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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Writing

잡소리 234

by 다스다스 2021. 2. 3.

 




0. 일단 좀 말씀드릴 게 있는데 이전에도 말씀드렸듯이 바르셀로나 매 경기 리뷰는 이제 안 합니다. 안 하는 이유는 여러 가진데 일단 제일 큰 건 메일 테러구요. 블로그 로그인제도 계속 유지할 생각입니다. 카톡이랑 연결할 수 있게 되서 조금은 편리해진 부분도 있으실 겁니다...



그리고 주말에 일이 있었는데 네이버 카페 바르셀로니스타엔 제 글 절대 퍼가지 말아주세요. 뒷담화 문제도 있지만 그 전부터 제 글 퍼가신 분들이 그 곳에서 의도치않게 피해를 보면서 문제가 됐던 곳이고 별로 엮이고 싶지 않습니다. 무슨 일이 있어도 거기엔 제 글 퍼가는 거 허락 안 합니다. 종종 글 퍼가는 거 물어보시는 분들이 계시는데 상업적 이용, 내용 변경, 일부 도용 등 이런 것들만 없으면 퍼가셔도 괜찮습니다. 링크는 꼭 걸어주세요.

 

 

 

 

1. 좋아하는 선수들의 공통점 그리고...



바르셀로나 선수들 제외하고 근래 제일 마음에 들었던 선수를 꼽으라면 데 브라이너랑 브루노 페르난데스인데 둘의 공통점은 수 많은 시도를 바탕으로 기회를 만들어 팀을 승리로 이끄려고 한다는 겁니다.



데 브라이너는 귀신 같은 빠른 판단력으로 본인의 장점을 살리는 쪽에 가깝다면 (판단만 빠른 게 아니라 동작도 빠름) 브루노는 영리하게 전후 상황을 판단하고 한 발 더 뛰는 쪽에 가깝죠. 당연히 체력 리듬이 망가지기 시작하면 후자는 눈에 띄게 영향력이 줄고 활약이 떨어집니다.



개인적으로 브루노는 체력 리듬이 한 번 망가지면 다시 궤도에 올라오는데 시간이 오래 걸리거나 크게 하락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하구요. 저번 글에서도 말씀드렸던 것처럼 징조가 좋지 않은데 솔샤르가 단기적인 관점과 성적에 욕심부리는 부분은 좀 조절할 필요가 있어보입니다. 데 브라이너 같은 경우도 대부분의 부상이 근육계 부상인데 잘 관리해야겠죠. 부상 빈도 수가 높아지면 동작이 서서히 느려지는 게 보일 것 같음. 아니면 특정 동작을 취하는 걸 꺼려하거나.



이 이전에 제가 좋아했던 선수들 대부분도 이런 쪽으로 두드러집니다. 네이마르, 바르셀로나 전후 시절의 산체스가 대표적일텐데 이 둘도 약간 차이가 있죠.



한 명은 종적인 반경으로 꺾는 게 본연의 기술로 안 되기 때문에 순간적으로 템포를 높일 때를 제외하곤 패스가 느리게 돌아가는 바르셀로나에서 어떻게 적응할까가 관건이었는데 오프 더 볼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고 주변 동료들을 활용하는 법을 터득하면서 한 단계 발전했고 그게 지금의 네이마르를 만들었다고 봅니다.



전 네이마르가 턴오버가 많은 게 절대 나쁜 게 아니라고 확신합니다. 오히려 네이마르가 전술적 중심인 팀은 그 여러 번의 시도가 어떻게든 하나하나 상대에게 위협적으로 다가갈 수 있도록 주변에 네이마르를 도울 특이한 선수들을 깔아주는 게 좋다고 봅니다. (EX - 기회 몇 번 주면 그 중 한 번은 무조건 꽂아준다던가. 오프 더 볼이나 경합이 무진장 좋아서 수비수들이 버리고 갈 수 없는 애를 네이마르에게 붙여준다던가. 풀백이 네이마르가 측면에 관여하는 비중을 줄여주던가 등등 방안이야 다양하겠죠.)



바르셀로나 시절 전후 산체스는 조금 다른 면모를 갖고 있었는데요. 일단 장단이 너무 뚜렷했죠. 왼발을 안 쓰는 게 아니라 써도 너무 못 쓰기 때문에 패스 미스가 너무 많았고 그걸 본인의 장점으로 상쇄해서 앞선에서 기여하는 유형에 가까웠습니다.



워낙 버티는 힘이 좋고 동료들의 공간을 보장해주는 오프 더 볼이 좋았고 수비 스킬이 포워드 기준이 아니라 그냥 선수로서 봐도 아주 좋았기에 가능했던 거죠. 칠레랑 아스날 시절 산체스의 공통점은 본인이 볼을 받는 지점을 본인이 선택할 수 있었다는 거죠. 바르셀로나 같은 경우는 그게 메시가 없을 때만 가능했으니 메없산왕이라는 얘기가 나왔던 거고.



기본 두 명을 달고 다녀도 90분 내내 뛰어다닐 수 있는 체력을 가진 선수였는데 본인의 장단에 따라 플레이 스타일이 조금씩 변해간 케이스라고 봅니다. 그 덕에 턴오버 머신이 된 것도 있구요. 세리에 가있던데 뭐하고 있나 모르겠네요. 세리에 1년에 한두번 볼까말까인데 얘 우디네세에 있을 때 10경기도 넘게 봤었음.




2. 메시



메시는 궤를 조금 달리합니다. 장발 시절 메시는 턴오버를 두려워하지 않는 전진밖에 모르는 측면 포워드라 봐도 무방한 정도였다면 (막을테면 막아봐 이런 느낌?) 펩을 만나고 효율성을 추구하면서 많이 변했고 지금의 메시가 된 거죠.



