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tball/Writing

잡소리 233 (푸츠, 페드리 등등등)

다스다스 2021. 1. 30. 17:04

 

 

 

1. 푸츠

 

 

 

이 선수는 장점과 단점이 지나칠 정도로 뚜렷합니다. 이렇게 볼을 잡을 때마다 무엇을 할지 뻔하게 그려지는 선수 (다지선다가 없다고 표현하는 것도 괜찮은 것 같습니다.) 는 팀 자체가 포커스가 이 선수의 장점을 살리는 쪽으로 맞춰져야 합니다. 헌데 현 전술적 중심의 효율, 팀이 현재 가지고 있는 장단이 무엇인가 그리고 전술적 중심과 함께 비중이 높은 선수들을 고려해야 하기 때문에 마냥 맞춰줄 수 없죠. 재능의 크기가 어느 정도인가 역시 중요할테구요. 더해서 감독의 성향 역시 중요할 겁니다.

 

 

 

푸츠 같이 모든 게 빠르게 전환되는 선수에게 필요한 건 투터치 안에 해결되는 플레이와 체력이 필수 요소입니다. 그리고 주변 동료들이 민첩하거나 빠르거나 반응 속도가 좋으면 더 좋겠죠. 큰 틀에서 보면 되게 바르셀로나스러운 선수인데 동시에 전혀 바르셀로나스러운 선수가 아닙니다.

 

 

 

볼을 빨리 처리하긴 하지만 그게 자신의 단점을 가리기 위함이지. 먼저 자리를 선점하고 한 발 앞서서 스스로 최선의 판단을 내려서 볼을 빠르게 처리하는 게 아니라는 겁니다. (빨리 처리하니까 이렇게 보일 순 있겠죠. 페드리와의 가장 큰 차이) 경합을 하면 안 되니까. 이길 수 없다는 걸 본인이 아니까. 어떤 상황에서도 볼을 빠르게 처리한다는 겁니다. 경기 보면 아주 명확하게 보입니다. 본인 주변에 상대 선수들이 없으면 템포를 죽이는 경우도 있지만 한 명이라도 붙으면 무조건 빠르게 처리합니다. 혹여나 포지셔닝을 먼저 잡아도 밀면 바로 밸런스가 무너지니까 경합이 일어나도 습관적으로 발을 높이 듭니다. 위험하게 플레이하는 거죠.

 

 

 

이게 후반 교체로 나올 때와 선발로 나올 때의 차이입니다. 90분 내내 절대 달릴 수 없어요. 그런 팀을 만드려고 하면 모를까. 쿠만은 그런 팀으로 만들 생각이 없습니다. 오히려 밸런스 (공수든 좌우든) 를 굉장히 중요시한다는 걸 시즌 내내 느낄 수 있죠. 어린 선수임에도 이렇게 장단이 극단적으로 나타나면 담금질이 의미가 퇴색되기 마련입니다. (제가 본 어린 선수들 중 이렇게 장단이 극단적으로 나타나는 케이스로는 원탑이라고 봅니다. 지나친 수준을 넘어섰음) 그러니까 쿠만이 무조건 써야 할 때가 아니면 웬만해선 안 쓰려고 하는 겁니다. 태도 문제가 없었어도 기용 빈도 수는 별 차이 없었을 겁니다.

 

 

 

 

2. 이런 유형의 선수가 있을 때 팀적인 관점 그리고 다시 푸츠

 

 

 

감독은 특정 선수만을 생각해서 팀을 구성하거나 라인업을 짜지 않습니다. 고려해야할 사항이 무지하게 많죠.

 

 

- 전술적 중심의 효율

- 그 중심을 비롯한 핵심 선수들의 역할과 동선

- 팀 전체적인 간격과 대형의 문제 등등등 (그냥 지금 딱 생각나는 거 세 가지만 적어본 거에요. 무수히 많습니다.)

 

 

넓은 관점에서 전체적인 면을 고려해야합니다. 그래서 어떤 선수는 조금 더 희생적으로 뛸 수도 있고 또 다른 선수는 전술적으로 이득을 보는 경우도 있는 거죠. 이런 팀적인 관점에서 봤을 때 볼을 소유하고 경기를 지배하고 통제하려는 건 최대한 변수를 줄이기 위함입니다.

