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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Writing

오랜만에 어그로

by 다스다스 2024. 8. 14.

 
 
 
데 용 얘기할 때마다 제가 답글로 애매해졌다고 말씀을 드리곤 했는데 이건 개인적으로 팀의 행보의 문제와 데 용의 문제가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생각하는 편이긴 합니다.





결국 이러나저러나 올 때 자리 잡았던 기대치 대비 부족한 모습을 보이고 있는 건 맞고 이 정도의 선수가 유사 시엔 포리바렌테로 기용된다는 거 자체도 잘못된 것도 맞습니다.
 
 
 
 
 
근데 잘 따져봐야 하는 게 데 용은 발베르데 때 영입된 선수인데 발베르데는 그냥 시키는 데로, 주는 데로 하는 감독이었고 제가 정확하게 기억하는 게 이때도 팬들 사이에서 피보테냐 메짤라냐 (아직도 전 이게 무슨 헛소린가 싶음) 란 말도 안 되는 논쟁이 주를 이뤘었거든요.





당시엔 메일 주소도 공개되어 있어서 메일로도 이 주제로 시달리고 그랬는데 전 윗선에서의 가능성을 시험할 거라고 100% 확신한다 했었죠.
 
 
 
 
 
왜 그랬냐. 첫째로 발베르데는 원래 본인 의견을 강하게 주장하는 감독이 아니었고 그걸 알고 있던 보드진이 입맛대로 운영하기 위해서 선임된 감독이었기에 선택권이 별로 없었음.





둘째로 당시 바르셀로나는 메시가 특정 지점에서 볼을 잡기 전까지 선수단 전체가 오프 더 볼을 안 하는 매우 정적이고 극단적으로 효율성을 추구하는 팀이었죠. 셋째로 수석 코치였던 아스피아주가 당시 바르셀로나 선수들의 그릇을 가장 객관적이고 가장 정답에 맞게 보고 있었죠.





넷째로 데 용 합류 전에 왔던 비달도 윗선에서의 가능성과 전술적 변형 카드로 봤죠.
 
 
 
 
 

(대략적으로 메시가 저 부근 근처에서 볼을 잡아야만 선수들이 오프 더 볼을 적극적으로 가져가기 시작했던 팀. 근래 아르헨티나와 제일 차이점이 많이 드러나는 부분이죠.)

 
 
 
 
 
무엇보다 발베르데 입장에선 메시의 효율성에 철저하게 맞춰진 팀을 뒤엎을만한 깡도 없었고 수아레즈를 라인업에서 빼서 기싸움할만한 성격의 인물도 아니었고 피케와 부스케츠가 있는 판국에 굳이 후방 자원들을 가변성 넘치고 변화무쌍하게 만들 필요도 없었죠.





어차피 팀은 메시에 의해, 메시에 의한, 메시와 수아레즈를 위한 팀이었고 데 용과 그리즈만은 거기에 맞춰서 팀이 찾아야 하는 가능성을 시험할 수밖에 없었다는 겁니다. 실제로 그리즈만은 오른발 사용 빈도 수를 늘리는 걸 시험했죠.
 
 
 
 
 
그리고 발베르데는 이 둘이 오기 전인 2년 차에 이니에스타가 빠진 팀이었고 쿠티뉴의 부상을 대체하려면 뎀벨레가 왼쪽에 적응하는 게 가장 정답에 가까운 걸 알면서도 시험해 보고 아니다 싶으니까 바로 때려치우고 리가나 코파 델 레이에서만 한정적으로 쓰고 교체 자원으로 분류했죠.





결국 쿠티뉴가 정신적으로 무너지니까 여기서 대책이 없었죠. 결과를 못 내면 본인 모가지가 날라가고 한 경기, 한 경기에 팬들이 상대적으로 더 민감한 클럽이니 더 그런 거죠.
 
 
 
 
 
여기서 첫 번째 문제. 바르셀로나는 특정 지점에 볼이 가기 전까진 선수들에게 간격과 대형을 유지하면서 움직이지 말라 하니 계속 움직이면서 패스 루트를 만들고 동료들과 개개인이 가진 장점들을 활용하는 당시 아약스 축구와 거리가 꽤 멀었다는 점.





그래서 발베르데는 동선을 짧게 잡아주는 대신 그 파괴력을 앞선에서 활용하게끔 지시한 건데 오히려 팀이 전환 과정에서 전 시즌 대비 훨씬 심각하게 고장 나면서 그리즈만과 좌우에서 뛰어다니기만 했다는 점.
 
 
 
 
 
세티엔 같은 쓰레기는 얘기할 가치도 없으니 넘기고. 쿠만이 외부인으로서 바르셀로나를 지적했던 게 저 부분입니다.





