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tball/Writing

잡소리 26 (데 리흐트, 데 용, 오베르마스)

다스다스 2019. 3. 8. 15:49


바르토메우의 인터뷰로 인해 데 리흐트에 관한 얘기들이 전 세계 바르셀로나 팬들의 주 이야기거리가 되가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데 용 경기 보면서 같이 봤을 때 좋은 선수가 될 것 같긴 하지만 막 반드시 잡아야한다는 그런 느낌은 솔직히 별로 못 받았어요. 물론 어느 감독 (특히 포지션 변경이나 수비수들을 잘 키우는 감독들 (ex - 펩, 클롭, 시메오네, 과거 무링요 등) 을 만나고 자신의 파트너로 어느 선수를 만나는 지에 따라서 멍청한 플레이만 하던 선수가 말도 안 되게 성장을 하기도 하고, 누적되는 경험치에 의해 습관이 고쳐져서 슈퍼 에이스 (다비드 루이스는 반례의 케이스) 가 되기도 하고 케이스야 천차만별이지만 지금까지의 모습을 봤을 때는 라이올라가 12m 유로의 연봉을 부르면서 그렇게 뻐팅길만한 것 같지는 않달까.


데 용은 경기를 보면서 조금씩 생각이 바뀌긴 했고 지금 당장 반드시 팀에 기여 (아약스에서의 활약을 바르셀로나에서 동일하게 할 수 있다고 한다면 지금의 아르투르보다 훨씬 더 도움이 될 거라 생각은 하지만) 를 한다기보단 장기적으로 봤을 때 바르셀로나가 필요로 하는 미드필드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는 측면이 조금 더 컸을 테고. (여전히 초기에 나오던 연봉은 과하다고 보지만 또 그게 아니라는 얘기도 있는 거 보면 정확한 건 조금 더 봐바야 알겠죠.) 데 리흐트도 장기적인 관점이 조금 더 크지 않을까란 생각.


온다고 가정하면 피케가 당장 은퇴를 할만큼 망가진 선수가 아니기 때문에 누군가 한 명은 분명히 내보내야할텐데 그것 역시 마냥 쉬운 일은 아닐테구요. 바르셀로나가 요번에 좀 심각한 수준으로 하락세를 걷게 된다면 베스트 선수들 중 한 명 (특히 절대 나갈 것 같지 않은 선수들 중 한 명) 의 방출로 인해 동기 부여를 끌어올리고 리빌딩을 한다는 명분을 만들 수도 있겠지만 뭐라도 하나라도 따거나 우승 경쟁을 계속해서 한다면 그것 역시 쉬운 일은 아닐테구요. 저번 시즌 더블을 이룩하고 이번 시즌 엘 클라시코 무패를 했음에도 여론이 별로 긍정적이지 않은 감독이 있는 지금 상황상 베스트 선수들 중 한 명을 보냈다간 감당할 수 없는 역풍을 지대로 맞을 수도 있을 테구요.


렝글렛이 생각 이상으로 잘하고 있기 때문에 과한 투자가 될 가능성이 조금 높아보이는데 이러나저러나 움티티는 시한 폭탄에 가까운 문제를 안고 있기 때문에 보드진과 의료진이 이 부분에 관해서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 지가 중요하게 작용하지 않을 런지. 근데 그건 있겠죠. 이제 살짝 맛보기로 관심만 끄는 수준이어도 선수 하나당 5~60m 유로를 개나소나 다 부르고 앉아있으니 시기상 누군가가 와야한다라는 게 이젠 쉬운 일이 아니기 때문에 미리 선점을 해놔야된다라는 거. 시장의 상황을 생각했을 때 결국 언젠가는 피케의 장기적인 대체자를 찾아야하는 바르셀로나가 어쨌든 자신들의 임기에 작품이라고 여겨질 수 있는 매물 (겉으로 드러나는 매력 자체가 다른 카드랑 비교 불가) 이 지금 범위 안에 들어왔기 때문에 기회라고 판단할 수도 있으니까요. (라포르타가 즐라탄에 대한 결론이 나지 않았음에도 남아공 월드컵 직전에 일단 최대한 빨리 비야 영입을 마무리짓고 떠난 것처럼.)


