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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Writing

10백 부수는 법은 장점 살리기

by 다스다스 2010. 12. 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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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바르셀로나의 다득점 행진은 정말 놀랍다. 누가 막을 수 있을까? 싶을 정도다.
뭐, 물론 가장 최근에 치뤄진 빌바오 전에서 무승부를 거두긴 했지만 일단 글을 이어가겠다.
바르셀로나가 다득점 승리를 거두는 데 있어서 가장 큰 영향을 끼친 건 과연 뭘까?

개인적으로 가장 크다고 보는 건 바로 전방 압박이라 생각한다. 과르디올라의 바르셀로나는 시즌 초반에만 하더라도 수비적인 팀들을 상대로 답답한 모습을 계속해서 보여왔다. (리가 에르쿨레스 전, 마요르카 전, 챔스 루빈 카잔 원정, 최근에는 코파 델 레이 빌바오 전) 점유율은 9대1에 가깝게 갈 정도로 압도적임에도 불구하고 경기는 답답함의 끝을 향해 달려가는 그런 형태의 경기가 어느정도 있었다.

그런 팀이 불과 몇 개월 만에 그 어떤 팀을 만나도 질 거 같지않은 느낌을 주고 거기에 실제로 상대팀을 박살내버리는
팀으로 변모한 가장 큰 이유는 뭘까?

위에도 언급했듯이 전방 압박이라 생각한다.

자, 이제부터 설명을 해볼까 한다.

1. 바르셀로나를 상대하는 팀들의 9할은 10백 축구를 들고 나온다. 그게 무조건 무승부를 거두기 위한 방편이건, 또, 이기기 위한 하나의 방편이건간에 대부분이 10백 축구를 들고 나온다. 즉, 수비적인 형태의 모습을 보임과 동시에 몇 번 안 나는 역습 찬스를 빠르게 처리하는 지나치게 실리를 추구하는 축구다. 바르셀로나는 이런 축구를 구사하는 팀들을 상대로 좋은 모습을 보여줬던 적이 거의 없었다.

그런 그들이 지금은 달라졌다. 극단적으로 수비적인 형태의 모습을 보이는 팀들을 상대로도 그들이 평소에 보여줬던 모습들을 최근 들어선 굉장히 자주 보여주고 있다. 거기다 다득점을 기록하는 경우가 굉장히 잦다.

자, 왜 이렇게 됐을까?

먼저, 아리고 사키의 말을 인용해보기로 하자.

"역습을 통한 공격 찬스를 더욱 많이 만들어내기 위해서는 볼을 높은 지점에서 빼앗아낸 후 단거리를 단시간에 공략해야 할 필요가 있다. 미드필드 지역에서의 압박이 성공하는 횟수가 많으면 많아질수록 역습에 의한 공격찬스도 비례적으로 늘어나게 된다는 의미다."

여기서 최근 바르셀로나의 쓰리 톱의 전방 압박이 가져오는 메리트가 얼마나 큰 지 알 수 있다.

전방 압박으로 볼을 끊어내는 지점이 굉장히 높은 지점이다보니 상대의 역습은 차단되고 그와 동시에 바르셀로나는 빠른 시간내에 볼을 되찾고 좋은 공격 찬스를 다시 가지게 된다는 소리다. 여기에 역습 찬스를 활용해 골을 기록할 때도 종종 있고, 굳이 이게 빠른 역습으로 이어지지 않더라도 기본적으로 볼을 상대에게서 빨리 탈취해냄으로써 상대의 역습 찬스를 아주 효과적으로 차단해버림과 동시에 공격 찬스가 주어진다는 것. 쉽게 말하자면 일석이조의 효과를 얻는 셈이다.

물론, 이게 어느 때나 적용되는 불변의 진리는 아니다. 그러니까 몇몇 경기에선 바르셀로나가 원하는 결과를 얻지 못했던 것이기도 하고말이다. 거기다 실제로 바르셀로나를 상대하는 팀들의 9할이 10백 축구를 구사한다고 해도 수준이란 게 존재하기 마련이다. 지난 시즌 인테르, 그리고 가깝게는 루빈 카잔이 보여줬듯이 역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 빠르게 다시 자기 자리를 잡고, 다시 공간을 없애는 수비 방식을 유지해나가는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런 모습을 10백 축구를 구사하는 팀들 대부분이 보여주는 게 아니다. 이렇게 몇몇팀들의 이런 기계 같은 전술적 움직임들이 시즌 전체에 걸쳐 굉장히 골치를 아프게 하는 데, 여기서 바르셀로나가 최근에 잘해나가고 있는 부분 하나를 더 짚어보기로 하자.

