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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Writing

쿠만이 좌우 밸런스에 집착하는 이유

by 다스다스 2021. 2. 4.

 


메시가 필드 위에 있는 걸 최대한 활용하려고 하기 위해서입니다. 발베르데나 세티엔은 메시가 알아서 해결하기 위해 모든 선수들을 메시의 공간을 보장해주기 위한 보조자로 초점을 맞췄다면 (메시가 볼을 잡기 전까진 그 누구도 오프 더 볼을 안 함. 그에 반면 쿠만은 상대적으로 패스 앤 무브가 많아졌죠.) 쿠만은 반대로 접근하고 있다고 보시면 되는데요.



시즌 초반 좌측면에 메시와 세르지, 부스케츠를 제외하고 모든 역랑을 몰빵했던 것 (파티, 쿠티뉴, 알바, 데 용) 도 지금의 기용 방식도 대부분의 선수들의 온 더 볼이 떨어지는 걸 (일시적으로는 가능할 지도 모르나 90분 내내 수비수들을 끌고 다니는 게 가능한 선수는 메시밖에 없음. 그래서 사실상 이지선다인 쿠티뉴에게 최대한 많은 동료들을 붙여준 거죠.) 감안하고 상대의 수비 방식을 최대한 분산시키거나 (오프 더 볼이 많아졌으니까요.) 메시 쪽으로 몰리거나 바라보도록 유도해내고 있는 겁니다.

 

 

(메시는 필드 위에서 가장 많은 선택지를 갖고 뛰는 선수다. 그가 나이를 먹었음에도 여전히 전술적 중심인 이유이며 좋은 동료들이 있다면 더 좋은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이유기도 하다.)




 

모든 팀들은 공격 방식이 전술적 중심의 장점에 맞춰져있기 마련인데 바르셀로나 같은 경우는 메시가 볼을 받는 지점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개인적으로 지금보다 더 상대 박스에 가까운 곳에서 받아야한다고 생각합니다만 (쿠만이 어떤 식으로든 조정해야한다고 생각합니다. 불안요소 중 하나. 이건 다른 의미로 말하면 지금보다 상대를 더 몰아넣어야 한다는 건데 상대적 약팀 상대로 최대한 시도해봐야 한다고 봅니다.) 지금처럼 우측면이나 우측면 하프 스페이스, 중앙에서 볼을 받았을 때 상대 수비수들은 기본적으로 메시를 쳐다봅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게 메시는 웬만하면 상대 수비수들을 앞에 두고 볼을 받습니다.



그리고 다지선다를 걸죠.



- 횡드리블을 치다가 종으로 꺾어버릴 지 (어디서 꺾을 지 모르니까 계속 쳐다봐야됌)
- 직선으로 뚫고 들어가서 상대 수비수들 중 한 명이라도 우측면으로 빠지게 할지 (마찬가지로 갑자기 어디서 횡으로 꺾을 지 모르니까 계속 쳐다봐야됌)
- 그냥 45도 방향에서 원투 패스를 활용하거나 그대로 드리블을 쳐서 박스를 공략할 지 (한 박자 빠른 슈팅 타이밍이나 그리즈만, 페드리, 알바, 데 용, 부시 등등을 두고 하는 원투 패스 같은 거 생각하시면 될 것 같네요.)
- 횡드리블을 치다가 좌측면으로 주거나 앞으로 내줄 지 (메알단, 그리즈만, 브레이스웨이트, 지금은 못 뛰고 있는 파티, 쿠티뉴 등등)
- 아니면 한 번 쉬어가거나 등등등



자주 나오는 메알단이나 오늘 그리즈만 첫 골이나 추가 시간에 넣은 두 번째 골 같은 경우도 보면 어디로 갈 지를 모르는데 (갑자기 멈추거나 갑자기 종이나 횡으로 꺾으니까) 공간을 열어주면 바로 직진할 게 뻔하니까 상대 수비수들의 시선이 메시한테 다 쏠리는 겁니다. 그라나다도 별 다를 거 없이 수비 했죠. 1차 수비수가 스탠딩으로 최대한 수비하면서 태클도 웬만하면 스탠딩 태클로 들어가고 (슬라이딩으로 들어갔다가 허공에 태클하거나 제껴지는 순간 메시한테 공간이 열리니까요. 이게 제가 측면의 메시를 지독하게 반대하는 이유입니다. 거기서 뛰면 슬라이딩을 들어가도 상대 입장에선 수비할 수 있는 여유가 있어요. 스탠딩으로 들어가도 상대적으로 더 거칠게 들어갈 수 있죠.) 뒤에 한 명이 뚫리면 바로 반응할 수 있게 움직이고 나머지도 볼을 잡고 있는 메시만 보고 있었습니다.



