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ootball/Writing

젊은 빡빡이 3

다스다스 2024. 9. 3. 10:53

 
 
 
하프 라인을 넘어가거나 엔조나 팔머가 위에서 기다리고 있을 때 볼이 가는 과정이 너무 뻔한 게 계속 문제가 되고 있음. 아무래도 쿠쿠렐라나 구스토 같은 풀백들이 오히려 가변성이 좋으면 좋았고 상호 작용도 더 잘하지. 





센터백들은 가변성이 떨어지고 상호 작용도 잘 안 되고 개개인이 미드필드스러운 면모들을 갖고 있어서 전개에 대한 이점을 갖고 있는 것도 아니니 선수들의 위치 변화로 인한 전진이 부드럽게 이뤄지기보단 누군가가 특정 공간에 들어오거나 수비수들을 모아주는 낚시질로 인한 전개가 주를 이루는 게 현재 제일 큰 문제라고 봐야 할 거 같음.
 

 


이번 경기는 카이세도가 내려오면서 쿠쿠렐라와 포파나를 사실상 포백의 풀백처럼 전진시키면서 팔머, 엔조, 구스토가 다 중앙에 서면서 필요하면 셋 중 하나가 중앙으로 들어와서 상대 선수들을 모아주고 측면으로 전개하는 게 주를 이뤘는데 이게 역으로 현 문제점들을 잘 설명해 주는 부분이라고 봅니다.
 
 
 
 
 

(카이세도가 콜윌 짝으로 내려오면서 쿠쿠렐라한테 올라가라고 하는 중)

 
 

(볼을 잡고 있던 콜윌은 구스토에게 가까이 오라고 손짓 중)

 
 

(마테타가 길목을 막아버리니 그냥 옆으로 돌려버림)

 
 

(크리스탈 팰리스가 전체 대형이 뒤로 빠지니 콜윌이 볼을 잡고 전진했는데 엔조, 팔머, 구스토가 다 팰리스 선수들 사이에 들어가있음. 쿠쿠렐라가 이 틈을 타 전진 중)

 
 

(볼은 쿠쿠렐라한테 왔고 네투는 이때 안으로 들어옴)

 
 

(아까는 구스토를 불렀는데 이젠 팔머가 그냥 더 아래에 있음)

 
 

(팔머가 카이세도한테 돌려버림)

 
 

(측면으로 가면서 상대 대형을 퍼뜨리고 조금이라도 팔머한테 쏠리는 수비를 떼어내서 안으로 들어가든 측면으로 쭉 전개하든 하는 거였음. 그리고 만약에 이게 이뤄지면 그 사이 엔조와 팔머는 좋은 자리를 찾아가서 기다리는 거죠. 여기선 포파나는 팔머한테 패스를 넣어주죠.)

 
 

(아까보다 최후방 라인이 더 빠졌는 데도 카이세도는 똑같이 콜윌과 동일 선상에 서고 팔머는 더 내려옴)

 
 

(그리고 이번에는 팔머를 안 거치고 그냥 측면으로 전개하려고 하지만 뺏기죠.)

 
 
 
 
 
쭉 봐오면서 느끼지만 센터백들이 죄다 1 을 알려주면 딱 그것만 하는 느낌임.





응용이 아예 안 된다는 소린데 그러다 보니 막상 변형 쓰리백을 이루고 두 명의 미드필드가 서든 일시적으로 카이세도가 내려와 포백 대형을 만들어 포파나랑 쿠쿠렐라를 전진시키든 다 패스 길이 뻔함.





사실상 이것을 극복해 주는 건 엔조, 팔머 같은 선수들임. 결국 후방의 문제는 필드 전체로 퍼져서 엔조와 팔머 동선 관리가 아예 안 되니 점유가 짧게 썰고 올라가면서 이뤄지는 것도 아니고. 





엔조, 팔머의 창의성이 발휘돼서 멋진 전개로 마무리를 한다기보단 좌우 측면 선수들에게 긴 패스를 넣거나 역습 장면이 오히려 더 자주 나오고 보는 입장에서 더 시원하게 느껴진다는 거임.
 
 
 
 
 
 

(이 장면이 대표적인데 콜윌이 산체스한테 볼을 뒤로 빼니까 포파나가 딱 거기까지만 보고 오른쪽 측면으로 쭉 빠지죠. 카이세도 위치는 아예 보지를 않음)

 
 

(결국 이것도 팔머가 메우러 오죠.)

 
 
 
 
 
쿠쿠렐라도 스페인에서 가짜 수비수나 다름 없는 라포르테랑 뛰어서 들어왔다 나갔다도 능하고 괜찮게 하지만 시야가 좁고 조금만 위험하다 싶으면 패스를 내주질 않음. 게다가 공수 양면에서 영향력을 펼치질 못하니 좌측면 포워드는 웬만하면 안과 밖을 다 써야 하고 엔조가 끼어드는 경우가 너무 많죠.
 
