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소리 40 (그리즈만?)
그리즈만 관련 얘기가 여기저기 올라오고 있는데 근원지는 레퀴프인 것 같고 세부 사항이 살짝씩 다른 거 빼면 별 차이 없는 것 같네요. 대략 공통된 얘기는 그리즈만이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의 한계를 깨닫고 재계약한 지 9개월만에 이적 각을 잡고 있다는 얘기.
바르셀로나의 우선 순위는 현재 관찰하고 있는 어린 선수들 중 한 명이며 그리즈만은 별로 생각이 없다는 얘기가 있던데 일단 믿지 않는 건 그들이 저번 시즌에 시즌 도중에 괜한 소리를 했다가 당한 게 있기 때문에 언론이 써먹을만한 얘기를 굳이 할 필요가 없고 지난 여름 그리즈만이 바르셀로나를 재계약을 위한 도구로 이용한 전적이 있기 때문에 지금 그리즈만 루머가 팬들에게 표면적으로 봤을 때 부정적으로 다가올 가능성이 크기 때문. 실제로 전 세계 바르셀로나 팬들 중 그리즈만이 무조건 와야된다고 주장하는 사람은 10%도 안 될 듯.
아모르도 베티스 전 끝나고 그리즈만 관련 질문 받았는데 아예 아무런 말조차 안 하고 선을 확실하게 그었죠. 저번 시즌에 괜한 소리했다가 시메오네가 시즌 내내 그리즈만 관련 질문을 받고 했으니 지금 시점에 그럴 필요가 없다는 걸 뼈저리게 느꼈을 겁니다.
허나 여름이 되면 달라질 수밖에 없다. 세스크 흔드니까 뻥글랜드 언론들이 있지도 않은 인터뷰를 지어내서 복수하듯이 바르셀로나 선수들을 그렇게 욕을 먹여서 세스크 반대론자들을 열받게 했음에도 결국 바르셀로나 행이 확정된 세스크를 반겼던 것처럼.
그리즈만의 필요성은 이미 작년부터 수 차례 언급했으니까 그가 왔으면 한다는 제 생각은 충분히 얘기를 한 것 같고. 연봉이 많든 적든 그리즈만이 온다면 메시 다음가는 대우를 받을 게 뻔하니까 그 연봉 조정은 바르셀로나가 알아서 할 일. 루머로 엮이고 있는 어린 선수들에게 확신이 없기 때문에 계속 스카우터를 보내거나 직접 가서 관찰하는 걸텐데 명분상 이제 주전급으로 뛰는 게 점점 힘들어져서 가성비가 바닥을 칠 확률이 높다 못해 땅을 뚫을 가능성이 높은 수아레즈를 내보내기에 적합한 건 여전히 그리즈만밖에 없습니다.
적어도 그리즈만은
신체적인 하락세가 완연하게 올만한 시기에 접어든 선수가 아니고 (최소 3~4년은 클래스를 증명할 가능성이 더 높다는 뜻)
네임 밸류가 형성된 시점이 그렇게 오래된 것도 아니고
누적치가 생각보다 클 거라는 우려가 있긴 하지만 여전히 장기 부상 이력 자체가 없다는 건 바르셀로나가 좋아할만한 사항이고
네이마르를 제외하고 다른 팀에서 뛰고 있는 선수들 중 지금 팀이 가지고 있는 메시 의존증을 눈에 띄게 줄여줄 수 있는 선수.
제가 보기에 바르셀로나가 다음 시즌 한단계 더 나아가려면 제일 먼저 해결해야하는 건 메시와 부스케츠의 의존증을 눈에 띄게 줄여서 틀을 조금 더 완성시키는 겁니다. 어차피 메시는 내년이 되면 더더욱 오른쪽 하프 스페이스에 머무는 비중이 많아질 거고 지금보다 더 종횡으로 넓게 뛸 수 있는 경기들이 줄어들 거에요. 내년에도 지금처럼 메시의 공간을 보장해주고 메시를 보조해주는 방식으로 간다면 위험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근데 그리즈만이 두 번 (11-12 시즌 앞두고, 18-19 시즌 앞두고) 이나 바르셀로나 행을 거절했기 때문에 바르셀로나가 이제 생각이 없다고 제껴도 아쉽기는 해도 이해는 될 것 같네요. 조금 더 정확한 건 여름이 되봐야 알 수 있을 확률이 높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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