예전에 썼던 글도 있지만 (모바일이라 링크가 안 걸리는데 하나하나 풀어본다...... (장문 주의) 이 글 보시면 됩니다. 이미지 만들고 글쓰고 있었는데 나갈 일이 생겨서...) 메시에게 상대 선수들의 시선이 몰리거나 메시한테 여러 명의 수비수들이 근처에 가도록 유도하는 걸 쿠만이 잘 이용하고 있습니다. 이제 후반기가 시작됐기 때문에 상대 팀들은 다른 대응 방식을 들고 오겠죠. (특정 지점에서 압박을 빡세게 한다던가. 후방 선수들의 패스 경로를 유도하는 전방 압박을 한다던가 등등 이것도 방안이야 다양하겠죠. 팀마다 가진 게 다르니까요.)



이게 가능한 이유는 연쇄적인데 페드리가 좌측 미드필드로 경험치를 먹으면서 자신감이 붙었고 그 작용으로 데 용이 우측 미드필드로 뛰면서 부스케츠가 패스 앤 무브를 하는 상황을 최소화 시켜주면서 동시에 패스 루트를 하나 더 만들어줬고 메시가 하프 라인 전후 지점에서 긴 거리를 공략해야하는 과정을 많이 줄여줬습니다. 거기에 상대적으로 기존보다 모두가 더 많이 뛰는 팀이 되니 그리즈만이 좌측면에서 뛰어도 선수비 마인드로 언제든지 좌측면으로 뛰어갈 준비를 하지 않아도 됩니다. 이건 데 용도 마찬가지구요. 그래서 그리즈만 같은 경우는 터치 라인에 붙어있는 경우가 있어도 볼을 만지는 지점은 횡으로 길거나 종종 좌측면 하프 스페이스에서 받을 때도 있죠.



이제 문제는 크게 봤을 때 네 가지입니다.



- 결국엔 온 더 볼이 필요한 시점이 온다. 왜냐면 메시를
제외한 나머지가 해결 못해주는 경기는 필연적으로 오니까. 대응 방식이 새롭게 나오는 시기이기도 하고 전력이 비슷하거나 살짝 떨어지는 팀을 많이 만나는 시기기도 하니까. 과연 메시의 체력 리듬을 시즌 끝까지 높은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을까? 아니면 지금보다 더 좋아질 가능성이 있을까? 결국 메시가 어떻게든 골을 넣어서 해결해줘야하는 경기는 온다.



- 측면 공간에서 승부를 보는 팀을 상대로는 한계가 있을 거다. 알바는 여전히 반대편에서 날아오는 크로스나 롱패스에 대응이 안 되고 원온원 수비에서의 판단력도 역시 좋지 못하다. 반대편도 마찬가지다.


센터백을 봐도 랑글렛은 커버 범위가 넓어질수록 습관적으로 손을 쓰고 움티티는 몸을 확 꺾는 동작이나 빠르게 넘어오는 볼에 대한 반응이 안 되는 것 같다. (경기 감각이 떨어지면서 포지셔닝 자체가 후져진 것 같기도 하고 여전히 부상을 염려하는 것 같기도 하고 뭔가 시한폭탄임. 전 여전히 멀쩡한 움티티는 좋고 싫고 이전에 바르셀로나에 필요한 존재라고 생각합니다.)



- 메시는 쉴 수 없다치면 부스케츠와 데 용, 페드리의 체력 리듬은 지금부터라도 조절해야한다. 프야니치에게 기대하는 건 데 용의 파트너로서의 가능성과 부스케츠를 밀어낼 수 있는 경쟁력이지. 부스케츠와 비슷하거나 떨어지는 수준의 모습이 아니다. 습관적으로 우측면만 보는 버릇과 패스 앤 무브가 안 되는 건 적응기라고 넘어갈 게 아니라 그의 문제다. 가만 보면 부스케츠와 단점을 어느 정도 같이 공유하고 있다. 자랑이라는 킥력도 롱패스하는 거 보면 전혀 자랑거리가 아니다. 그렇게 느린 롱패스는 체력 리듬이 박살난 시기의 라키티치도 했다. 과연 그의 후반기는?



- 뎀벨레의 좌측면 기용은 이제라도 선발로 시도해봐야 하지 않을까? 기대는 안 하지만 재능의 크기를 확인하려면 (이미 어느 정도 봤지만) 결국은 마주해야할 문제다.




페드리, 아라우호, 파티 등에게 과도한 짐을 주는 건 감독으로서 해선 안 된다고 생각하구요. 전 페드리 이렇게 많이 뛰는 거 개인적으로 굉장히 우려스러움. 다음 시즌에 탈날 위험이 있음. 이런 기용 빈도만 빼면 쿠만이 어린 선수들을 이끄는 방식은 아주 올바르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어떤 성적을 낼 지는 모르겠지만 자신과 맞는 방식의 팀에선 다를 거다라는 걸 조금은 보여주고 있어서 다행입니다. 잘하든 못하든 1년 정도는 더했으면 좋겠네요. 반 할 2기처럼 뭔가 남겨두고 가긴 할 것 같음. 다음 감독을 잘 뽑으면 시너지도 있을 것 같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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