잡소리 68 (윌리안 루머에 관한 생각)
요즘 간접적으로 다른 경로를 타고 오는 유입이 엄청나게 많아져서 대체 어떤 주제들을 얘기하길래 이렇게 유입이 많아졌나 종종 확인하는 편 (아이디어를 제공받을 수도 있으니까) 인데 가장 많은 분들이 타고 오시는 에펨코리아는 오늘은 윌리안 얘기가 있네요. 직접적인 방문이나 네이버, 다음 검색을 제외하면 이 쪽에서 타고 오시는 분들이 제일 많은데 제 블로그 글들이 꽤 많네요. 쪼금 놀랐음. 암튼 윌리안 얘기는 아마 뻥글 쪽에서 루머가 나와서 그런 것 같은데. 팬들이 놀라는 건 그게 잉글랜드에서 그치지 않고 실제로 다뤄진 적이 있는 문제라 다시 또 그럴 가능성이 높아서겠죠? 뭐 전 나쁘지 않다고 여러 차례 얘기해왔었고 몇 번 짤막하게 언급한 적도 있는데 글로서 정리해드린 적은 없는 것 같아서 시간이 남은 김에 정리 한 번 해봅니다.
윌리안은 사실 굉장히 오래 전부터 바르셀로나와의 루머가 있던 선수 (제 기억으로 처음은 아마 09-10 시즌이었나 그랬을 거에요.) 였고 샤흐타르 시절에도 몇 경기 챙겨본 적이 있었는데 대각선 방향이나 횡으로 움직이는 비중보다는 종으로 길게 움직이는 비중이 굉장히 높은 선수였고 지금도 이 쪽에 훨씬 더 가까운 선수입니다. 치키나 주비사레타나 윌리안과의 루머가 좀 났던 시절에 감독이었던 펩, 티토도 일관성 있게 좋게 평가했던 선수였다는 기억도 나고 윌리안도 바르셀로나 행을 내심 바라던 선수 중 한 명으로 기억하네요.
각설하고 그가 과거에 어떤 선수였고 지금은 그 시절과 비교했을 때 어떤 효용성을 가지고 있냐보다 우선 순위로 팬들에게 고려될 사항은 또 다른 노장 선수가 들어올 가능성이 1%라도 있다는 거 자체가 별로 그렇게 달갑지 않게 다가온다는 건데 기존에 있는 포워드들 중 누군가를 정리 (윌리안이 들어왔을 때 자리할 위상과 비슷한 선수) 하고 비달 정도의 이적료로 넘어온다면 괜찮지 않을까 싶습니다. 주전으로 데려오려는 생각이 아닐 가능성이 높으니까요. 그의 효용성은 경기 중 전술 변형이 첫 번째일테고 두 번째는 그가 선발이나 교체로 경기에 나옴으로 인해서 크로스 시도 (관련 글 링크 (클릭하시면 됩니다.)) 를 지금보다 꽤 늘려서 루즈볼 탈환과 단거리 역습을 조금 더 강화시키는 방향일 거에요. 이거 두 가지를 하려고 데려오는 게 아니라면 발베르데나 보드진, 기술진은 그냥 잘못보고 있는 거라고 확신할 수 있음.
실제로 윌리안이 EPL 이라는 리그에서 잘할 수 있던 이유 (지금은 잘한다고 할만한 수준은 아닌 것 같아 과거형으로) 는 딱 하나였습니다. 측면 공간을 집중적으로 움직이면서 볼을 최대한 빠르게 굴리면서 동시에 볼을 띄워버리거나 불확실하게 만들어서 박스 근처나 그 부근에서 최대한 동료들의 경합 능력을 살려주거나 루즈볼 경합을 만들어내는 비율이 굉장히 높았다는 거 이거 하나입니다. EPL 은 그만큼 경합을 많이하고 원온원도 많고 공수 전환의 비중이 높은 리그니까. 지금도 리그는 물론이고 유로파 리그에서 첼시의 크로스 시도나 루즈볼 경합을 유도해내는 비율은 윌리안이 절반 이상은 먹고 들어감. 가장 큰 단점은 단 한 번도 시즌 내내 기복 없이 잘한 적이 없다는 거? 나이를 먹으면 먹을수록 기복의 폭이 커지고 있다는 것도 좀 문제긴 하겠죠.
확실히 그가 정말로 바르셀로나로 넘어오게 되고 주전으로 뛴다고 가정하면 EPL 에서 보여준 모습보다는 굉장히 떨어질 가능성이 높은데 앞서말했듯이 주전이 아닐 가능성이 높고 또한 어린 시절부터 좌우를 가리지 않았다는 것도 분명히 메리트가 있다고 판단할만한 요소일테고. 라키티치가 이런 쪽에서의 효용성이 박살이 나기 시작한 지 얼마 안 된 시점부터 루머가 솔솔 나왔던 걸 보면 준주전, 로테이션 또는 전술 변형의 일환으로서 노릴만한 적합한 카드라는 생각은 듭니다.
챔피언스 리그 우승 후보나 8강에 들락날락할 수 있는 수준은 되는 팀들 중 크로스 시도 자체가 지나칠 정도로 떨어지는 팀은 바르셀로나밖에 없다는 것도 생각 해볼 필요가 있는 부분이고 저번 시즌을 포함해 2년 간 바르셀로나가 특정 선수들의 의존증이 지나칠 정도로 높아진 이유야 꽤 되겠지만 크로스를 통한 공격 작업이 굉장히 적다는 거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요소. 제가 봤을 때는 적당히 자신의 줄어든 입지를 받아들이면서 (연봉도 깎으면서) 이런 부분에 기여할 수 있는 선수는 윌리안밖에 없다고 판단했을 가능성이 높아보이네요. 온다면 입에 담기 힘들 정도의 쌍욕과 의외의 칭찬이 오고가는 선수일 가능성 굉장히 높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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