굳이 계속 관찰할 필요성이 없긴 한데 라인업이 바뀌어도 치명적인 문제점들은 해결될 기미가 보이지 않고 이건 숫자 채우기의 문제가 아니라는 것까지 살펴보기 좋기에 살펴보고자 합니다.
치명적인 문제점들이야 많고 사실 가장 큰 문제는 체력적으로 90분의 일관성이 현저하게 떨어진 팀이라는 거지만 상대 팀들이 시티만 만나면 쉽게 쉽게 공수를 해내는 원인은 후방에서의 상호 작용이랑 가변성이 기존이랑 비교하면 현저하게 떨어지면서 예측하기 쉬워졌다는 데 있습니다.
후사노프와 니코가 유독 눈에 들어오는 것도 전자는 시야가 짤려있음에도 일단 어느 정도는 머리는 돌아간다는 것과 후자는 신체적인 약점이 거의 보이지 않고 계속 상황을 읽으려 스캔을 한다는 점인데 뭐 그럼에도 둘 다 판단력이 좋지 않긴 하지만 이건 적응기와 현재 팀의 상황 등을 충분히 감안하고 봐줘야 한다 생각하구요.
개인적으로 이번 시즌 아케는 부상으로 빠지는 것과 별개로 플레이 스타일과 향후 스쿼드 자원으로서의 가치에서 너무 불만족스러운데 펩이나 내부자의 입장에선 적응기가 거의 없거나 짧을 왼발 잡이를 구하는 게 쉽지 않으니 얘기가 안 나오는 거라 봅니다. 실력적으론 지적할 게 별로 없기도 하구요.
근데 시티와 네덜란드를 가리지 않고 넓은 범위 커버가 안 될 정도로 신체적으로 내려왔다는 게 표본이 너무 쌓이고 있고 그러다 보니 시티에선 위치가 중앙으로 고정되어 있죠. 이것 역시 현 시티의 문제 심화에 영향이 없을 수가 없죠.
네덜란드야 아케가 어떻게 되든 갈아 끼우면 그만이지만 시티는 그게 아니니 적정선을 찾고 있다 보는데 그바르디올의 쓰임새는 고정되거나 늘어나는 와중에 다른 선수들을 이렇게 쓰는 상황이 계속되는 건 사실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왼발 잡이인 아케 쪽으로 볼이 굴러가고 포든이 공간을 찾으러 왼쪽으로 살짝 쏠리니 맥 알리스터가 손짓하면서 얘기 중)
(아케가 파악하고 다시 반대편으로 돌려버리는데 별로 문제 없어 보이는 상황이지만 리코 루이스의 본질적인 문제점들이 다 나옴)
(미리 오른쪽에 빠져있던 데 브라이너에게 패스가 갔지만 리버풀 선수들이 빠르게 붙으면서 다시 리코에게 돌아오죠.)
(디아즈가 오른발 각도를 좁히면서 점점 가까이 붙으니 리코는 크게 뒤로 돌려버립니다.)
이번 경기는 리코 루이스가 필드 위에 있는 거 자체가 주는 치명적인 약점들이 뚜렷하게 보인 경기라 봅니다. 사실 리코 루이스와 코바치치는 전체적인 플레이의 결을 살펴보면 매우 유사합니다.
둘 다 반대편 시야를 담아두는 척하면서 자신이 위치하는 위치에서 빠른 전개를 하려 하고 이 부분에서 장점들을 보이는 선수들인데 (코바치치는 오른쪽을 보는 척하면서 왼쪽 전개 위주면 리코는 왼쪽을 보는 척하면서 오른쪽 전개 위주) 코바치치보다 리코가 더 눈에 들어오고 더 떨어지는 건 전체적으로 이런 상황들을 위해 전술전략적인 배려가 너무 많이 필요하다는 거겠죠.
일단 시즌 초반처럼 높은 위치에서 원온원이나 직선적인 플레이를 할 때 밥값을 하는 경우가 있는데 지금은 시티 팀적인 차원에서 그런 배려와 보조가 안 되고.