2. 위에도 말했듯이 바르셀로나는 상대의 역습을 빠르게 차단함과 동시에 수비적인 팀을 상대로 효과적으로 공격 찬스를 얻을 수 있는 방법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여기서 다시 한 번 난관에 봉착하게 된다. 바로 공수전환 속도가 굉장히 빠르거나 (위에 설명한 거처럼 기계 같은 전술적 움직임 - ex) 루빈 카잔, 에르쿨레스) 공격 의지가 거의 또는 아예 없는 팀 (09-10 시즌 챔피언스 리그 4강 1차전 후반 막바지, 4강 2차전 인테르)을 만나면 니들이 어쩔 건데? 라는 의문을 가지게 된다.

그렇지만, 바르셀로나는 최근에는 이 부분 또한 완벽하게 해결해나가고 있다. 바로 바르셀로나만이 가지고 있는 최대 장점을 활용한 공략법이다. 기술적 레벨이 그 어떤 팀보다도 뛰어난 바르셀로나는 이 부분을 2대1 패스나 삼각 패스 넓게는 팀 전체의 완벽한 패스워크를 통해 극복해나가고 있다.

다른 팀들의 경기를 보면 자주 안 나오는 게 2대1 패스나 삼각 패스를 통한 골인데 최근 바르셀로나는 이런 형태의 골을 정말 많이 보여주고 있다. 이제야 시즌 중반에 가까워진 시점인데도 불구하고 바르셀로나가 2대1 패스나 삼각 패스로 골을 기록한 횟수는 정말 많다. 최근 바르셀로나가 펼쳤던 경기 중 오사수나와의 경기를 제외하면 나머지 경기들에선 2대1 패스나 삼각 패스를 통해 골을 기록하려는 움직임이 굉장히 많다는 걸 느낄 수 있다. 바로 이 점이 최근 바르셀로나가 잘 나가는 이유 중 하나다.

3. 물론, 바르셀로나가 가지고 있는 장점들을 매 경기마다 완벽하게 살려서 상대를 공략해낼 순 없는 법이다.

실제로도 에스파뇰 전에서 대승을 거뒀음에도 불구하고 빌바오 전에서 무득점 무승부를 거두지 않았나.
여기엔 주전과 비주전의 격차도 존재하고, 메시나 챠비, 이니에스타 같은 선수들의 존재감이 너무 크기도하고, 선수들 몸상태, 체력도 고려해야하고 등등 여러 가지 복합적인 이유들이 깔려 있는 법이니까 말이다.

하지만, 안 좋은 결과를 얻었었던 경기들을 봐보면 좋은 결과를 얻었었던 경기에서 나타난 모습들이 잘 안 보인다. 그리고 쓸데없이 볼을 돌리는 장면이나 누가 봐도 답답할 정도로 단조로운 공격 패턴 등이 자주 나타난다.

결국, 필자가 하고자 하는 얘기는 바르셀로나가 10백을 부수는 키워드는 세트피스, 넓게는 단점 메우기가 아니라는 소리다. 이 글에 설명한 두 가지의 이유말고도 바르셀로나라는 팀이 가지고 있는 무기는 많다. 실제로 많은 사람들이 알고 있는 부분이다. 결국 바르셀로나라는 팀이 가지고 있는 무기들을 최대한 활용할 줄 알면 10백을 부술 수 있다는 소리다. 최근 바르셀로나가 그것을 결과로써 증명해주고 있지 않나.

바르셀로나가 그동안 10백을 상대로 무기력하거나 바르셀로나가 꾸준히 보여줬던 강한 모습을 못 보여줬던 가장 큰 이유는 자신들의 장점을 살리지 못한 것 + 비주전 선수들이 주전 선수들의 공백을 적절하게 메우지 못한 것이지 단점을 메우지 못해서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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