거기다 아약스의 인물들이 바르셀로나 행을 부추기는 게? (추천하는 게?) 되게 신기한 게 반 데 사르 같은 경우에야 아약스의 마지막 전성기를 보냈던 그 축구보다 더 수준높은 축구를 필드 위에서 하는 팀들을 맞상대로 두 번이나 겪어봤고 그게 인상이 깊을 수밖에 없었을 테니 바르셀로나 행을 적극 추천하는 거겠지만 오베르마스는 조금 다르거든요. 오베르마스는 오히려 반 데 사르보다 더 크루이프나 사키의 영향력 아래에 있는 팀들을 겪어온 케이스 (아약스, 벵거의 아스날, 바르셀로나) 긴 하지만 조금 더 세부적으로 살펴보면 피구의 갑작스런 막을 수 없는 이탈로 인해서 그의 대체자 격으로 (심지어 비슷한 포지션이나 비슷한 유형으로 채워야한다는 바르셀로나의 가장 큰 실책 중 하나인 점을 강조하면서) 넘어온 패닉 바이의 상징 같은 선수였고 기대만큼 해주지도 못했고 팀 자체가 나락의 길로 걷기 시작했거든요. 게다가 이 00-01 시즌 전 시즌이었던 99-00 시즌에 (카탈루냐(스페인) vs 네덜란드) 파벌 논란이 크게 일었던 팀이기도 했습니다. (같은 시기에 넘어온 쁘띠는 나중에 자서전에서 파벌은 사라지지 않았고 오히려 세 개가 있었다고 했죠. 카탈루냐(스페인) vs 네덜란드 vs 나머지)


그래서 이 시기에 바르셀로나를 겪은 선수들은 안 좋은 감정으로 이어지는 모습이 종종 있었고 오베르마스도 충분히 그럴 수 있을 거라 생각했는데 언제부턴가 바르셀로나와 직간접적으로 엮일 때마다 바르셀로나에 관해서 좋은 얘기를 해주거나 선수들에게 바르셀로나 행을 추천해주는 거 보면 조금 많이 신기하달까. 특히 코쿠가 펩에게 전화를 걸어 추천했다고 알려진 아펠라이도 오베르마스도 강하게 바르셀로나로 갈 것을 얘기했었고. 아약스, 네덜란드, 바르셀로나가 같은 줄기라 추천하는 게 분명히 있겠지만 바르셀로나 정도 되는 클럽이 환경의 변화나 대체 불가의 자원이 나갔을 때 단 1년 만에 그렇게 확 넘어갈 수도 있다는 변수와 그러한 하락세에 접어드는 순간 어떤 위험성이 잠재되어있고 그게 터질 때 어떤 지를 겪어본 사람이 그런다는 게 사실 쉬운 일은 아니거든요. 실제 삶에서도 어떤 걸 직접 겪어본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의 느낌은 차원이 다른 것처럼요.


물론 지금 바르셀로나가 사이클의 흐름 상 분명히 내려가고 있긴 하지만 과거 07-08 시즌이나 이번 시즌 마드리드처럼 내부 분열과 세대 교체, 에이스 교체 등과 같은 엄청난 환경 변화를 맞이해야하는 팀은 아니긴 합니다만. 이런 환경의 변화는 언제 찾아올 지 모르는 거기도 하니까요. 물론 반대로 언제 상승이 찾아올 지도 모르겠죠. 전 타타 후임으로 루쵸 올 때랑 반 할 이후 하인케스가 부임했던 뮌헨 말고는 단 한 번도 말도 안 되는 상승세를 탈 거라는 느낌이 왔던 적이 없었음.


그래서 실제로 이렇게 선수 시절을 보낸 후 내부 관계자가 되는 경우들을 보면 어린 선수들의 이적의 방향성을 잡아주거나 잔류로 설득할 때 위험성을 가장 크게 강조합니다. 그래서 중위권이나 변방 리그를 한 번 거치고 넘어가는 케이스가 과거에는 압도적으로 많았던 거기도 하구요. 크루이프도 어린 선수들이 경기에 뛰는 게 중요하지만 이러한 환경에 적응하기에는 시간이 많이 필요하며 조심스럽게 접근해야한다고 얘기했던 것이구요. 물론 이제 이적 한 번이 짧게는 5년 길게는 10년을 박아버리는 시대가 오긴 했지만 이런 사이클과 사이클 사이에 끝을 모르는 하락세에 빠진 걸 겪어본 사람이 이런다는 건 어떻게 보면 그만큼 매력적인 행선지라는 걸수도 있겠죠.


개인적으로는 온다고 하면 연봉을 깎아서 오면 좋겠지만 안 온다고 해도 별로 아쉬울 것 같진 않아요. 오면 이유가 너무 뻔해서 사실 반대해봤자 의미가 없을 거고 안 와도 이유가 너무 뻔해서 보드진을 비판할 이유가 1도 없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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