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니에스타 "축구는 과학이 아니다." - Part 2
영국 언론 Guardian 에 매주 라 리가 관련 칼럼을 기고하시는 Sid Lowe와의 인터뷰입니다. 질답 형식의 글도 아니고 뭣보다 내용이 너무 길어서 문장 연결을 위해 의역 좀 했습니다. 시간적으로 후달리는 것도 있고... 아무튼 감안해주시고 봐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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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드레스 이니에스타 : 축구는 과학이 아니다. 우리가 이러한 방식의 축구를 고집하는 건 우리에게 가장 잘 맞는 것이기 때문
"때로 축구가 인생의 일부분이 아닌 사람들도 있어요. 인생도 살아가다보면 다른 성격을 가진 사람들과 함께 하는 경우도 참으로 많죠. 축구도 마찬가지에요."
이니에스타는 단순히 선수들 개개인의 인식에 관하여 말한 것이 아니라 축구의 인식에 관하여 얘기한 것 같았다. 바르셀로나와 스페인은 편견을 깨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샤비와 함께 이니에스타는 펩의 지휘 아래 하에 (현재는 티토 지휘 아래 하에) 자신들의 축구 스타일을 구현해내었으며, 하나의 관념을 만들어내었다. 샤비가 이니에스타보다 더 강한 관념과 철학에 대한 확고한 의지가 있다하더라도 이니에스타도 별반 다르지는 않았다.
"샤비와는 여러 가지 부분에서 공통적으로 느끼고 있는 부분이 많아요. 그와 저는 같은 방식의 축구에서만 뛰어왔어요. 사람들이 바르셀로나나 스페인의 방식에서 뛰는 미드필더들을 애기할 때 샤비나 저를 언급해주실 때가 있어요. 샤비와 저는 그러한 면에서 많은 책임감을 느끼고 플레이를 해내가고 있습니다."
"유로 2008은 여러 가지 면에서 중요한 대회였었어요. 신체적으로 좋은 조건을 가진 선수들이 없어도 우승을 차지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준 대회였죠. 만약에 저희가 아닌 다른 방식의 축구를 구사하는 나라가 우승을 했었다면, 지금 시대의 흐름은 다른 방향으로 향하고 있었을 겁니다. 바르셀로나도 마찬가지에요. 언제나 철학을 가지고 있었지만, 타이틀과 트로피가 없이는 사람들에게 큰 의미로 다가가지 않아요. 하지만 바르셀로나는 불가능한 철학이 아니라는 것을 끝내 수 많은 타이틀과 트로피를 들어올리며 증명해내었어요."
철학에 관하여 얘기가 오고 가다보면 여러 가지의 의견들이 함께 나타난다. 바르셀로나가 자신들의 스타일이 성공을 향해가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생각한다면, 어떤 사람들은 그런 방식이 아니라 다른 방식으로도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믿고 있기도 한다. 또 어떤 사람들은 바르셀로나를 상대로 하는 몇몇 팀들의 플레이 방식이 비도덕적인 축구라고 얘기하기도 한다. 바르셀로나는 셀틱을 상대로 해서 84%의 점유율을 기록했음에도 불구하고 승리를 차지하지 못했다. 위에서도 얘기했듯이 지난 시즌 첼시와의 챔피언스 리그 준결승전과 너무나도 비슷한 경기 결과었다.
그 뒤에, 한 스페인 기자 호르디 알바에게 이 주제와 관련된 질문을 했다. '몇몇 팀들이 축구를 하길 원하지 않는다는 것이 참으로 안타깝지 않은가?' 라는 질문이었다. 이 기자는 마치 셀틱이 허용되서는 안 되는 짓을 경기 도중에 했고, 잘못된 행동을 했으며, 축구를 하지 않았다는 듯이 말했다. 이러한 반응들이 바르셀로나의 철학과 스타일 그리고 그들의 확고함에 관하여 반발을 일으키게끔 만들고 있다. 공격적인 방향성을 가지고 있지 않은 팀들의 축구를 인정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몇 달 전에 있었던 유로 2012에선 스페인이 지루한 축구라는 소리를 들었다. 이러한 반응 중 스페인 내에서 나온 반응 또한 있었다. 스페인이 반드시 승리를 거둬야하는 상황에 처한다면 지금보다 더 한 것을 (안 좋은 의미로) 할 거라는 뉘앙스의 비판론이었다. (역자 주 - 스페인은 유로 2008에서 보여줬던 것과는 정반대에 가까운 소극적인 경기 운영으로 유로 2012 결승전 이전까지 많은 비판에 시달렸다.)
"많은 사람들이 축구는 과학이며, 이런 식으로 플레이하면 너는 언제나 승리를 차지할 수 있어. 라고 말하고 있어요.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아요. 우리가 이러한 방식의 축구를 하는 이유는 이것이 언제나 승리를 차지할 수 있기 때문이 아니라 저희가 할 수 있는 축구가 이것밖에 없고, 이렇게 하는 게 저희에게 가장 잘 맞기 때문이죠. 또한 저희는 다른 방식의 축구를 해낼 수 있는 선수가 없어요. 사람들은 실리적인 축구에 관하여 얘기하고 있습니다. 글세, 저는 이렇게 말하고 싶어요. 우리에게 있어선 지금 하고 있는 축구가 실리적인 축구라고 말이에요. 저희는 이러한 방식으로 축구를 하는 것을 가장 좋아하고, 이러한 방식의 축구가 우리가 가장 승리를 거두기 좋은 방식이라고 믿고 있어요."
