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tball/Writing

잡소리 57 (아주 짧은 소시에다드 전 이야기)

다스다스 2019. 4. 21. 10:50


라인업부터 느낌이 답답할 것 같았는데 보다가 너무 예상한 그대로라서 시간 아까워서 전반만 보고 꺼버렸는데 이기긴 이겼네요. 후반전은 다시 볼 생각도 없고 그렇게 인상깊은 장면들이 있을 것 같지도 않아서 본 시점까지만 놓고 이런저런 얘기를 해보자면


메시나 부스케츠 둘 중 한 명이 없을 때 현 바르셀로나가 겪는 문제점은 팬들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크고 특히 부스케츠가 빠진 상황에서 메시가 평소보다 (어떤 이유에서든) 종횡을 움직이는 범위 자체가 오늘 경기처럼 좁아지게 되면 자연스럽게 롱볼로 나가는 비중이 많아질 수밖에 없고 메시 역시 최대한 우측면과 자신이 집중적으로 움직이는 우측면 하프 스페이스에서만 움직일 수밖에 없습니다. 전반전만 봤으니까 전반전을 놓고 보면 메시는 우측면과 우측면 하프 스페이스, 뎀벨레는 좌측면과 좌측면 하프 스페이스를 중심으로 움직였는데 이렇게 배치한 가장 큰 이유는 하프 라인 아래에서 롱볼로 내보내거나 최대한 빠르게 측면으로 찔러주거나 슈테겐의 킥력을 평소보다 조금 더 활용하고 측면이나 하프 스페이스에서 개인 능력을 활용하려는 쪽에 가까웠을 겁니다. 그만큼 선수들의 개인 기량에 평소보다 더 의존하는 방향의 플랜을 준비했다는 뜻인데 한 명은 컨디션 자체가 살짝 내려온 느낌이었고 한 명은 그냥 기량 자체가 미달이었어서 답답하게 갔죠. 사실 이런 경기는 수아레즈가 제 몫을 하면 쉽게 갈 경기인데 경기 시작부터 사람이 아닌 모습을 여러 차례 보여줬으니 뭐.


결국 롱볼로 나가는 비중이 높다는 건 그만큼 측면에 위치하게 될 자원들의 개인 기술을 최대한 활용하겠다는 뜻에 가까운데 메시를 보유한 팀은 하프 라인 아래에서 롱볼로 나가는 비중이 너무 높아서도 안 되며 오히려 롱볼을 적극적으로 활용할 거라면 루즈볼 탈환 작업이 잘 이뤄지게끔 해서 하프 라인을 넘어선 지점에서 크로스를 적극적으로 시도하는 게 더 나을 수밖에 없습니다. 발베르데도 시도는 안 하고 있지만 분명히 알고 있을 거라 생각하구요.




다음으로 얘기하고 싶은 건 수아레즈는 다음 시즌에 반드시 나가야한다는 겁니다. 챔피언스 리그 경기 이후 리가 경기들에서 유독 잘 드러나는 부분 중 하나인데 수아레즈와 메시가 챔스 경기 이후 동시 기용되서 나올 때 최전방과 최후방의 거리가 평소보다 심각한 수준으로 벌어져있는 경우가 꽤나 많습니다. 당연히 그 사이에 껴있는 선수들은 종횡으로 평소보다 더 넓게 움직여야하고 본인들의 책임이 늘어난다는 소리죠. 팬들은 시즌 내내 부스케츠를 까거나 문제 삼는데 한참 전부터 안 해도 되는 것까지 지나칠 정도로 많이 하고 있다고 했던 게 그가 쉬거나 팀이 잘 안 돌아갈 때 확연하게 보이고 있다고 보구요. 이제는 제가 몇 달 전부터 뭘 말하고자 했는지 대강 다 이해가 되실 거라 믿습니다. 그만큼 지금 수아레즈의 공수 양면에서의 효율이 팀이나 다른 선수들에게 굉장히 타격이 크다는 거고 오늘 경기는 심지어 경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됐는데도 그런 모습이 보이던데 그래서 한 1월부터 이런 종횡을 넓게 커버하고 어느 위치에서든 팀의 수비에 기여할 수 있는 비달의 중요성을 계속 어필해왔고 시즌이 막바지로 가면 갈수록 그의 가치가 커질 거라 봤는데 너무 그대로 가니까 조금 더 포워드 영입과 수아레즈 방출에 대한 생각이 굳어지고 있네요. 


