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Football/Writing

잡소리 58 (부스케츠 이야기)

by 다스다스 2019. 4. 22.


부스케츠의 장점이라 하면 팀의 하프 라인 아래에서의 볼을 내보내는 작업 또는 하프 라인을 넘나드는 부근에서의 기술적인 우위를 바탕으로 해 안정적인 볼 소유와 남들보다 한 박자 빠르게 판단해서 미리 자리를 잡아 볼의 흐름을 파악해서 팀의 공수 양면을 지원하고 기여하는 천부적인 포지셔닝 그리고 이런 능력들을 바탕으로 팀의 공격 작업을 자신을 거쳐감에도 불구하고 간결하고 안정적이면서 빠르게 지원해줄 수 있다는 데에 있습니다. 그래서 부스케츠는 온 더 볼 상황에서의 역할이 많아지면 안 되고 보조자에 가깝게 뛰어야합니다.


사실 부스케츠는 지금 메시와 같이 바르셀로나에 좌우 전환이나 볼이 어디에 있어야하는 지를 보고 그에 맞게 판단하는 볼의 흐름을 볼 줄 아는 선수이자 고정적으로 기여를 하고 있는 선수지만 그 역할에 적합하지는 않습니다. 종으로든 횡으로든 포지셔닝을 넓고 길게 가져갈 수 있는 선수가 아님은 물론이고 측면 플레이가 자연스럽지도 않거든요. 거기에 공수 전환에 있어서 그렇게 메리트가 있는 자원도 아니구요. 심지어 동일한 조건이나 불리한 조건에서 경합이 이뤄질 때 경합에 강한 편도 아닙니다. 그냥 바르셀로나에 그런 걸 고정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선수가 메시 말고는 없기 때문에 강제로 하고 있는 쪽에 가깝죠.


부스케츠가 바르셀로나에게 주던 이점과 그가 선수로서 굉장히 메리트가 있었던 건 자신이 경기 운영에 직접적으로 관여하지 않으면서 후방에서 의도적으로 볼의 방향을 유도하거나 강한 압박과 바르셀로나 전용 맞춤 대응책으로 조질려고 나올 때 본인의 기술적인 우위와 포지셔닝 그리고 주변 선수들을 활용해서 '실책성 플레이가 거의 없이' 앞선에 (정확히는 챠비나 알베스에게) 볼을 내주고 다시 본인은 후방으로 내려가서 측면과 챠비, 이니에스타 등을 지원해주는 대형을 만들어주는 거 이거입니다. 거기다 우측면에서의 영향력을 잃어버리지 않았던 메시까지 있었으니까요.


허나 챠비가 나가고 알베스가 나가고 우측면에서의 영향력을 발휘를 못하고 있는 경기가 압도적으로 많아진 메시가 있는 지금의 바르셀로나는?


부스케츠는 볼을 잡고 누군가에게 내줘도 메시가 아니면 다시 본인이 돌려받으며 그 덕에 자연스럽게 평소보다 높은 지점에서 볼을 잡고 내보내는 작업을 이행하게 됩니다. 라키티치나 비달은 오른쪽 미드필드로 나오건 왼쪽 미드필드로 나오건 어느 쪽에서든 이런 영향력을 낼 수 없는 선수들이니까요. 아르투르 또한 고정적으로 기여를 못하고 있는 상황이구요.


이로 인해서 부스케츠는 하프 라인을 넘어선 지점에서 포지셔닝을 굉장히 많이 가져가게 되는데 결국 평소보다 자신이 종적으로나 횡적으로나 움직여야되는 범위가 넓어지다보니까 자연스럽게 실책이 늘어나게 됩니다. (간결한 작업과 보조를 바탕으로 남들보다 한 박자 빠르게 판단해서 이미 우위를 잡고 경합을 이겨내는 타입인데 그게 아니니까 당연히 실책이 늘어날 수밖에...) 심지어 더해서 신체 능력의 저하는 물론이고 플러스로 본인의 체력 소모가 수동적으로 일어나는 경우가 기존에 비해서 말도 안 되게 많아지다보니까 자신이 보지 못하는 공간에서 기습적으로 볼 탈환을 노리고 들어오는 선수들을 아예 보지 못하는 경우가 압도적으로 늘어났습니다. (근래 부스케츠를 보면 뒤에서 자신을 노리고 들어오는 선수들을 사전에 미리 인지를 못하거나 아예 모르고 있어서 뺏기는 경우가 정말 많아졌습니다.)