‘최대한 많은 볼 터치 속에서 (높은 지점에서 발로 볼이 많이 굴러가면 굴러갈수록, 좌우 측면이 활용이 잘 되면 잘 될수록 좋음) 최선의 판단을 내릴 수 있는 순간이 오면 지체하지 않고 실행에 옮긴다.’



지금껏 축구 정말 많이 봐왔지만 메시처럼 무게 중심이 낮으면서 방향 전환이 자유자재로 되는 선수는 본 적이 없습니다. 본인이 볼을 끌고 가는 방향과 반대 방향으로도 아무런 무리 없이 꺾이면서 볼을 발에 붙이고 있으니까요. 횡에서 종으로 꺾이는 것도 메시만큼 부드럽게 되는 선수는 본 적이 없어요. 거기다가 속도 조절도 지가 원하는 데로 되는 선수였으니.



근데 나이를 먹으면서 찾아온 막을 수 없는 변화 (신체적인 하락으로 인한 변화) 가 때론 독이 되기도 합니다. 한 번 시도해볼만한 것도 멈추거나 (대다수의 팬들이 지적하는 긴 거리를 공략하는 역습 찬스) 본인이 내주고 못 따라갈 것 같으면 그냥 아예 주지도 않고 (침투하는 선수나 원투 받아줄 선수가 눈에 보여도 시도 안 하는 모습을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볼을 잡아버리거나 하죠. 수비도 똑같습니다. 경험이 쌓이니 본인이 무조건 관여해야하는 게 아니면 철저하게 효율적으로 뜁니다.

 

 

 
본인이 잃은 게 많은 데도 워낙 효율적으로 잘하니까 상대가 공간을 안 내주거나 겹겹이 수비로 효율을 죽이려하죠. (1차 수비 하는 선수가 스탠딩으로 들어가면 2차 수비수가 다음 경로를 막는 수비 방식을 각 팀들이 그에 맞게 개량해서 쓰죠.) 그래서 어차피 투자를 제한적으로 할 수밖에 없다면 (돈은 무한이 아니니까) 철저하게 메시 위주로 남은 몇 년을 달리는 게 최선이라 생각했던 거고 전 아직도 그게 맞다고 봅니다.



이번이 바르셀로나에서의 마지막 시즌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겠지만 이렇게 궤를 달리하는 선수는 보는 것 자체가 즐거움이라 생각해서 그냥 눈에 많이 담아두고 싶네요. 쿠만이 그냥 우측면 투자 몰빵으로 승부 보는 것도 보고 싶은데 의외로 적당한 선에서 선수들의 장점을 살리면서 동시에 밸런스를 잡으려 하는 거 같아서 모르겠습니다.



이니에스타를 제일 좋아하지만 메시를 팬으로서 봤다는 건 정말 행운이라고 생각합니다.




3. 그리즈만



좋아하는 선수 중 한 명 (굉장히 특이한 유형이라 좋아합니다.) 이지만 전 이 선수를 전술적 중심으로서의 가치는 그렇게 높게 보지 않습니다. 제가 애타게 원했던 것도 현재 메시의 조력자로서 최고라고 봤기 때문이지. 다음을 이어줄 수 있는 재능이라고 봤기 때문이 아닙니다. 메시 이후 몇 년을 책임지는 게 그리즈만이라면 감독이 지금보다 필드를 훨씬 더 넓게 통제해야한다고 생각하고 관리에도 어느 정도 능한 감독이 와야겠죠. 한 마디로 감독빨이 생각보다 커야 된단 뜻이구요.



퍼스트 터치의 기복이 생각보다 있는 편이고 볼의 세기가 어느 정도냐를 논하기 이전에 오른발로 받을 때는 거의 터치가 튑니다. 그래서 본인도 알고 바로 뛰죠. 이미 후속 동작을 생각하고 있다는 건데 그래서 종종 끝까지 뛰다가 슈팅 각도가 안 나올 때가 꽤 있습니다.



계속 왼쪽에서 뛰게 된다면 상대가 발의 방향을 의식한 수비를 들고 나올 수도 있는데 그럼 지금보다 효율이 떨어질 겁니다. 발베르데 때처럼 노골적으로 오른발 사용을 강요하는 상황은 아니긴 합니다만 (아예 측면에 박혀서 볼을 받는 빈도 수는 발베르데 때랑 비교하면 적은 편입니다.) 난이도가 서서히 올라가기 시작하는 시기가 가까워졌기 때문에 쿠만이 한 번쯤 고민해봐야 할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전 여전히 메시의 조력자로선 아주 좋은 선수라고 생각하고 실제로 전 시즌에 비하면 필드 위에서 메시를 이해하고 그에 맞춰 뛰는 것도 많이 좋아졌다고 봅니다.




4. 싫어하는 선수들



감정적으로 싫어하는 선수들이야 당연히 있지만 보통 축구를 볼 때 싫어하는 유형은 크게 두 가지입니다.



- 판단도 느린데 선택지도 대부분 구더기 같은 선택지만 고르는 선수
- 시야가 좁거나 본인의 장단 등등 때문에 책임회피성 패스를 남발하는 선수



이런 선수들은 필드 위에 있는 게 도움이 되는 경우도 있겠지만 중요한 상황에는 필연적으로 방해가 됩니다. 시즌이 길어질수록 후반기에 하락세를 타는 팀들은 이런 유형의 선수들이 있나 없나를 관찰하는 것도 괜찮은 방법 중 하나입니다.




더 쓰려고 했는데 티스토리 어플이 렉이 돌았네요. 모바일을 더 많이 쓰는데 가끔 글쓸 때 렉이 미치게 걸리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 놓고 돈 버는 건 너무한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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