개인적으로 하나 더 얘기하고 싶은 건 기용 방식을 기존에 해오던 것 그대로 최대한 (수아레즈나 메시, 알바 등등의 선수들을) 기용을 하면서 계산에 맞춰서 관리하는 쪽에 맞춰서 쭉 이어나갈 거라면 미드필드에 한해서만큼은 조금은 더 많고 다양한 실험과 로테이션을 가져가도 좋을 것 같네요. 마침 아레냐나 푸츠 같은 기회를 줄만한 선수들이나 세르지 같은 포리바렌테도 있구요.


(오늘 경기 뎀벨레 전반전 패스 맵. 빨간색 - 패스 미스, 초록색 - 패스 성공, 파란색 - 어시스트)


또 하나는 뎀벨레인데 오늘 전반전에도 똑같은 문제가 드러났는데 자신이 어느 쪽 (박스 쪽이든, 측면이든) 으로든 치고 달릴 수 있거나 공간이 어느 정도는 열려있어야 위협적인 장면이 나옵니다. 그게 아니면 수비를 어떻게 제껴도 역주행을 하거나 횡패스나 백패스로 이어지는 장면이 압도적으로 많아요. 그만큼 판단력이 재빠르지 못하고 자신이 가진 양발 잡이의 메리트를 잘 활용을 못합니다. 오늘 전반전만 해도 초반에 날렸던 오른발 크로스를 제외하면 모든 패스들이 우리 박스를 바라보는 패스거나 아주 짧은 횡패스, 백패스가 다입니다. 개인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지도 별로 못 느끼겠는 게 왼쪽에서 시즌 내내 가치를 전혀 증명하지 못하고 있고 나아지는 느낌이라도 있으면 모르겠는데 그런 것도 없고 이번 시즌 휴식기 이후로 뎀벨레가 가장 나아졌다고 여겨졌던 부분이 볼을 받으려고 기다리는 동료에게 내주는 패스들이 동료들이 다음 동작을 가져가기 편하게 준다는 거였는데 이거 역시 다시 안 좋아졌어요.


비달이 이 부분이 살짝 고질병 느낌으로 한참 전부터 갖고 있는 문제여서 정작 패스 성공률 보면 그렇게 나쁜 편도 아니고 90% 에 육박하는데도 패스 미스나 위험한 시도가 많은 것처럼 보이는데 뎀벨레도 요게 다시 안 좋아진 게 오늘 경기에서 살짝 보여서 조금 그렇네요. 계속 이어진다면 꽤나 심각한 문제로 이어질 수도 있다고 봅니다. 세메두도 다른 것들은 그래도 다 좋아지고 있는데 요런 부분에서의 성장은 생각보다 별로인 편.


사실 뎀벨레가 가지고 있는 재능의 크기 자체가 바르셀로나 정도 되는 팀의 미래를 책임질만한 선수로는 안 보여서 뭔가 크게 기대는 안 하고 있긴 한데 돈값의 절반도 못하고 있어서 아쉽긴 하네요. 쿠티뉴도 누가 더 낫냐 따질 게 아니라 똑같다 보구요.


──


나머지는 반복되는 얘기들이 많아서 생략합니다. 아르투르는 오늘 경기를 통해서 발베르데가 그 누구보다도 그가 겪고 있는 문제에 관해서 간파하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어서 걱정이 안 되네요. 저번 시즌에 파울리뉴를 데리고 있어본 게 여러모로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