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가 필드 위에 있을 때 아르투르가 왼쪽으로 가고 오른쪽에 측면 플레이에 대한 이해도가 높은 선수를 배치하는 게 발베르데가 메시를 최대한 편하게 해주기 위한 어쩔 수 없는 선택 (그래서 라키티치의 혹사를 살짝이나마 이해한다고 여러 차례 언급했었던 적이 있습니다.) 이라고 봤는데 메시가 없을 때도 미드필드를 반대발로 기용하더라구요. 이게 루쵸처럼 쓰리톱의 파괴력과 그들의 체력, 공간을 보장해주기 위한 선택같지는 않아보이는데 (당연히 지금 바르셀로나는 쓰리톱이 강한 팀이 아니니까) 반대로 쓰리톱의 파괴력이 너무 떨어져서 미드필드들의 침투나 개인 능력을 적극적으로 활용하기 위함이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무리 봐도 너무 떨어지는 양 측면을 미드필드로 최대한 보조하는 느낌인데 사실 시즌 초반 그림을 봤을 때 펩 과르디올라와 비슷하게 지배력을 극으로 끌어올릴 것 같았던 발베르데가 오히려 루쵸의 연장선 느낌으로 팀을 이끌어나가는 모습은 살짝 의외입니다.
체력 관리에 신경쓰는 것도 요런 면이 크지 않을까 싶은데 요런 식으로 간다고 가정한다면 아르투르가 지금보다는 더 측면 관여나 측면 플레이에 대한 적응력이 올라가야할 것 같아요. 여전히 이런 면에서는 부족하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일단 아레냐는 이런 면에서는 합격선은 충분히 통과했다고 보입니다. 부스케츠가 거의 오른쪽 커버링 위주로 움직였거든요.
뎀벨레가 기존에 비해서 치달의 빈도 수도 올라가고 중앙에서 드리블을 시도하는 빈도 수 자체도 높아졌는데 공간이 많이 날 때 자신이 제압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었는 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굉장히 좋았다는 거. 메시한테 가르침을 받는다는 느낌도 드는 게 수비가 몰릴 때 선택지가 확실히 나아졌어요. 조금씩 개선이 되는 것 같은 느낌? 일단 슈팅페이크의 비율이 엄청 줄어들었다는 건 긍정적으로 바라볼만한 여지가 있다는 뜻이구요. 볼을 잡았을 때 가져갈 수 있는 선택지가 많아지면 그만큼 수비들이 속는 빈도도 자연스레 올라갈 거구요. 여전히 그 이적료와 그 기대치를 감안하면 불만족스럽다에 가까운데 쿠티뉴보다는 확실히 한 경기, 한 경기를 치를 때마다 발전하는 게 빠르고 폭이 크긴 합니다. 부상이 리듬을 망치는 일만 없으면 좋겠네요.
쿠티뉴는 제가 축구 얘기를 자주하는 리버풀 광팬분이 기복이 굉장히 심하고 부상 이후에 폼이 올라오는 게 굉장히 더디다는 얘기를 해줬었는데 그런 걸 감안해도 이제 슬슬 잘해줘야할 시기라 걱정이 살짝 되긴 하네요. 발베르데가 티테하고 한 번 얘기를 해보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되지 않을까. 오른쪽이야 메시가 조금 더 넓게 뛰면서 어떻게든 한다지만 왼쪽이 이 모양이면 결국 토너먼트가서 또 빅클럽들의 대응책에 고전하거나 한 방 크게 먹을 느낌이라.
알바는 메시가 없을 때 본인이 주도적으로 뭔가 하려는 그런 모습이 종종 보이는데 요건 긍정적인 모습이지만 길게 넘어오는 볼이나 공중볼 경합이 떨어지거나 머리 위로 넘어가서 아예 대응이 안 되는 건 고질적인 약점이라 어쩔 수가 없음. 이거 때문에 알바가 수비를 못한다고 하는 거.
수아레즈는 넣어줘야할 때 못 넣어주는 게 많아지다보니까 진작에 상대가 포기해야할 경기도 접전 양상으로 가는 그림이 시즌 초반부터 상당히 많다는 느낌이죠. 당연히 바르셀로나 정도 되는 클럽의 주전 포워드라면 이것보다 기복이 더 줄어들고 잘해주는 게 맞다고 보는 편. 쿠엘라르랑 신경전하는 게 언론에서도 꽤나 많이 다뤘던데 뭐 별로 논란 거리라는 생각은 안 듬.
말콤은 뭐 늘상 그렇듯 경기를 여러 차례 어느 정도의 플레잉 타임이 보장된 상태에서 뛰어봐야 이 선수는 어떤 선수구나를 감잡을 수 있지 않을까요. 사실 축구 좀 본다는 일반인이 봐도 경기 감각이 떨어져있다는 느낌이 너무 강해서... 거기다 못하면 기회가 안 올 거란 심리적 압박이 분명 있을 테고 그게 필드 위에서도 보여요. 의욕 과다 + 뭔가 하고 싶다는 표정. 앙고판 포워드 느낌인데 앙고보다 기회는 더 없으니 뭐.
슬슬 올라오는 느낌이라 비판적인 시선과 우려와 다른 방향으로 가는 것 같아서 다행이면서 아레냐, 아르투르를 단기적으로, 장기적으로 어떤 식으로 쓸 지 지켜보는 것도 향후 바르셀로나를 보는 또 다른 재미가 될 것 같네요. 아레냐 같은 경우는 자신감이 붙는 계기나 자신의 출장 기회가 고정으로 박힐만한 계기가 한두번 정도 있으면 더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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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아텡이 왔던데 다양한 선택지가 없었으니까 그 안에서 나름 합리적인 선택을 한 것 같네요. 얘기도 안 나왔던 선수가 오고 소식이 나오면 바로 오피셜뜨고 처리가 빠른 거 보면 보드진이 요 근래 언론에 흘리지 않고 일을 조용히 잘 처리한다는 느낌은 있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