하프 라인 아래에선 중앙 자원으로서 기능을 해야 하는데 누군가는 항상 오른발 패스 루트가 되어주고 오른쪽을 메워줘야 하는 조건이 필수적으로 붙는다는 게 치명적이라 봅니다.
이번 경기는 이 부분에서 사비우의 동선 낭비를 최소화하기 위해 데 브라이너를 적극적으로 써먹었는데 리버풀이 초장부터 다 알고 있다는 듯이 안 당하면서 경기 플랜이 다 꼬여버렸죠.
(니코가 포든의 위치를 확인함)
(문제는 반 다이크가 중앙에서 상황을 놓치지 않으니 먹힐 리가 없음)
(마드리드 전과 다르게 첫 패스는 가능하면 냅두고 측면으로 과도하게 몰리지 않음. 일단 박고 보는 선수도 없죠.)
(문제는 첫 패스는 가능하면 잡지 않고 너무 깊게 빠져있으면 압박을 강하게 하지 않으니 최후방 선수들이 패스 루트를 찾아서 찔러버리거나 길게 넘겨버릴 때 리코의 약점들을 비롯해 시티의 문제점들이 연쇄적으로 나타남)
(이제 리코의 문제점들이 나오면서 시티의 문제점들이 연쇄적으로 나오기 시작합니다. 측면 자원임에도 신체적인 하자가 너무 심해 가능하면 중앙에서 보조를 받으면서 플레이 해야 하는 기형적인 자원이니 위치가 고정되어 버림. 여기서도 볼이 빠지면서 리코는 중앙에 포지셔닝을 가져가고 데 브라이너가 최대한 빨리 우측면으로 빠져주죠.)
(리코의 패스 루트가 되어준 데 브라이너에게 볼이 넘어오지만 문제는 알고 있다는 듯이 재빠르게 붙죠.)
(이번엔 아까와 다르게 길게 넘깁니다.)
(롱볼이 좋은 패스로 연결이 됐냐 안 됐냐가 중요한 게 아니라 선수들을 다 넘겨버려 루즈볼이 된 것 자체가 중요합니다. 이러면 시티 선수들이 루즈볼을 먹으러 가면서 간격과 대형이 깨지는데 여기에서 리코가 문제를 심화 시키는 거죠.)
(시티의 소유권이 됐지만 리코가 동료들을 믿고 저 자리를 먼저 잡아버리니 오른쪽이 비어 버립니다.)
(또 데 브라이너가 인지하고 오지만 따라오죠. 데 브라이너가 계속 이렇게 뛰어줄 수가 없습니다.)
(이렇게 데 브라이너가 오기 전에 간격과 대형이 리코의 중앙 포지셔닝으로 인해 다 깨져있으니 볼이 앞으로 안 나가는 거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좌우와 중앙에서 미리 자리를 잡고 기다리고 있는 포워드들의 동선까지 다 영향이 간다는 겁니다.)
(이런 식으로 루즈볼 싸움이 되어버리는 건데 의미가 없죠.)
(이번엔 패스 루트를 찾지 못해 볼이 뒤로 빠져버린 상황)
(패스 루트를 찾지 못하니 포든까지 중앙에 들어와 있는데 이 정도로 하프 라인 아래에서 과투자를 해야 패스 루트가 나온다는 거 자체가 문제가 있다는 겁니다.)
(리코는 포든한테 주라고 손짓하면서 오른쪽 시야를 담아두죠. 데 브라이너가 오른쪽에서 후사노프, 리코, 사비우와 간격 유지를 하고 있습니다.)
(리버풀 선수들이 눈치 채고 포든으로 가는 패스 루트를 막아버리니 리코가 빨리 후사노프한테 돌려버리라 하죠. 그러면 바로 데 브라이너한테 패스가 가면서 사비우한테까지 갈 수 있겠죠.)
