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tball/Writing

잡소리 11

다스다스 2019. 1. 28. 03:12


자야되는데 결국 못 자고 경기를 봐버렸기 때문에 감상평을 남겨보자면 요즘 경기 보면서 느끼는 게 발베르데가 점점 준비 자체가 마드리드스러운 축구 (공수 분리) 를 한다는 느낌이 들기 시작하는데 오늘도 마찬가지로 강제로 방어적인 성향을 가진 채로 지로나에게 밀리는 양상이 되면서 기회를 굉장히 많이 줬고 실제로 위험한 순간도 엄청 많았던 편이었는데 오늘은 다른 경기들과 다르게 애초에 그걸 가정한 상태로 준비를 해온 느낌이 굉장히 강했습니다. 허나 어떤 식으로 짜오든 측면 퀄리티 (특히 쿠티뉴. 알바나 세메두와 같은 보조자들의 문제도 있지만 특히 쿠티뉴) 가 좋지 않기 때문에 한계 역시 뚜렷해보였습니다. 이런 면에서 쿠티뉴의 폼이 올라와서 팀에 고정적으로 기여해주는 게 굉장히 중요한 문제일 수밖에 없어요. 사실 더 까놓고 말하면 그냥 전부입니다. 이게 다임 진짜로...


지금 두 달째 거의 똑같고 똑같은 얘기를 반복하게 되는데 이런 거 보니까 발베르데가 의도하거나 한계를 인정하거나 둘 중 하나인 것 같고 공수 전환의 비중이 높아지는 난전 양상에서 압도적인 힘을 내거나 측면에서의 퀄리티가 좋거나 측면에서 속도를 빠르게 내면서 상대 박스 근처까지 올라가는 틀이 완성된 팀들을 만나면 크게 당할 느낌.


누누히 말하지만 리가 내에서 압박이 좋은 팀들을 상대한 거라고 고평가하면서 바르셀로나가 잘 준비해왔다고 칭찬할 게 아님. 스코어 상으로 깔끔하게 이기고 있다고 칭찬할 것도 아니고. 메시를 아예 벤치에도 안 앉히고 빼버렸던 경기들을 제외하면 헤타페를 제외하고 다 10위권 아래에 있는 팀들인데 이런 팀들한테 일부러 유도해서 이겼다고 하거나 이들의 압박이 통계적으로 상위권에 위치해있기 때문에 그렇다는 건 눈 가리고 아웅하기밖에 안 됩니다. 반대로 이들이 리가 내에서 평균 실점이 경기당 1실점이 넘어가는 팀들이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됌. 무엇보다 챔스에서 마주할 강팀들의 측면 퀄리티나 팀 전체적인 퀄리티 또는 대응책이 이들보다 딸릴 이유도 없고.


게다가 이런 경기가 체력 소모가 훨씬 심합니다. km 수로 더 적게 뛰었다고 보여진다한들 이런 경기가 훨씬 피로도가 크게 다가올 거라고 확신할 수 있음. 이런 양상의 경기가 많아지면 많아질수록 한두경기로 타이틀이 갈리는 막바지에 갔을 때 바르셀로나가 점점 더 시작부터 불리한 상태로 임할 가능성이 높다고 확신합니다. 발베르데가 로테이션을 지금부터 과감하게 하고 있는 게 오히려 더 걱정된달까요. 이 이상 낼 수 있는 뚜렷한 수가 없어서 최대한 선수들 컨디션에 의지하는 느낌이 굉장히 강하거든요.



지금 바르셀로나를 요약하면

쓰리톱 전원이 수비 가담 자체를 거의 안 하고 팀 수비의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는 상대 골키퍼에게 가하는 압박 조차도 시도 횟수 자체가 적거나 안 하는 팀 (이러니까 그냥 후퇴하는 거임) 인데다가 공수 양면에서의 측면 퀄리티가 떨어지는데 기동력도 떨어져있어서 개개인의 능력 (특히 메시) 과 번뜩임 (순간 센스 등) 으로 이기고 있는 팀임.


발베르데가 정말 최대한 로테이션을 가동하면서 그 때에 맞춰서 선수들의 체력 리듬을 고정하고 그에 맞춰서 필살 전술을 준비해두고 있다면 그는 정말 명장이겠지만 그 동안 봐온 발베르데가 그 정도로 시즌 플랜을 완벽하게 짜가면서 해왔다는 느낌은 없었거든요. 앞서말했듯이 솔직히 걱정됩니다.



이런 면에서 아르투르가 얼른 측면에서의 공수 관여나 측면 플레이가 익숙해져야 그가 필드 위에 서있는 의미와 파급력이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더더욱 커질 거고 바르셀로나도 지금보다 더 잘할 수 있을 겁니다. 마찬가지로 오늘 세메두의 골 같은 장면이 많아지는 것도 팀에 있어서 좋은 그림일 것 같구요. 바르셀로나에서 체력이 중요하고 많이 뛰는 게 중요하다는 건 측면 투자로 이어지는 게 1순위지만 수적 우위와 루즈볼 탈환의 중요성도 포함되어있음.


마찬가지로 비달과 라키티치가 필드 위에서 어느 역할을 맡든 감독에게 있어서 우선 순위로 고려되는 건 고집이 아니라 당연한 거임.


수아레즈는 메시의 파트너나 보조자로서 0점이 아니라 -100점인 선수라고 봅니다. 적은 찬스에서 넣어주는 것도 못하고 있는 선수가 수비적으로도 팀에 기여하는 게 제로에 수렴하는데 이게 메시뿐만 아니라 팀 전체를 힘들게 하고 있습니다. 몇 번 잘하는 거 볼라고 볼 바에는 그냥 얼른 내보내고 다른 팀에서 북치고 장구치고 뭘하든 보내는 게 더 나을 것 같아요. 심지어 오늘은 그 몇 번 잘하는 것도 지로나가 한 명 퇴장 당한 이후에야 나옴. 그렇다고 벤치에 박아두고 쓸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부스케츠는 자신의 역할이 줄어들었을 때 별 문제가 없다는 걸 전반 초반에는 보여줬다고 봅니다. 이 의미는 팀의 영향을 받는 선수라는 건데 기존보다 더 그 영향력에 갇혀있다는 뜻이고 부스케츠를 보면 팀이 어떤 지 알기 쉽다는 뜻이기도 하겠죠. 애초에 세 얼간이 시절부터 역할 자체가 컸던 선수는 아니었기 때문에 과부하에 안 걸리게 하는 게 제일 중요할 듯.


피케는 팬들이 깎아내리는 것만큼 못한다고 생각하지 않아서 뭐.


스페인 심판들은 뭐 늘 그래왔어서 별로 얘기하고 싶지 않은데 지로나는 저번에 렝글렛의 멍청한 행동으로 겸사겸사 이득보더니 재미들렸는지 오늘 조금 심하더군요. 에스파뇰도 그렇고 카탈루냐에 있는 팀들이 꼴보기 싫은 짓을 오히려 더 많이 하는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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