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tball/Writing

끄적끄적

다스다스 2017. 7. 23. 01:51


일 때문에 아예 신경도 못 쓰고 있던 사이에 또 다른 의미의 네이마르 사가가 폭발한 것 같은데 돌아가는 모양새를 보니 잔류로 많이 기울었다는 기사들이 주류를 이루는 편인 거 같습니다. 이대로 잔류로 흘러갈 지 정말 파리 생제르망으로 둥지를 옮길 지는 여전히 확실하지 않지만 바르셀로나가 이리저리 흔들리는 모습들을 보이면서까지 네이마르를 잡으려고 하는데에는 이유들이 있기 때문이죠.



- 차기 에이스라는 것이 사실상 확실시 되는 자원을 데려오는 데에 그게 합법적인 절차가 됐든 불법적인 절차가 됐든 정말 긴 시간동안 공들여서 데려온 자원이었다는 것. 로셀은 자신이 의장으로 선출된 그 순간부터 네이마르 영입의 물밑 작업을 시작했을 정도로 메시 이후의 세대를 상징하는 선수를 노리고 있었고, 그 존재를 네이마르로 점찍은 상태였음.


- 바르셀로나 유스는 한 시대를 풍미하다못해 축구 역사상 최고 수준으로 언급되면서 월드클래스를 초월한 역대급 선수들이 줄지어서 나오는 다시는 경험하지 못할 시기를 경험하면서 상당히 과대평가된 케이스. (바르셀로나는 유스 선수들의 기용 빈도가 '높은' 클럽이었지. 좋은 유스 선수들이 쏟아져서 베스트11의 주요 자리들이 전부 유스가 자리잡았던 클럽은 아니었다. 특정 선수들이 긴 시간 핵심으로 자리잡으면서 팀의 중심축을 유지해줬을 뿐. 크루이프 드림팀의 핵심에도 펩 과르디올라를 제외하면 유스는 없다. 반 할 1기 시절에도 공포의 쓰리톱 (히바우두-클루이베르트-피구) 과 안정적인 3미들 (루이스 엔리케-펩 과르디올라-코쿠) 에도 펩 과르디올라 하나만 있었고. 이미지 메이킹이라는 게 이렇게 중요하다.) 에우제비오라는 꽤나 긴 시간 동안 B팀 감독을 맡았던 감독이 장기적으로 선수들을 육성해내지 못했고, 티토와 타타라는 단기적인 시선으로 성적에만 집중하려는 성향이 강했던 감독들이 머물렀던 퍼스트 팀과의 연계가 되지 못했던 것을 생각해보면 지금 바르셀로나 유스 선수들의 퍼포먼스는 충분히 예상이 가능한 지점이었다.


- 이제 와서 로셀과 바르토메우를 욕해봤자 돌아오는 건 없다. 그리고 그들도 충분히 유스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노력했다. 로셀이 처음 의장으로서 취한 세 가지 중 하나가 스카우트 시스템 전면 개편과 어린 선수들을 보강해 바르셀로나의 스타일을 입혀 장기적인 관점으로 영입과 이적 시장, 보강을 바라보는 것이었다.


- 누누히 얘기하지만 지금 언급되는 좋은 선수들 중 70%는 바르셀로나와 루머가 안 난 적이 없다. 그걸 거른 것은 보드진이 아니라 그 당시에 있었던 감독들.


- 이러한 정책이 실패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두 차례 연속 감독 선임을 실패한 것일 것이고, B팀 감독의 중요성을 그 누구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기 때문.


- 그렇다면 왜 네이마르였을까? 유스 선수들의 퀄리티가 현 세대의 선수들의 퀄리티를 이어나갈 수가 없다고 판단한 시점에 접어든 순간부터 메시 이후의 세대를 대비하기 위해서는 외부에서 장기간 팀을 상징할 수 있는 스타성과 실력을 갖춘 선수가 필요할 것이라는 내부적인 판단이 당연히 들어갔을 터. 네이마르는 브라질 리그에서도 상상을 초월할 정도의 높은 스타성과 화제를 몰고 다니는 선수였다. 과거 호빙요나 맨체스터 시티로 가기 전 가브리엘 제수스, 인테르에 입성하기 전 가비골 등 어느 누구도 네이마르에 근접하지 못하는 스타성과 실력이었다. 그는 매 경기 화제를 몰고 다니는 선수였고 일거수일투족을 다 집중적으로 조명받는 선수였다.


- 사실 단순한 팀 타이틀이 아닌 개인과 국가대표팀에서의 성공까지. 모든 면에서의 성공을 원하고 있는 야망이 크다못해 넘쳐흐르는 네이마르를 조금이라도 진정시키기 위해서는 돈으로 유혹할 수밖에 없는 법. 왜냐면 당장 메시가 버티고 있는 바르셀로나에서 넘버 원의 스포트라이트를 메시가 아닌 네이마르에게 향하게 해줄 수는 없는 노릇이니까. 스페인 전역이 사랑하는 이니에스타에게도 해주지 못한 걸 네이마르에게 해줄 리가 만무. 결국 바르셀로나가 내린 합리적인 접근 방식은 네이마르에게 바르셀로나가 지불할 수 있는 최대치의 돈을 지불하면서 메시 이후의 세대를 대비하는 것이라고 판단을 내린 것이라는 것.


- 파리는 돈은 물론이고, 네이마르가 바르셀로나에 입성한 13-14 시즌부터 해결하지 못한 것들을 모두 만족시켜줄 수 있는 매력적인 선택지인 것은 확실했다. 베라티가 파리에 이끌려간 이유처럼. 1인자라는 스포트라이트를 독점, 독보적으로 누릴 수 있으며, 리게앙 내에서도 압도적인 입지와 깡패같은 자금력과 그를 바탕으로 만들어 낸 이미지 등. 거기다가 신흥 강호로서 전통적인 명문들을 깨부수며 자신들의 자리를 차지하기 위해 대형 프로젝트를 실행하고 있는 그들의 입장과 메시의 그늘을 벗어나 넘버 원의 자리를 노리려는 네이마르 아버지와 네이마르의 입장은 상당히 일치하는 편.


- 주장단과 수아레즈, 마스체라노와 같은 선수들은 그를 어떻게 설득했을까. 그게 궁금할 따름이고. 크루이프가 언급한 MSN 공존의 위험성은 축구 내적인 문제가 아닌 축구 외적인 문제를 말하는 게 아니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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