(생각보다 딜레이가 걸렸지만 아까와 다르게 사비우가 동료들이 고립되고 볼을 잃을 것을 우려해 내려올 필요는 없는 상황입니다.)
(그러니 아까와 똑같이 넘겨도 상황 자체가 다르죠.)
후사노프도 덧붙여보면 시야가 짤려있는 게 판단력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자신이 재빠르게 담은 시야 안에서 머리를 빨리 굴리고 판단을 내리긴 하고 때론 매우 센스 있는 플레이도 하고 사실 크게 지적할만한 경우가 많이 나오진 않습니다만 일단 기본적으로 너무 짤려있다는 게 문제겠죠.
이 부분에선 조금 더 빠른 개선이 필요하다 봅니다. 발전 속도보다 상대 팀들이 눈치채고 공략하는 게 더 능숙하게 이뤄지면 그땐 문제가 되겠죠.
(후사노프는 시야가 짤려있어서 문제지. 본인 시야에 들어오는 것들을 머릿 속에 담아서 판단을 내리는 거 자체는 크게 문제가 없습니다. 이 경우도 넘어온 볼을 살라가 아케를 벗겨내면서 전진하고 디아즈가 뒤따라 들어오는데 리코가 훨씬 빨리 박스에 들어가는 걸 시야에 담고 바로 고민하지 않고 속도를 올려 살라한테 바로 갖다 박죠.)
(다시 돌아와서 보면 데 브라이너가 오른쪽으로 갈 수 없어도 리코는 상황을 무시하고 중앙에 섭니다.)
(도저히 중앙 패스 루트를 못 찾으니 도쿠랑 마르무쉬가 그냥 아예 넘겨버리라고 손짓하고 있죠. 아케가 도쿠는 봤는데 마르무쉬는 아예 못 봤습니다.)
(또 후사노프인데 자세를 이상하게 잡으니 시야가 짤려있는 겁니다. 이 장면 하나뿐만 아니라 자세히 보면 포지셔닝과 자세가 스스로 시야를 짜르는 움직임이 많습니다. 이 부분이 얼마나 빨리 개선 되냐가 본인과 시티에게 중요하겠죠.)
(리코가 이제서야 오른쪽으로 빠지지만 의미가 없습니다. 오히려 고립되기 딱 좋은 상황이 됐죠.)
(저번 시즌엔 중앙에서 유도하다 실책하던 리코인데 이런 경우는 측면에서 그러고 있는 겁니다. 유도도 안 되는 애가 유도를 해야 하는 상황이 되니 못하는 게 더 부각되는 거죠. 보조자임에도 보조를 받아야 하는 존재라는 게 심각한 부분입니다.)
(결국 후사노프가 아케와의 간격을 벌립니다.)
(문제는 주발 각도만 막으면 리버풀이 문제를 겪을 일이 거의 없었다는 거죠.)
(측면에선 데 브라이너만 빨리 따라붙으면서 주발 각도만 막고 중앙에서 패스 루트를 안 주니 슬슬 선수들이 측면에 몰리기 시작합니다.)
(이럴 때 누군가가 혼자만 움직이면서 하이 리스크 플레이들을 하면서 리버풀 선수들을 끌고 다녀줘야 합니다. 베르나르도 실바가 대표적으로 해주던 거죠. 아니면 선수들이 계속 위치를 바꾸면서 어떻게든 주발 각도와 패스 루트를 찾아줘야 합니다. 로드리를 필두로 시티가 잘하던 상호 작용과 가변성이죠. 다 없어졌습니다.)
(결국 계속 자리를 잡고 기다리던 사비우가 아예 내려와 버립니다. 이러면 사비우가 전진을 성공해도 리버풀 수비는 성공입니다. 사비우가 메워야 할 거리가 엄청 기니까요.)
(20분 만에 나온 유일한 좋은 수비 장면인데 롱볼이 떨어지는 지점을 예측해 스탠딩으로 끊어내 바로 전개까지 이어갔죠. 아예 상황을 안 줘야 합니다.)
