 가는 편이니 그렇게 비칠 수 있다는 거겠죠.
 
 
 
 
 
유스 의식도 예전에는 카탈란 출신의 유스들을 더 사랑하는 게 당연한 거였다면 지금은 그렇지도 않죠. 지금은 보얀처럼 특별 대우를 받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실력 대비 말도 안 되는 대우를 받는 선수는 없으니까요. 그냥 팀에서 자란 선수라는 거에 열광하는 편이죠. 카탈란들이 많을 수밖에 없는 건 당연한 거구요.
 
 
 
 
 
예전에도 밝혔지만 카탈루냐가 그렇게 진보적이지도 않고 하나의 의견으로 뭉쳐있는 지역은 아닙니다. 오히려 과거의 모습이나 고정 관념 비슷하게 생긴 이미지와 매우 다른 지역이죠. 제가 봐온 지역적 특징을 생각하면 검증된 인물을 선호하는 건 사실 병이라고 봐도 무방할 정도로 심하다 생각하구요. 그러니 아직도 운동권 세대들이 언제든지 자리를 노리고 있는 거죠.
 
 
 
 
 
예전엔 사실 이게 바르셀로나를 좋아하게 된 이유 중 하나가 되기도 했고. 리가 경기를 몰입하면서 볼 수 있는 하나의 재미기도 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으니 피로할 수밖에 없지 않나 싶습니다.





사실 요즘은 리가보단 빅 클럽들끼리의 경쟁에 더 재미를 부여하고 가치를 두니까요. 이건 블로그를 운영하고 있는 입장에서도 크게 느끼고 있는데 전 세계적으로 뻗어나가면 더 심하면 심했지. 덜하지 않을 거라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상대적으로 바르셀로나는 잡음이 너무 심하고 항상 다른 무언가를 알아야 한다는 건 팬들 입장에서 지치고 흥미가 떨어지는 요인이 될 수밖에 없겠죠.





아마 90-00년대였다면 팬들이 많이 모이는 시기였을 텐데 팬들이 점점 멀어지는 게 시대적 흐름을 보여주는 거 같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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