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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Writing

제가 국대 얘기를 잘 안 하는 편인데

by 다스다스 2019. 1. 26.


오늘은 얘기를 하고 싶네요. 벤투의 대한민국이 보여준 모습이 바로 현대 축구의 흐름에 뒤쳐진 팀의 전형적인 모습이었다고 봅니다. 저런 축구를 하는 감독을 데려다놓은 건 아무리 봐도 선임 전에 축구 협회 측에서 감독에 대한 분석이 정밀하게 들어간 게 아닌 것 같은데 그 부분이 좀 의심스럽네요. 계약 기간이 아직 많이 남았고 준비할만한 시간이 짧았다는 건 감안해야하는 부분이지만 지금까지 보여준 모습만 가지고 평가했을 때 벤투라는 감독이 좋은 감독이냐는 질문에는 절대로 좋은 말이 안 나갈 것 같음. 지켜봐야한다는 소리도 안 나올 것 같고.


조별 예선 1차전부터 한국이 가지고 있는 문제점이나 조금이라도 개선되어야하는 점이 너무나도 뻔했고 그에 대한 대처가 어려운 편도 아니었고 토너먼트에선 조금 달라질 줄 알았는데 바레인 전이나 카타르 전이나 그냥 쭉 그대로였네요. 고집이 굉장히 센 감독이라고 하던데 이건 고집이 아니라 그냥 시대에 뒤쳐진 감독입니다. 단순 한 경기를 졌기 때문이 아니라 아시안 컵 쭉 봐오면서 굉장히 크게 느꼈음.



한국 경기 보면서 진짜 현대 축구에 뒤쳐졌다고 느낀 게


- 측면 자원들의 개인 기술 부족으로 인해 전진이 안 되니까 속도가 안 나고 (두 줄 수비에 대한 대응 부족 및 백패스, 의미 없는 횡패스 남발로 상대가 전혀 위협을 느끼지 않는 지역에서 무의미하게 볼이 돌아감)

- 전원이 기술적으로 좋은 선수들이 아닌데다가 아무리 봐도 한국은 측면이 강한 팀이 아닌데 지공으로 천천히 만들어나가면 이길 수 있다는 안일한 마인드가 문제가 되고 (상대에 대한 분석 부족과 현실적인 전력 파악 부족)

- 볼을 잃었을 시에 그 자리에서 바로 다시 볼을 탈환하려는 움직임보다는 일단 최대한 수비 라인을 뒤로 빼면서 전원이 다 같이 내려오니까 볼을 다시 되찾았을 때 그만큼 다시 전진해야되는 문제에 직면하고 (다시 위의 두 가지 사항을 필드 위에서 마주하게 됌. 약 10년 전에 바르셀로나, 맨체스터 유나이티드, 첼시 등을 제외한 나머지가 하던 축구. 체력 때문에 그렇다기엔 이게 몇 배는 더 힘듬. 장담할 수 있습니다.)

- 특히 미드필드나 풀백들이 주고받고를 동료들을 생각하면서 해주지 않으니까 어떤 때에는 패스가 너무 쎄서 못 받거나 미스나고 어떤 때에는 패스가 너무 약해서 못 받거나 미스나고 (마찬가지로 현실적인 전력 파악 부족, 감독의 지시사항 미흡)

- 뛰질 않으니까 당연히 크로스 시도가 많아도 공중볼 경합이나 루즈볼 경합 상황 자체가 적어서 저럴 거면 장신 포워드 (김신욱) 뽑지란 말이 절로 나오는 상황이 되버리고 (신태용이 계속 해설하면서 세컨드뽈 강조했던 부분)

- 뛰지도 않으면서 포지셔닝도 안 좋으니까 상대적으로 볼을 더 많이 잡는 팀임에도 더 실수가 많아서 체력 소모는 더 많아지는 아이러니함을 겪게 되고 (자연스럽게 대형이 무너지니까 수비 자체가 온 더 볼에 몰리는 모습이 자주 보임)



경기를 지배한다는 의미는 그만큼 상대가 우리 편의 골대에 가까이 오지 못하게 하고 우리가 볼을 소유하는 지점이 하프 라인을 넘어선 상태에서 최대한 상대 박스와 가까워야함과 동시에 상대가 볼을 그만큼 못잡게 하는 건데 벤투의 한국은 이런 거와는 굉장히 거리가 멉니다.


체력이 문제였다기엔 골 먹히니까 바로 달라지는 거 보면 감독의 지시 사항이 우선이었던 거 같고 애초에 체력을 문제 삼기에는 손흥민을 제외한 나머지는 그 부분에 포함될만한 것도 아니었다고 봄. 무엇보다 조별 예선부터 토너먼트까지 일관성있게 밀어붙인 것만 봐도 선수들이 지쳐있었다, 부상 선수들이 많았다라고 쉴드칠만한 단순한 문제가 아니었다고 확신합니다.


솔직히 이런 축구할 거였으면 직선적인 자원들을 교체로 잔뜩 넣을 수 있게 명단을 짰으면 이해라도 했을 것 같은데 그것도 아니었고.


K리그만 봐도 그렇고 다른 나라들 경기만 봐도 그렇고 대표팀이 가야할 방향은 이런 방향이 아니라 상대보다 많이 뛰면서 어느 지역에서든 수적 우위를 자연스레 가져가면서 카운터 어택 (단거리 역습) 의 비중과 효율이 높아지는 팀이 되는 게 장기적으로 경쟁력을 갖추기도 더 좋을 거라고 보는 편인데 이러한 실책을 벤투가 고쳐나갈 수 있을 지 없을 지 모르겠네요.


──


카타르가 비공개로 친선 경기도 많이 치르고 아시안 컵에 맞춰서 준비를 진짜 많이한 걸로 알고 있는데 그런 거 치고도 도저히 납득이 안 되는 경기였네요. 카타르 전뿐만 아니라 그냥 처음부터 끝까지 어느 거 하나 납득이 안 감... 진짜 다 봤는데 그 다 본 시간 누가 돈으로 보상해줬으면 좋겠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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