근데 또 측면 선수들은 올라갈 수밖에 없으니까 비달이나 라키티치를 무조건 쓰는 겁니다. 지금 그런 측면 지원이 자연스러운 미드필드는 이 둘밖에 없으니까요. 라키티치도 사실 바르셀로나에 합류한 첫 시즌과 비교하면 모든 면에서 굉장히 떨어져있어요. 여전히 좋은 선수고 메시의 기이한 포지셔닝을 유일하게 이해하고 있고 지금 바르셀로나에 만능으로 기여할 수 있는 보조자지만 분명히 그 이상은 될 수 없습니다. 아마 아르투르가 지금보다 더 성장하고 데 용이 합류하기 시작하면 가치가 조금씩 내려갈 거에요. 제가 일전에도 말한 적이 있는데 아르투르가 가진 기술로 비달이나 라키티치가 하는 걸 흡수하면 비교하는 게 미안해질 정도로 아르투르의 가치가 떡상할 겁니다.


제가 데 용을 반대하다가 그의 경기를 5경기 조금 넘게 보기 시작했을 때쯤부터 좋은 영입이 될 가능성이 보인다고 언급하고 아르투르보다 어떤 면에서 더 나아보인다고 했던 이유도 부스케츠와 함께 뛸 가능성이 높기 때문입니다. 데 용은 종횡을 넓게 뛰면서 자신이 측면에서 움직이거나 측면을 공수 양면에서 지원하는 게 그 나이대치고 굉장히 자연스러우면서 잘하는 쪽에 가까우면서 이런 작업에 기여할 수 있는 선수에요. 심지어 경합을 아주 자신감있게 하는데 이기는 편이 지는 편보다 많기도 하구요. 지금보다 더 성장할 여지가 있다고 판단한다면 그런 가능성을 보고 돈을 조금 더 얹어줬다고 생각하면 된달까요. (물론 주급은 여전히 마음에 들지 않습니다.) 아르투르가 장기적으로 오른쪽으로 자리를 잡아야한다고 얘기하면서 볼이 어디에 있어야하는 지를 재빠르게 판단하는 능력과 그의 측면 플레이나 측면 지원이 지금보다 몇 배는 더 나아져야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똑같습니다. 오른발잡이로서 오른쪽으로 볼을 내주는 작업이 이미 한참 전부터 완성도 있게 잘 되고 있는 부스케츠와 오른발잡이로서 오른쪽에 위치할 때 조금 더 본인이 볼을 잡고 있을 때 판단이 괜찮은 아르투르니까요.


부스케츠가 할 게 많아지고 넓게 뛴다는 것 자체가 팀에게나 부스케츠에게나 좋을 게 없습니다. 그건 분명히 어디가 고장났다는 뜻이거든요. 어차피 내보낼 가능성도 없어보이는데 그렇다면 부스케츠가 경기 운영에 관여를 하는 비중을 기존처럼 싸그리 없애버리고 앞선에 종횡을 넓게 뛰면서 어느 정도 기술적인 우위를 발휘할 수 있거나 경합이 좋은 선수들을 세워두고 측면을 살리면서 조금 더 하프 라인을 넘어선 지점에서의 볼 소유를 강조하는 방향으로 가는 게 옳은 방향일 수밖에 없습니다.


제가 근래 보드진이 그래도 일정 부분 이상은 자신들이 뭘 해야하는 지는 아는 것 같다고 칭찬하는 것과 그리즈만의 필요성을 어필하는 것도 이런 부분까지 합쳐서 보시면 조금 더 이해가 쉬울 것 같네요.


──


그림도 넣으면서 좀 제대로 쓸라했는데 시간도 없고 몸이 좀 안 좋아서 글을 좀 줄였습니다. 사실 부스케츠 얘기는 여기서 더 쓸라해도 겹치는 내용들이 많기도 하구요. 혹여나 궁금하신 부분은 댓글 남겨주시면 달아드리도록 할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