 

 

 

발베르데 두 번째 시즌 때 계속 이기고 있음에도 제가 굉장히 비판적인 스탠스로 이렇게 이기는 건 의미가 없다고 비판한 적이 있습니다. 일부러 속도를 죽이고 메시가 대부분의 경기들을 해결해주는 양상이 많았는데 전체적으로 느린데 무게 중심은 앞으로 쏠려있으니까 뒷공간이 굉장히 많이 났죠. 특정 선수들이 공수를 분리해서 책임지는 형태에 가까웠습니다. (피케랑 슈테겐이 지들 능력으로 알아서 잘 막아주는 거고 얘네가 그걸 못해주면 결국 질 거다라고 얘기하기도 했었죠.) 푸츠란 선수가 가지는 장단은 양상과 방식이 달라도 유사한 문제점을 일으킵니다.

 

 

 

앞선에서의 계속되는 도전적인 플레이로 비롯되는 실책성 플레이는 수비수들이나 골키퍼의 책임이 아닙니다. 미리 자리를 잡을 시간도 없이 볼을 잡은 상대와 같이 뛰어들어오는 상대 선수들과 같이 뛰거나 뒤따라가야 하니까요. 골키퍼도 자신이 어떻게 자리를 잡아서 막아야 할지를 판단할 여유가 없죠. 푸츠는 이런 면에서 보면 플레이가 자기중심적에 가깝습니다. 본인의 단점이 너무 뚜렷하니까 우리 골대를 바라보면서 볼을 받을 때가 아니면 후방이나 본인이 미처 보지 못한 쪽은 배제하고 패스 앤 무브를 합니다. 이미 상대가 자리를 잡아서 한 번 뒤로 돌려도 될 때도 뒤를 안 본다는 뜻이고 너무 앞만 보고 상대 선수들을 의식하고 있으니까 본인이 측면에서 중앙으로 또는 중앙에서 측면으로 내보낼 각을 못 보고 냅다 볼을 처리할 때도 있습니다.

 

 

 

이 대각선 패스를 잘하는 미드필드들은 상대 수비수들의 시선을 분산시키거나 순간적으로 뺏는 패스를 잘한다는 뜻이고 볼을 잡기 전부터 빈 공간을 그만큼 먼저 보고 (한 수, 두 수, 세 수 더 먼저 내다보는 거겠죠. 본인의 동료들이 다음에 어떤 동작을 할 지도 예측을 하거나 유도를 하는 거고) 활용할 줄 안다는 건데 푸츠는 아예 안 됩니다. 패스 숫자도 꽤 되고 터치도 꽤 되지만 그만큼 좋은 패스를 하는 선수는 아니란 겁니다. 받는 선수들이 다음 동작을 이어가기 좋게 주는 것도 아니고 앞이나 옆이 비어있는 공간에다 굴려주는 것도 아니니까요.

 

 

 

이제 몇 가지 살펴보죠.

 

 

(데 용은 패스 루트를 만들어주려고 내려가고 있고 그리즈만이랑 피르포도 퍼져있습니다. 저 볼을 피르포가 내준 건데 내주고 바로 움직이는 게 아닌데도 빈 공간으로 볼을 처리해버립니다. 상대가 공짜로 볼 소유권을 되찾아오죠. 심지어 여긴 바르셀로나 진영입니다. 상대 선수가 이렇게 본인을 의식하고 바로 들어오면 판단이 흐려지거나 동료들의 전후 동작을 못 봅니다.)

 

 

(부스케츠가 푸츠에게 볼을 주자마자 피르포가 뒤로 빠지면서 고립된 푸츠에게 패스 루트를 하나 만들어줍니다. 근데 뒤를 안 보고 상대 수비수가 부스케츠를 향해 뛰고 있는데 거기다가 줘버립니다. 결국 부스케츠가 다급하게 피르포한테 줘버립니다.)

 

 

 

 

3. 앞으로 데려올 미드필드와 수비수를 바라보는 관점

 

 

 

궁극적으로 봤을 때 바르셀로나가 좋은 수비를 했다고 할 때는 앞선에서 재빨리 끊어내서 바로 달리거나 미리 차단하는 움직임을 만들어내는 수비지. 따라가서 끊어내거나 롱볼로 처리하는 수비가 아닙니다. 앞으로 찾는 센터백이나 미드필드는 이렇게 사전에 볼의 흐름을 차단하는 움직임이 좋은 선수들을 구해야 한다고 보는데 이런 선수들이 아닌 다른 선수들을 산다면 감독도 앞만 보고 달리는 감독을 선임하는 게 맞는 거겠죠.

 

 

 

볼을 잘 차는 미드필드나 수비수란 관점으로 보기보단 얼마나 좋은 포지셔닝을 잡고 얼마나 빠르고 볼을 소유하고 정확하게 처리할 수 있냐란 관점으로 본다면 재능을 바라보는 관점도 조금은 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게 부스케츠를 종종 센터백으로 기용했음에도 그래도 무사히 넘어갈 수 있었던 이유 중 하나입니다.