맥 알리스터 상태 체크 이전에도 펩이 터치 라인에서 소리를 지르고 사이드로 패스를 빨리 주란 손짓을 했는데 아무래도 계속 리버풀이 원하는 양상으로 흘러가면서 중앙에선 도무지 답을 못 찾고 무엇보다 동료들이 편하게 뛰게 해 줄 선수가 없으니 일단 측면으로 가서 흔드는 게 맞다고 본 거겠죠.
(맥 알리스터 상태 체크 때 펩이 마르무쉬부터 해서 계속 화내듯이 얘기하는 게 이거였습니다. 첫 패스부터 과감하게 잡으라는 거였죠.)
(리버풀이 계속 롱볼로 넘기면서 리코 루이스의 위치가 고정되는 걸 이용하니 다시 상황을 가능하면 주지 않거나 패스 루트를 유도하는 거죠. 문제는 현 시티는 이걸 택하면 수비수들의 커버 범위가 감당이 안 되는 수준으로 넓어진다는 거죠.)
(그래서 사비우까지 끼어들고 아케가 튀어나오고 그바르디올은 내려갑니다. 그바르디올과 후사노프에게 넓은 범위 커버를 맡기는 거죠.)
(반대편은 아예 그바르디올에게 다 맡겨버립니다. 후사노프도 너 알아서 해 이런 듯이 손짓하고 있죠.)
(이러고 아케가 빨리 들어오고 리코는 디아즈를 따라다니다 자신의 역할이 끝나면 포백의 일원으로 들어가는 겁니다. 꽤 위험한 장면까지 이어졌지만 사실 나쁘진 않았다 봅니다.)
(마찬가지로 로버트슨을 그냥 아예 버리고 대응합니다. 첫 패스부터 잡으려는 거죠.)
(그러니 좌우 전환을 빠르게 길게 하면서 흔들고 다시 롱으로 길게 넘겨서 당했죠. 아케는 오프사이드라 생각했던 것 같고 후사노프는 여기서도 시야가 짤려 있는 게 눈에 확 들어왔습니다.)
베르나르도 실바를 바로 교체 투입할 줄 알았는데 안 한 거 보면 펩이 저보다도 더 베르나르도 실바의 하락세를 명확하게 알고 있다 봅니다.
후반전은 앞선의 선수들이 기존보다 더 움직이면서 공략하려 한 건데 잘 안 먹혔죠. 그리고 60분 정도 지나면 더 이상 볼 게 없는 팀이라 그전에 스코어를 못 좁히면 기대할 게 없습니다.
(이건 좀 얼탱이가 없었는데 이것도 엄밀히 따지면 시야가 짤려있어서 이런 짓을 하는 거라 봅니다.)
(가능하면 빠져있던 도쿠까지 안으로 들어오고 데 브라이너가 최대한 덜 내려감으로서 어떻게든 중앙을 쓰려했는데 한두 장면 빼곤 뭐 나온 게 없었죠.)
확실한 건 현 시점에선 마르무쉬가 포든보다 몇 배는 훨씬 나은 선수라는 거 정도네요. 포든은 도망 다니는 와중에 가능하면 계속 리버풀 선수들 사이로 들어가려 하고 공간 파려 하고 하는 건 마르무쉬였죠. 홀란드 돌아오면 과감하게 라인업을 바꿔보는 것도 챔스 행을 위한 선택이 될 수 있어 보입니다.
데 브라이너는 개인적으론 뛰는 거 자체보다 순간적인 임팩트가 신체에 주는 부담이 생각 이상으로 큰 것 같은데 이 부분에서 어떤 해결책을 찾느냐가 중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너덜너덜해져서 느려지거나 회복력, 지속력이 떨어지는 거야 당연한 거지만 이런 것들 외에 뛰는 거 자체에서 이상한 점은 못 느꼈는데 킥이나 슈팅, 순간적인 경합 과정에서의 움직임은 확실히 체감상 이상하다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