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약스보다는 토트넘이 체력 리듬이 더 좋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제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토트넘은 자신들의 축구의 효율성을 조금 더 끌어올려주는 선수들 (심지어 빠진 선수들 제외하고 뛰고 있는 선수들 중 중요한 선수들의 폼이나 체력 리듬마저도 안 좋았으니까) 의 빈 자리가 컸고 체력 리듬도 아약스보다는 훨씬 안 좋은 편이 아니었나 싶네요. 하지만 아약스도 마냥 안심할만한 단계는 아니라고 봄. 포체티노가 경기 중 대응이 그래도 가진 카드들을 살리는데 있어선 굉장히 좋은 편이었다고 보거든요.
다른 거 하면서 보느라 각잡고 본 게 아니라서 그렇게 기억에 남아있는 게 많지는 않아서 짤막하게 요약해보면
아약스의 감독 생각 이상으로 되게 좋은 감독인 것 같음. 그냥 단순히 틀을 잘 만들었고 홈, 원정을 가리지 않고 매력적인 축구를 한다는 것보다는 필드 위에 있는 선수들이 본인이 위치하는 곳이 변할 때마다 그에 맞게 자신의 역할을 아주 자연스럽게 가져간다는 건 그만큼 훈련 때 선수들에게 자신들이 하고자 하는 축구에 대한 관념을 잘 주입시키고 이해시키고 있다는 뜻이거든요. 유연함이 떨어지고 기용 방식이 경직되어있다는 느낌은 네덜란드 리그라는 한계를 감안하고 봐야하기 때문에 그렇게 과도하게 평가할만한 요소는 아니라고 보구요. 어차피 성적에 대한 부담감이 크게 다가오는 클럽에 가면 자연스럽게 시험받을 사항임. 아약스 경기를 10경기도 안 보긴 했는데 적어도 한창 포르투갈 리그 거의 다 챙겨보면서 보던 보아스의 포르투와는 다가오는 느낌 자체가 아주 다름.
개인적으로 아약스 경기 볼 때마다 굉장히 인상적인 선수를 딱 한 명만 꼽자면 데 용이나 데 리흐트 이런 선수들보다는 반 데 벡인데 이 선수가 아약스의 공수에 굉장히 크게 관여하면서 그 과정 속에서 필요로 하는 역할을 딱딱 맞게 해줍니다. 누군가가 저 위치에 있으면 좋을 것 같은데 하고 보면 이 선수가 대부분 있달까. 단순히 그가 종횡을 넓게 뛰면서 많이 뛴다고 쓰는 게 아니라 그가 가진 재능들 자체가 팀을 보조하는데 아주 적합하다고 봅니다. 많이 뛰면서 이런 보조를 위치를 가리지 않고 잘할 수 있는 선수들의 가치는 아마 점점 올라가지 않을까 싶네요.
허나 아약스는 한 가지 아쉬운 게 있다면 전체적으로 오프 더 볼을 시도하는 선수들을 놓치는 그림이 너무 많달까. 펩이 오늘 경기를 봤을 지 모르겠지만 봤으면 떨어진 거 정말 아쉬워했을 것 같음. 이런 팀 잡는 건 펩보다 잘하는 감독을 본 적이 없거든요.
토트넘은 애초에 오늘 나온 라인업이 그들이 낼 수 있는 최선이나 차선의 라인업이 아니라 그냥 있는 거 없는 거 다 짜낸 거라서 별로 평가할 여지는 없다고 보구요. 손흥민만 있었어도 꽤 달라질 여지는 있었을 것 같다 정도? 모우라는 한창 축구 많이 볼 때 브라질 리그에 있을 때부터 봐오던 선수였는데 브라질 리그나 유럽으로 넘어왔던 초장기의 모습을 거의 다 잃어버린 느낌. 퍼거슨이 부를 때 갔으면 미래 자체가 달라졌을텐데 선수 스스로도 좀 아쉬워하고 있지 않을까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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