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tball/Writing

네이마르 이적 결심의 근원?

다스다스 2017. 8. 3. 02:41


잔류로 좁혀졌던 네이마르 사가가 네이마르의 이적 요청이 바르셀로나 공식 홈페이지를 통해서 사실로 드러남으로 인해서 파리 생제르망과의 합의가 언제 이뤄지느냐, 파리가 어떤 식으로 222m 유로와 추가적으로 발생할 세금을 감당할 것이냐로 좁혀져버렸네요. 선수들끼리 인스타그램을 통한 인사까지 이뤄지는 마당에 여기서 갑자기 잔류를 할 것이라는 괜한 기대는 하지 않는 게 좋을 것 같구요. 이 와중에 스페인 언론들은 상당히 재미난 기사들을 내고 있음. 어느 정도 기자들의 추측이 들어간 칼럼 겸 기사로 보여지는데 여러 가지 칼럼들과 기사들이 공통적으로 얘기하고 있는 건 네이마르의 이적 결심은 바르셀로나가 지난 시즌 중 가장 행복했던 순간에 이뤄진 것이라는 추측.


파리와의 챔피언스 리그 16강 2차전 5-1 대승과 도합 6-5 로 8강 진출을 이룩해냈던 역사적인 날은 네이마르를 축구 선수 중 가장 비참한 축구 선수로 만든 날이기도 했다는 것이죠. 바르셀로나에서 자신이 앞으로 어떤 것을 이룩해낸다 하더라도 메시라는 존재가 있는 한 스포트라이트와 에이스로의 영광은 자신이 아닌 메시에게 향할 것이라는 것. 그 메시의 그늘이 존재하는 한 자신이 바르셀로나에 남아서 뭔가를 도전하기에는 동기 부여가 떨어질 가능성이 높으면 높았지. 낮지 않다는 것.


결국 이러한 넘을 수 없는 한계와 벽을 느낀 네이마르가 자신이 독보적인 위치에서 팀을 이끌어나갈 수 있는 환경을 갈구했고, 그렇기 때문에 이적을 결심했다는 것입니다.


애초에 브라질에 남았더라면. 산토스에서 계속해서 축구 선수 겸 연예인이나 다름 없는 일거수일투족을 집중 조명받는 생활에 만족해 유럽으로 넘어오지 않았어도 네이마르는 충분히 많은 돈을 벌고, 평생 흥청망청 써도 다 쓰지 못할 돈을 쓸어담았을 거라고 확신합니다. 그 정도의 부와 가능성을 가지고 있었던 선수였기 때문에 기자들의 추측처럼 저 역시 네이마르가 단순히 돈 하나로 바르셀로나를 떠나는 것을 고려하지는 않았을 거라고 생각하는 데 게다가 바르셀로나는 네이마르 한 명을 위해서 주비사레타와 로셀이 4년 간 미친 듯이 노력해서 되찾은 주급 체계와 그들이 만들어놨던 그들만의 철학과 체계를 스스로 무너뜨렸고, 그러한 자신들의 밑바탕을 부수면서까지 네이마르를 데려오고, 잡아놓는 것에 혈안이 되어있던 것은 메시 이후의 세대와 자신들만의 작품은 앞으로 바르셀로나 내에서의 영향력과 정치적인 방향성을 생각했을 때 절대적으로 포기할 수 없는 부분이었기 때문이죠. 결국 외부에서 가장 이상적인 카드였던 네이마르의 인내를 최대한 길게 이끌어내는 것은 메시가 있는 바르셀로나에게는 가장 중요한 사안이었고, 그를 위해서 바르셀로나는 자신들끼리 폭탄을 돌리면서까지 감당할 수 있는 선을 넘나들 정도로 무리하게끔 네이마르가 원하는 모든 조건에 맞춰주기 시작했죠.


네이마르 아버지는 정말 영악한 게 그러한 바르셀로나의 저자세와 상황을 너무나도 잘 활용하면서 100% 이해하고 있었고 그를 바탕으로 여기까지 상황을 이끌어온 것이구요. 바르셀로나가 베라티를 건드려서 파리가 빡돌아서 네이마르를 노렸다기보다는 서로의 이해 관계가 일치하는 시기적으로 굉장히 특이한 시기에 이 둘이 의견을 확인해볼 타이밍이 있었던 것이고, 그 타이밍으로 인해 서로의 이해 관계가 완벽하게 일치한다는 것을 확인한 것뿐입니다.


바르셀로나가 이제 해야되는 것은 네이마르의 대체자가 아니라 메시 이후의 세대를 책임질 수 있는 그리고 인내심있는 재능을 찾는 것입니다. 메시의 시대는 아직 저물지 않았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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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이니에스타가 굉장한 마인드를 가진 선수인 거죠. 자신이 충분히 팀 내 넘버원으로서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아도 모자랄 정도의 클래스라는 걸 수 없이 보여줬는데 메시와 비슷하거나 근접한 대우는 커녕 넘버 투 대우도 그렇게 늦게서야 이뤄지고 그 마저도 그렇게 길게 가지 못했음에도 팀을 우선시한다는 그 충성심과 배려심은 보통 선수라면 할 수 없는 일일 겁니다. 이니에스타나 네이마르 정도의 실력을 가진 축구 선수라면 자신을 최고로서 증명하고 싶은 마음이 없을 래야 없을 수가 없음. 그런 마음은 이해하지만 바르셀로나 팬으로서 네이마르를 잃는다는 건 유쾌한 일은 아니네요.


바르셀로나 팬들이 네이마르에게 이렇게 분노하는 것은 푸욜, 챠비나 이니에스타 그리고 과거의 크루이프나 암흑기를 함께 버텨냈던 코쿠나 루이스 엔리케 그리고 스토이치코프 같은 팀을 위해서라면 모든 것을 포기할 정도의 충성심을 가진 내부인들과 외부인들을 겪었기 때문일 수도 있습니다. 자신들이 보고 있었던 또 한 명의 리빙 레전드는 바르셀로나가 바라보는 것과 정반대의 시야를 바라보고 있었다는 것이기 때문에 배신감을 느끼시는 팬들도 있을 수도 있다고 생각함.



- 현실과의 타협이 굉장히 빠른 발베르데가 현 바르셀로나 감독이라는 건 네이마르의 이탈이 일어날 가능성이 99%인 현 상황에서 그나마 안심이 될만한 일이라고 생각할만한 것 같습니다. 그 동안 봐온 발베르데는 이러한 것들을 추스리는 데 있어서 상당히 능한 감독이었기 때문에.



- 그 동안 개인적으로 바르셀로나 합류 후에도 정말 싫어했던 수아레즈를 다시 보게 되는 계기가 되기도 했네요. 또 개인적으로는 네이마르의 바르셀로나가 나아가야할 방향성에 대한 고민을 그냥 혼자 잉여롭게 몇 번 해본 적이 있었는데 잘 그려지지 않았었는데 또 다른 누군가의 바르셀로나를 볼 수 있지 않을까라는 막연한 기대를 품게 됐습니다. 쿠티뉴나 음바페보다는 오스만 뎀벨레가 한 번 왔으면 좋겠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