"스페인과 바르셀로나가 현재 보여주고 있는 축구만이 축구는 아니에요. 예를 들자면 역습을 활용하는 축구도 있죠. 많은 메리트가 있는 방식의 축구에요. 바르셀로나가 하고, 스페인이 하고 있는 방식의 축구만이 전부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여러 가지 방식과 스타일의 축구가 존재해요. 그리고 그러한 것들이 축구라는 스포츠를 원더풀한 스포츠로 만들어주는 거죠. 하지만 저희가 그러한 스타일의 축구를 하는 것은 쉽지 않아요."
유로 2012가 펼쳐지는 동안 비센테 델 보스케 스페인 감독은 스페인이 지루하다는 비난을 들어가며 팀을 이끌어갔다. 사람들은 스페인의 방식은 가치가 전혀 없는 것이며, 그런 식으로 우승해봤자 무슨 소용이냐는 비판과 비난만을 늘어놓았다. 결승전이 되서야 스페인은 그들이 할 수 있는 방식 중 가장 이상적인 방식으로 이탈리아를 4-0으로 꺾었다. 이니에스타도 인정했다.
"저희에게 필요한 것을 모두 안겨준 경기였어요. 그 경기는 완벽함 그 자체였죠. 볼을 빠르게 돌렸으며, 스피드와 전방으로 향해 들어가는 침투까지 모든 부분이 말이죠."
"사람들은 거의 불가능한 것들을 기준점으로 잡아놓고 퍼포먼스의 레벨을 판단하고 있어요. 하지만 때론 이러한 것들이 도움이 될 때도 있죠. 양날의 검과 같은 거에요. 때론 도움이 되기도 하고, 그렇지 못할 때도 있는 거죠. 축구도 어떻게 보면 비슷해요. 어떤 때는 자신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좋은 플레이를 할 때가 있고, 그렇지 못할 때도 있어요. 언제나 최고의 모습을 보여줄 수는 없는 겁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좋은 플레이나 원하는 플레이가 나오지 않으면 바로 의문을 가지기 시작해요. 이러한 반응들에 관하여 불만을 털어놓고자 하는 것이 아니에요. 스페인이 이렇게까지 오는데 걸린 시간은 무려 50년이라는 시간이 걸렸어요. 그리고 그렇게 시간이 흘러가면서도 항상 스페인이란 나라에 대한 기대치는 높게 잡혀있었죠. 제가 말하고 싶은 부분은 이거에요. 사람들이 때로는 어려운 상황을 맞이하면 원하는 방향으로 풀리지 않을 수도 있다는 걸 인정하지 않는다는 거죠."
이니에스타는 유로 2012 결승전의 MOM으로 선정됐다. 토너먼트에서 세 번째로 받은 MOM이었고 그러한 활약 끝에 올해의 유럽 축구 선수상을 받기도 했다. 그것도 리오넬 메시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라는 선수들을 제치고 말이다.
"수상을 한 것은 정말 특별한 경험이었어요. 크리스티아누와 레오 그 둘과 함께 그 자리에 선 것만으로도 제게는 상을 받은 것과 다름 없는 일이었는데 제가 상을 타버렸죠. 상을 주시는 분들이 제 플레이가 레오와 크리스티아누보다 위에 있다고 평가해주신 거죠. 터무니없는 일이죠. 정말로 사람들이 저를 존중해준다는 것은 느낄 수 있는 날이었어요."
발롱도르에 관해선 어떻냐라는 질문을 했더니 이니에스타는 웃음을 지었다. 그 미소는 체념한듯한 미소였다.
"발롱도르 시상식에 참여한다면 제가 아니라 그 어떤 선수라도 좋겠죠. 하지만 레오나 크리스티아누 둘 중 한 명 중 수상자가 나올 거라고 이미 확신하고 있어요."
"월드컵 우승과 유로 우승으로 이미 모든 걸 다 인정받고 받았어요. 그거면 충분합니다. 축구는 팀으로서 함께하는 스포츠에요. 그리고 우승도 모든 선수들이 다 함께 기쁨을 나누죠."
이니에스타는 잠시 뜸들이다 방긋 웃으면서 말을 이었다.
"하지만 발롱도르를 수상한다면 확실히 기분 좋은 일이 되겠죠."
이니에스타에게는 발롱도르를 받을 수 있는 시기가 최소 한 번은 더 남아있다. 바로 2014년 월드컵이다. 이에 관하여 이니에스타는 마지막으로 이렇게 말했다.
"다른 때보다 더 크고, 특별한 월드컵이 될 거에요. 왜냐면 브라질에서 열리는 월드컵이기 떄문이죠. 물론 두 번의 유로 우승과 한 번의 월드컵 우승 후에 그 어떠한 새로운 동기도 생기지 않을 거라고 생각할 수도 있어요. 하지만 그렇지 않아요. 새로운 도전은 하나의 선물이에요. 또 다른 트로피를 얻어내기 위해 새로운 목표를 가지고 또 다시 싸워나가는 거죠. 다시 한 번 월드컵 우승을 해낸다면 매우, 매우 특별한 일이 될 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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