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tball/Writing

터질 거라 생각했는데 안 터졌던 선수들

다스다스 2019. 2. 15. 16:59


요즘은 경기를 여기저기 많이 챙겨보지도 않고 (사실 그럴 시간이 없기도 하지만) 축구에 대한 흥미가 확실히 몇 년 전보다는 압도적으로 많이 줄어들어서 (이니에스타의 비주류화가 첫째, 바르셀로나가 재미없어진 게 둘째, 농구가 재밌어진 게 셋째) 바르셀로나를 위시로 해서 몇 팀의 경기들만 시간이 맞을 때만 보는 편 (그래도 바르셀로나 경기는 웬만하면 다 보려고 하는 편이긴 합니다. 재미가 없어서 문제지.) 인데 제가 한창 축구를 많이 챙겨볼 때 개인적으로 원츄하던 선수들이 몇 명 있었는데 그 이전 시기에 원츄하던 이니에스타는 대성공을 했고 루니는 자기 관리의 부족으로 살짝 부족했고. 글에서 언급할 선수들과 비슷한 시기에 기대를 받던 네이마르 역시 넘사벽의 선수 중 한 명으로 성장하긴 했고 티아고도 기대하던 거에 비하면 조금 부족하긴 하지만 그래도 꽤 컸다고 생각하는데 나머지는 기대치의 절반도 못 채운 것 같네요.




다비드 루이스는 벤피카 시절부터 챙겨봤던 선수 (당시 포르투갈 리그를 챙겨보는 변종이었습니다.) 였고 굉장히 좋아하던 선수 중 한 명이었는데 어린 시절에 들어버린 습관이 자의적이든 타의적이든 안 고쳐지면 절대로 그 이상으로 더 클 수 없다는 걸 가장 잘 보여주는 케이스가 아닐까. 좋은 감독을 만난다면 발전 가능성이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하던 선수였는데 습관의 중요성을 어필하며 조금 더 축구를 깊게 바라볼 수 있는 안목을 제시한 케이스 중 하나. 이 선수 덕에 센터백을 볼 땐 다른 포지션보다 훨씬 더 깐깐하게 보는 습관이 생기긴 했음. 하비 마르티네즈도 이 쪽에 속하는 선수 중 하나였는데 펩이 어떻게든 고쳐서 쓰려고 했던 거 보면 펩은 우리가 아는 것보다 훨씬 독한 감독이었던 것 같다는 생각도 덤으로 들고.


파비우 코엔트랑은 당시 바르셀로나의 왼쪽 풀백 루머 중 공격적인 방향성의 끝판왕으로 언급되던 베일보다는 더 나은 선택이 될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던 왼쪽 풀백이었는데 마드리드가 데려가고 마드리드에서 하는 걸 보고 학을 뗀 선수. 감독의 지시를 이행했다는 것도 있겠지만 그걸 응용해서 경기 분위기를 거칠게 만드는 선수들은 무조건 싫기 때문에 관심을 끊은 케이스. 뭐 포르투갈 리그를 집중적으로 보신 분들은 그의 마드리드 시절 모습보다는 포르투 (또는 헐크) 에게 털리던 그 모습이 첫 번째로 떠오르지 않을까.


헐크는 측면에서의 경합에서 우위를 점하는 비중이 엄청 높은 선수 중 하나였는데 본인의 비중이 줄어들어도 팀 내 활약상에서 최상위권에 위치하는 선수 중 한 명이었습니다. 제니트로 넘어가서도 챔스에서 활약상이 유지됐던 게 이를 꽤나 증명하는 선수였으나 서드 파티와 본인의 지나칠 정도의 돈 욕심이 주류에서 멀어지게 된 가장 큰 이유가 아니었을까. 첼시로 갈 수 있는 기회가 있을 때 갔었으면 지금보다는 더 좋은 평가와 위치에 있지 않았을까. 네이마르가 브라질 리그에 있을 때 이니에스타의 포워드화를 간절하게 바랐지만 결국 꿈으로 그칠 가능성이 다분했었기에 다이빙 기질이 있었던 네이마르보다는 헐크가 바르셀로나로 넘어오기를 원했었는데 진짜 그냥 딱 간단한 루머로 그쳤음.


이브라힘 아펠라이는 양 발을 사용하는데 익숙해 포지션을 가리지 않고 종횡으로 넓게 뛸 수 있는 특이한 유형의 선수 (ex - 이니에스타, 리버풀과 브라질에서의 쿠티뉴, 아자르 등) 였으나 바르셀로나에 겨울 이적으로 넘어와 한 경기 (챔스 4강 엘 클라시코) 를 증명하고 부상을 기점으로 자리를 잃어버리면서 고대로 사라져버린 케이스. 안타까운 선수 중 하나. 코쿠가 그렇게 칭찬하던 선수여서 바르셀로나와 루머가 나자마자 PSV 경기를 찾아보기도 했었던 선수.


후안 마타는 실책성 플레이가 적고 박스 근처에서 볼의 속도를 살려 자신의 능력으로 주변 동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는 유형의 선수였으나 그 장점이 온데간데없이 사라져버렸다. 한 때 바르셀로나와 루머가 있었던 전적이 있었는데 개인적으로 오기를 정말 바랐던 선수.


에릭 라멜라는 오프 더 볼이 좋아서 어느 팀을 가도 전술을 안 탈 가능성이 높고 팀의 기복을 줄여준다는 측면에서 자연스레 주전의 한 자리를 차지할 가능성이 높아보이는 선수였는데 이도저도 아닌 애매한 선수가 되버린 느낌. 따지고 보면 좋은 감독들을 굉장히 잘 만난 케이스인데 이렇게까지 한계가 뚜렷한 선수가 되버렸다는 건 재능의 크기 자체가 뽀록이었을 수도 있겠다싶었음.


후안 이투르베는 어린 시절 기술적인 완성도가 꽤나 높은 편에 속하는 선수였고 실제로 전문가나 기자들의 평가도 그런 쪽에 상당히 괜찮았던 선수였고 제 2의 메시 소리를 듣던 선수 중 하나였으나 어린 시절부터 꾸준히 지적받던 신체적인 열악함을 극복하지 못했고 더 높은 수준의 리그에서 먹힐만한 선수는 아니었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 지금 멕시코에서 뛰고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 요런 선수가 터졌다면 메시나 아르헨티나에겐 좋은 일이었을텐데 아쉽.


하피냐는 어린 시절부터 어느 팀에서든 눈독을 들일만한 재능과 기량을 보여줬고 퍼스트 팀에 올라와서도 그 기대치를 조금씩 채워주는 선수 중 한 명이었으나 아펠라이와 마찬가지로 부상이 조진 케이스. 사실 이렇게 부상의 비중이 압도적으로 높은 선수들은 싫어하는 팀에 있어도 축구를 즐겨보는 입장에서 굉장히 안타깝다.


조도산은 패스 타이밍이 빠르면서 후방에서의 포지셔닝이 좋아서 팀에게 기여할 게 많은 선수라고 본 편이었는데 기회가 굉장히 제한적이었던 게 아쉬운 선수. 바르셀로나의 스쿼드를 생각했을 때 나이가 굉장히 애매하기도 했지만 그것보다는 사생활이 문제였다는 치명적인 약점이 하필 그런 걸 가장 싫어하는 바르셀로나와 펩 과르디올라와 축구 내외적으로 불성실한 선수들을 불신하던 티토 빌라노바가 그의 감독이었다는 게 더 아쉬운 부분일 수도. 물론 그런 것도 다 기회고 복이고 하겠지만. 미국에서 뛰고 있던데 잘하고 있나 모르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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