 
 
 
 

(사실상 3-2-4-1 이라 보기에도 애매함. 그냥 4열 배치의 4-3-3 전형임)

 
 

(이것도 저 정도로 낚시질을 해야 전개가 될 정도라는 건 얼마나 후방이 단조로운지를 보여주는 부분)

 
 

(수비 후에도 가능하면 엔조가 올라가지 않고 남아서 상황을 정리해줬죠.)

 
 

(여기서도 쿠쿠렐라가 보고도 팔머한테 못 줍니다. 이거 하나만 찍은 거지. 한두 번이 아님)

 
 

(네투랑 쿠쿠렐라한테도 위치를 잡아주는 중)

 
 

(전반전 막바지부터 크리스탈 팰리스 대응책이 변했는데 이제 팔머를 미끼로 삼아서 낚시를 하고 측면 전개를 주를 삼는다는 걸 알았는지 오히려 팔머한테 덜 붙고 측면 선수들을 따라가죠.)

 
 

(사선으로 주고 받아 측면 포워드한테 전달하는 거까지 다 읽혔죠.)

 
 

(휴즈와 와튼이 번갈아 가면서 마킹하다가 팔머를 이렇게 놓쳤는데 사실 놓쳐도 지장이 없었습니다. 팔머가 저기서 다 뚫고 넣을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측면 선수들이 너무 뻔하기도 했구요.)

 
 
 
 
 
결국 현재의 문제는 앞선에서 기다리는 선수들에게 안전하게 볼을 빼내줄 수 있는 방법론이 없다는 게 첫째라는 소린데 마레스카는 이거에 대한 접근을 조금 특이하게 한다는 인상을 받았음. 





팔머와 엔조의 장점들은 포기하기 싫고 후방의 문제점들은 인식을 하고 있으니 이 단조로움을 일시적으로라도 상대 선수들을 모으고 퍼뜨리는 과정으로 최대한 살려보겠다는 건데 울브스 전도 그렇지만 이번 경기도 계속 경기가 끝나기도 전에 다 읽히고 있음. 엄밀히 말하면 마레스카의 대응책들은 45분도 안 먹히고 있다는 소리.
 
 
 
 
 
게다가 첼시 수비 방식이 중거리나 먼 거리 슈팅은 차게 두는 대신 박스 안에서 숫자 싸움이나 루즈볼 경합에선 절대 지지 않겠다는 수비 의지가 강한 편인데 크리스탈 팰리스가 대놓고 박스 안을 공략하기보단 바깥에서 슈팅을 차려고 했음. 에제 골도 사실상 그런 식으로 이어진 셈이고.
 
 
 
 
 

(후반전도 똑같음)

 
 

(대신 마레스카도 인지했는지 팔머를 안 따라다니는 걸 알고 팔머한테 빨리 넘기라 지시했는지 처리가 빨라졌음)

 
 

(후반전 내내 줄 수 있는 데도 안 주니까 아예 오른쪽으로 돌아 나와서 받았음)

 
 

(달라고 해도 안 주고, 줄 수 있는 데도 보고도 안 주니까 이젠 아예 가까이 가서 받기 시작했죠.)

 
 

(계속 안줘 버릇한 게 쌓여서 그런지 이것도 쿠쿠렐라한테 가까이 붙으면서 받았음)

 
 

(자신을 안 따라오니 돌파하려는 척 하면서 시간 끌다가 넘겼는데 이것도 의미가 없었음)

 
 

(크리스탈 팰리스 선수들이 전반전 막바지부터 팔머로 낚고 좌우 측면으로 넘겨서 안으로 들어오거나 마무리까지 이어가는 걸 아니까 이제 조금만 속도가 느려지면 안 먹혔음)

 
 

(게다가 빠지는 걸 우선시하고 횡으로 최대한 숫자를 갖추는 걸 우선시하니 이것도 인지하고 박스 공략보단 수비 벽 바로 앞이나 박스 바깥을 공략하려 했죠.)

 
 

(구스토가 부상으로 나가고 엔조가 내려왔지만 역시 상황은 변하지 않음)

 
 

(사실 중거리 차는 거 냅두는 건 들어가는 것보단 대부분 안 들어가는 경우가 많아서 큰 문제로 삼을 건 아닌데 상황을 무시하고 무조건 그렇게 하는 건 문제라고 봐야겠죠.)

 
 
 
 
 
프리시즌부터 후방의 단조로움은 지속적으로 보이고 있는 문제고 마레스카가 계속 이 부분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 건 맞는데 너무 일회성 대응책들을 들고 오고 있다고 봅니다.





조금 더 장기적으로 가져가고 의미 있는 대응책이 필요할 것 같은데 그러려면 엔조와 팔머 둘의 장점들을 온전히 다 쓰는 건 포기해야 할 것 같음. 뭐 천재적으로 그것을 가능하게 할 수도 있겠지만 그랬다면 이미 그게 필드 위에서 보였겠죠.


 
 

(마지막은 무드릭. 전 여기서 얘가 패스를 할 줄은 꿈에도 몰랐음)

 
 
무드릭은 혼났나 봄. 이제 일단 박고 보는 게 아니라 패스하려고 하고 바깥도 쓰던데 무슨 유스 꼬맹이 드리블러 성장 과정 보는 기분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