 

 

 

가르시아를 원하는 이유도 돈이 없는 와중에도 팀의 틀을 만들어나갔을 때 이런 수비 방식에 대한 적응기가 거의 필요 없을 확률이 높은 센터백이기 때문이 아닐까 싶구요. (잘하냐 못하냐 보다 이게 더 우선이겠죠 아마도...) 개인적으로 재능의 크기가 커서 원한다는 의견은 별로 공감이 안 갑니다.

 

 

 

 

4. 페드리

 

 

 

푸츠 뛰는 거 보다가 페드리 뛰는 걸 5분만 봐도 차이가 바로 보입니다. 페드리는 상대 수비수들이 자리를 잡고 있고 수적 우위에서 밀릴 것 같으면 무리하지 않고 비어있는 선수에게 패스를 내주고 다시 동료들을 살피면서 공간을 찾아 들어갑니다. 그러면서 수비수들 사이사이에 들어가는 것도 필요하면 행하고 동료들과의 간격이 붙어있으면 알아서 떨어지고 떨어져 있으면 알아서 붙습니다. 좋은 패스 앤 무브의 기반이 되는 이런 포지셔닝과 이해도가 머릿속에 박혀있죠. 그렇기 때문에 동료들의 흐름을 이해하고 맞춰줄 수 있는 겁니다.

 

 

(이미 수비수들이 진을 치고 있고 페드리가 드리블을 시도하니까 세 명이 이미 길목을 막고 있습니다. 무리하지 않고 비어있는 알바한테 볼을 돌리고 다시 동료들을 살피면서 포지셔닝을 잡습니다. 푸츠였다면 어떤 플레이를 했을 지 벌써 그려지지 않나요? 편견이 아니라 선수가 가진 장단이 지나치게 뚜렷하다는 걸 증명하는 겁니다.)

 

 

때론 소극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지금 현재 보조자로서의 역할을 충실하게 이행하고 있다고 보는 게 더 맞다고 보구요. 알아서 자리를 만들어야 한다를 잘 보여주고 있어서 보기 좋습니다.

 

 

 

5. 네투, 피르포, 트린캉

 

 

 

전반기 때 네투에 관해서 부정적인 의견을 여러 차례 얘기했었는데 더 강해졌습니다. 떠나고 싶다고 얘기한 걸로 알고 있는데 솔직히 떠나도 아무 상관없다고 봅니다. 한 가지 변수는 네투가 라커룸 내에서 긍정적인 영향력을 끼치고 있냐 없냐겠죠. 이것만 아니라면 겨울이든 여름이든 언제 떠나도 괜찮은 선수라고 봅니다.

 

 

(바로 던지거나 굴려줄 것처럼 행동하더니 안 줍니다. 피르포가 뛰다가 아쉬워하죠. 결국 시간 다 내줍니다. 이건 백업 키퍼라서 문제가 아니라 그냥 판단 자체가 아~주 느린 겁니다.)

 

 

피르포는 볼 때마다 느끼는 건데 퍼스트 터치랑 포지셔닝이 정말 안 좋습니다. 그래서 첫 터치 이후 어이없게 소유권을 내주거나 상대 수비에 그냥 막혀버리는 경우가 꽤 되죠. 사실 제대로 배우면서 이해하는 건 쿠만 아래에서가 처음이니 기다려주는 것도 맞긴 한데 모르겠습니다.

 

 

 

트린캉도 마찬가지로 조금씩 이해하고 몸으로 반응하는 그 과정 속에 있다고 봅니다. 비슷한 장면인데 첨부해봅니다.

 

 

(네투가 오른손으로 볼을 잡았고 오른쪽을 보고 있으니까 트린캉은 다른 선수들 신경도 안 쓰고 바로 우측면을 향해서 달리고 있습니다. 골키퍼가 바로 보고 있는 지역을 바로 눈치채고 이미 실행에 옮기고 있는 거죠. 빠르게 캐치하고 행할 경우 속도를 내고 찬스를 만들 수 있습니다. 이 경우도 메시에게 볼을 갔고 결국 파울로 끊어버렸죠.)

 

 

 

주발 의존도도 높고 시야가 되게 좁다는 느낌이 강하긴 한데 오프 더 볼이나 경기 중간중간에 하는 거 보면 조금씩 괜찮아지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습니다. 적응기에 걸쳐있고 감독도 그걸 알고 계속 뛰게 하고 있다 정도로 보시면 좋을 것 같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