트렌드가 패스 루트를 많이 만들면서 천천히 올라가거나 움직이면서 하프 라인을 넘어가는 걸로 변화하고 있고 그걸 잘하는 선수가 왔고 그것을 도와줄 선수들도 있는데 엉뚱하게 쓰고 있다고 지적한 거죠. 문제는 쿠만도 와서 본인이 지적했던 것들을 해결하지 못하고 똑같은 문제점을 맞이했다는 겁니다.
 
 
 
 
 
왜 그랬을까. 쿠만이 감독으로 오고 프리시즌에 대놓고 선수들에게 적극적인 패스 앤 무브를 지시하죠. 바르셀로나에선 보기 힘들 정도로 패스 앤 무브의 비율을 높였는데 선수들이 패스 미스가 그만큼 많아졌습니다. 이건 시즌 초반까지 이어졌고 선수들이 적응하는 과정이라고 말씀드렸던 적도 있지만 문제는 부스케츠까지 흔들렸고 여차하면 메시에게도 기존보다 더 많은 부담이 갈 수 있었다는 거죠.
 
 
 
 
 
여기서 두 번째 문제. 당시 팀에 있던 대부분의 선수들이 패스 앤 무브에 익숙하지 않아 본인 위치를 제대로 못 잡거나 동료의 위치를 빠르게 읽어내지 못해 패스 미스가 늘어났고. 이런 현상이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어려운 경기를 펼쳤기에 쿠만은 현 선수단에 맞는 전술전략은 아니란 판단을 했다는 거죠.
 
 
 
 
 
쿠만은 나름 이 과정에서 팀을 바꾸려고 노력을 많이 하긴 했습니다. 안 된다는 거 알고 타협하면서도 후반기 들어서 몇몇 선수들에겐 들어왔다 나갔다를 시키고 몇몇 선수들에겐 넓은 범위를 뛰고 동료들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게끔 하기도 했고.





아마 메시, 그리즈만이 나가지 않는 가정 하에 쿠만이 1년 정도만 더 했다면 다음 감독은 조금 더 좋은 모습을 보일 여지가 있었을 거라고 봅니다. 물론 의미 없는 가정이고 그렇다고 쿠만이 잘했을 거고 좋은 성적을 냈을 거라고 얘기하는 건 아닙니다.
 
 
 
 
 
챠비가 중도 부임하면서 시도했던 건 제가 자주 표현했던 아수라 축구인데요.





페드리와 데 용이 넓게 뛸 수 있고 부스케츠의 패싱이 메시와 그리즈만의 부재로 인해 앞선에서 더더욱 필요하니 이들에게 사실상 9인분의 역할을 지시했던 축구인데 결국 부스케츠 제외하고 다 탈이 났죠.





한 명은 이미 누적치로 한 번 누웠다가 돌아와 부담이 심한 상태로 뛰니 다시 탈이 났고 한 명은 체력적으로 완전히 거덜이 나버렸죠. 스쿼드의 경쟁력이 아예 없다고 봐도 무방했으니 이들의 의존도가 엄청 높을 수밖에 없었습니다.
 
 
 
 
 
세 번째 문제. 팀이 갑작스럽게 경쟁력이 확 떨어지면서 선수 본인에게 필요 이상의 요구가 들어가면서 슬슬 방향성이 잡혀야 할 시기에 반대로 이것도 하고 저것도 하면서 애매해지기 시작한 거죠.
 
 
 
 
 
결국 다음 시즌 챠비는 포워드와 후방에서의 경쟁력을 채우기 위한 영입을 하는데 전반기에 하던 축구를 생각하면 챠비는 이때 조금 더 확실하게 계산이 서고 이미 방향이 확고하게 잡힌 선수를 원했던 게 맞다 봅니다.





제4의 미드필드가 필요하다는 명분 아래 가비를 쓰면서 데 용을 덜 쓰고 있었지만 사실 당시 하던 축구 생각하면 부스케츠와 한창 이런 쪽으로 성장하고 있던 페드리와 유사하게 유도를 잘하고 2~3명이 해야 할 역할을 아무렇지 않게 해 주면서 동료들을 편하게 해주는 미드필드를 더 원했다고 봅니다. 그게 베르나르도 실바였던 거죠. 실제로 계속 원했구요.
 
 
 
 
 
네 번째 문제. 이건 챠비가 선수를 바라본 시선에서도 보인 부분이고 데 용의 플레이에서도 드러난 부분이지만 본인이 혼자서 움직이기보단 동료들과 같이 움직이면서 시너지를 내는 선수인데 이 부분에서 아무런 향상이 없었다는 점에서 챠비는 다른 선수로 갈아 끼거나 데 용이 계속 남더라도 미드필드의 조합이 다양해질 필요성이 있다는 걸 느꼈다는 거죠.





