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tball/Writing

발베르데의 재계약 발표 타이밍은

다스다스 2019. 2. 15. 21:22


아무리 봐도 내외부적으로 우려스러운 분위기가 강하게 심어진 지금 바르셀로나의 분위기를 환기시키려는 의도가 조금 강하다고 보는 편인데 이게 좋은 시도가 될 지 안 될 지는 잘 모르겠지만 개인적으로 이것보다 조금 더 크게 보는 게 발베르데라는 감독의 능력을 믿고 그를 배려해준 걸수도 있겠다는 건데 왜 그렇냐면 저번 시즌 발베르데가 그 동안 본인이 감독으로서 보여온 단점을 하나도 안 빼먹고 다 보여줬다고 생각하는 편이고 대표적으로 몇 가지를 부임 때부터 단점으로 꼽았었는데 그게 그대로 이어졌었거든요. 이러한 부분을 더 깊게 바라봤을 때 결국 발베르데의 성적에 대한 부담을 조금 덜어주려는 내적인 측면도 어느 정도는 있지 않았나란 생각.


물론 이게 성적을 못 내도 괜찮다는 얘기는 당연히 아니구요. 게다가 발베르데는 여전히 축구 내적으로 팬들의 장기적인 불만을 잠재울만한 가능성을 보여주지 못하면 보드진 역시 언제든지 돌아설 수 있다고 보는 편이긴 하지만 발베르데 자체가 이런 이른 시기에 의한 발표로 인해서 이전보다 조금 더 성적에 대한 부담감은 덜어낼 수 있을 거라고 봅니다. 하지만 리가나 코파 델 레이의 성적 여부보다 챔피언스 리그에 조금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는 현 바르셀로나의 상황을 생각해보면 이르다는 관점은 저 역시 동의하는 편이구요. 연장선으로 챔피언스 리그에서의 결과가 이전과 비슷한 형태 (8강 탈락 또는 그것보다 더 낮은) 로 나온다면 경질 여론이 현지에서부터 강하게 일어날 가능성이 있겠죠.


또 발베르데와 비슷하게 언론하고 절대 척을 지지 않고 타협에 능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던 타타 마르티노는 성적에 대한 부담감과 특정 선수들의 부진이 언론으로 이어져서 본인에게 날카로운 질문이 들어올 때 기자들에게 여지를 많이 주는 편 (자신은 쉴드치고 선수의 비판엔 감독으로서 보호가 부족했다는 평가가 많았습니다.) 이었는데 발베르데는 이런 외부적인 잡음을 아무런 탈없이 잘 틀어막은 것도 보드진이 분명히 마음에 들어했을 게 확실하구요.


이게 지금은 별 거 아닌 것처럼 보이겠지만 성적이 떨어지거나 경기력이 박살났을 때 언론이 돌아서는 건 엄청 칼같거든요. 타타도 저렇게 여지를 주기 시작한 이후부터 언론들이 돌아서거나 비판적인 뉘앙스가 극단적으로 많아졌었구요. 무엇보다 펩을 따라다니던 마르티 페라르나우의 얘기에도 나왔듯이 챔스 4강 2차전 경기 전 기자 회견에서 무링요 씨발새끼 (간접적으로) 했던 펩한테 박수를 보냈던 선수단과 다르게 엄청 차갑게 그를 대했었던 지금의 보드진을 생각해본다면 발베르데란 감독을 좋아할 수밖에 없다는 건 너무나도 잘 보이는 부분이구요.


또 다른 면을 봤을 때는 펩이나 루쵸 (전 루쵸만이었는데 당시 무링요 부임을 주장하던 다수의 의견에 반대편에 서서 별 다른 이유 없이 펩의 성공을 미셨던 분들도 계셨을 테니까) 같이 맹목적으로 성공할 거라고 생각하는 바르셀로나의 내부 인사가 거덜난 지금 이 상황에서는 어떻게 보면 모험수를 던지는 게 사이클 하락을 더 부추길 수도 있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을 테구요.


뭐 이러나저러나 팬들의 불만을 잠재울만한 경기력을 필드 위에서 선보이지 못하거나 챔피언스 리그에서 우승권에 근접하거나 우승을 하지 못하면 지금의 안 좋은 여론이 더 안 좋아지거나 별 차이가 없을 가능성이 높아보이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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