혼자만 움직이면서 힘을 낼 수 있는 선수. 그게 데 용은 아니었던 거고 챠비는 여기서 선수들의 방향성을 완전히 잃어버렸다고 봅니다.
 
 
 
 
 
결국 그동안의 과정을 다 요약해 보면 애초에 아약스에서의 모습을 그대로 갖다 쓰려고 영입한 선수도 아니었고. (그렇게 써야 한다는 아약스 시절을 보고 바르셀로나에서의 조화는 아예 배제한 사람들의 의견이지. 그게 정답일 수도 없는 거고 어떤 선수도 그렇게 한 가지의 방식으로만 쓰지 않음.)





그 모습에서 시험해 볼 어떤 하나의 가능성과 정치적으로 다음 의장도 못 건들 작품이 될 가능성을 보고 영입을 했는데 생각보다 이런 가능성들을 시험한 게 유효하지 못했다는 거임.
 
 
 
 
 
그러는 와중에 감독들은 절충안을 찾으려 노력했으나 대부분은 선수단의 문제로 인해 적정선의 타협에 성공하지 못했고 결국엔 경쟁력이 심각하게 떨어지는 와중에 선수의 쓰임새가 애매한 구간에 접어들기 시작했죠.





당연히 언론들과 팬들은 이 과정에서 기대치가 높은 선수 중 한 명인 데 용에게 때로는 제일 먼저 화살을 돌리거나 높은 수준의 비판을 할 수밖에 없었다 생각하구요.
 
 
 
 
 
보드진은 연봉을 이유로 들어 선수를 계속 건들지만 사실 이건 알베스 때도 자주 보였던 것처럼 그냥 빨리 팔아치우고 본인 작품을 만들고 싶은 거뿐. 다른 이유는 없다고 봅니다. 로셀, 바르토메우도 알베스와의 재계약은 항상 연봉을 걸고 넘어졌죠. 그만큼 받을 선수가 아닌데 왜 그만큼을 받고 있냐고 하면서요.
 
 
 
 
 
데코는 바르셀로나 축구를 애초에 이방인으로서 해석하고 오나나 같은 선수를 들이미는 놈인데 그런 사람이 데 용을 축구 내적인 이유로 팔겠다고 미는 것도 전 납득이 안 가는 편이구요.





사실 제일 간단하잖아요. 전 보드진이 데려다 놓은 돈 되는 선수에 고연봉자인데 자기 의도 안 들키고 처리하면서 필요한 만큼의 돈 마련하기 얼마나 좋아요. 애초에 그걸 못하게 하려고 전임자가 돈을 퍼주고 도망가는 겁니다. 이들에게 선수는 투자의 개념이기 때문에 오래 남을 가능성이 보이는 선수들에겐 더 과감하고 더 많은 돈을 아무렇지 않게 주는 거죠.
 
 
 
 
 
플릭 선임한 것도 데코가 봤을 땐 현 선수단에 있는 노장의 선수들과 시너지가 좋고. 이제 슬슬 전성기를 완성시켜야 하고 방향성을 확고하게 잡아야 하는 선수들과 궁합이 괜찮다고 본 것도 이유 중 하나가 될 수 있겠죠.





이번 시즌에 마음에 들지 않으면 라포르타는 어떻게든 더 과감하게 팔려할 거고 확고하게 잡히면 바르토메우의 작품임에도 로셀이나 바르토메우가 알베스한테 그랬던 것처럼 마지못해 양보하고 잡겠죠. 지켜볼 일입니다.
 
 
 
 
 
개인적으론 노장 선수들을 제외하고 팀 내에서 제일 재능의 크기를 높게 보지만 바르셀로나가 원하는 미드필드의 모습을 갖출 확률이 높은 건 페드리나 가비로 본 것도 데 용이 그렇게 새로운 것들의 적응이 빠르다는 생각이 안 들어서였어요. 이유는 지금 처음 말하지만 댓글로도 저 부분은 자주 말씀드려 왔었구요.





게다가 꼬맹이들은 알아서 자리를 잡는 거지만 데 용은 이방인으로서 바르셀로나가 기대하는 모습이 처음부터 정해져 있었기 때문에 더더욱 이 차이가 크게 다가왔다고 보고. 실제로도 그랬다고 생각하구요. 베르나르도 실바를 계속 원했던 챠비의 생각도 본인이 가르칠 자신이 없어서가 제일 컸겠죠.





현 시점에서 이제 데 용의 쓰임새는 확고한 방향성이 잡히고 포리바렌테로서 기용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보는 편입니다. 내부에서 그렇게 보고 있을지는 다가오는 시즌이 알려주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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