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점 상대 박스 근처까지의 속도를 내는 것과 공수 전환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기 때문에 이런 속도를 내기 좋고 전환의 과정을 재빠르고 좋은 효율로 이끌어내기 좋은 측면은 아마 한 단계 더 강조될 가능성이 높은데 (심지어 이런 측면 투자가 아주 성공적으로 이뤄진 리버풀의 우승과 측면 선수들의 기량 하락과 그런 측면을 보조해주던 선수들의 이탈과 하락이 겹치자마자 귀신같이 하락한 마드리드의 모습을 보면 더더욱 그렇게 느껴질 터) 그렇다면 이런 현대 축구의 흐름상 좋은 선수들은 어떤 선수들일까를 바라본다면
볼을 본인이 가지고 있을 때 본연의 능력으로 빠르게 순환 (특히 상대 수비 대형을 횡으로 움직일 수 있게) 을 시킬 수 있거나 전진을 시킬 수 있는 선수들
볼이 굴러가는 본질을 알고 있어서 본인에게 볼이 오기 전부터 미리미리 움직일 수 있는 선수들
체력이 너무 좋아서 감독이 지시하는 동선을 늘 완벽하게까지는 아니어도 어느 정도 수행할 수 있는 선수들
정도로 볼 수 있는데 약팀을 이끄는 감독들 중 인상적인 (또는 능동적인) 축구를 하는 감독들의 선수 구성을 보면 대부분 중원에 체력적으로 무지 뛰어난 선수들을 배치해서 협력 수비에 대한 투자를 무지하게 많이 합니다. 왜냐면 기술이 딸리는 만큼 더 뛰어서 메워야하니까요. 그래서 그런 선수들을 중앙에 집어넣어서 그들에게 넓게 뛰어서 공수에 기여를 하라고 지시를 하는 거죠. 결국 요 근래 약팀, 강팀을 가리지 않고 주목을 받는 선수들은? 종횡을 가리지 않고 많이 뛰는데 그만큼 다른 것도 할 줄 아는 선수들.
제가 그리즈만을 좋아하는 건 저 세 가지를 다 일정 수준으로 할 수 있고 그 중 잘하는 것이 있기 때문입니다. 현대 축구의 흐름상 아주 잘 맞는 선수가 바르셀로나에 안 어울린다는 건 그냥 헛소리에요. 바르셀로나가 지금 현대 축구의 흐름을 역행하는 듯한 축구를 하고 있는 건 그만큼 지금 선수 구성이 시대적인 흐름에 맞게 짜여진 편이 아니란 뜻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그리즈만이 특정 조건들 때문에 바르셀로나에 어울리지 않을 거라는 의견에는 별로 답변을 하고 싶지도 않고 그게 옳은 소리라고 보지도 않습니다. 대신 효율의 차이는 분명히 있겠죠. 그게 더 좋아질 수도 있고 더 안 좋아질 수도 있을 건데 그건 직접 하는 걸 보기 전까진 분명 갈릴 수밖에 없는 요소. 물론 전 잘할 거라고 봅니다.
네이마르는 저 세 가지를 다 잘합니다. 장기적인 관점으로 봤을 때 포워드에 한해서 네이마르보다 더 좋은 카드는 없어요. 단언할 수 있음. 지금 메시를 제외하면 가장 앞서있는 선수라고 보는데 허나 누차 말했듯이 메시를 데리고 몇 년 빡쎄게 달릴 계획을 세운 바르셀로나에서 네이마르가 그 제한성을 견뎌내지 못하고 나간 전적이 있고 그러한 상황에선 그리즈만이 더 나을 수도 있다는 개인적인 생각 때문에 그리즈만이 조금 더 좋다고 보는 편이구요. 보드진이 당장 정치적으로 무언가 반드시 해야하는 수준까지 내몰리지 않는 한 다시 돌아올 것 같진 않아요. 적어도 지금까지만 봤을 땐 그 정도까진 아니라고 보고 있습니다.
발베르데가 과연 바르셀로나를 한 단계 발전시킬 수 있거나 관념에 맞는 축구를 할 수 있는 감독인가에 대한 의문은 점점 더 커지고 있는 편이긴 하지만 좋은 선수들이 온다고 했을 때 그 선수들을 어떻게 써야할 지는 그래도 대강은 아는 감독이라고 봅니다. 비달 같은 경우에도 이적이 완료되고나서 제가 글로서 쓴 적이 있는데 비달은 피보테로 위치할 때 후방에서 (또는 하프 라인 아래 지점에서) 전방으로 볼이 넘어가는 과정에서 그 볼이 굴러가는 본질을 잘 아는 선수라기보다는 박스에 가까운 곳이나 측면에서 공수 양면에서 보조자로서 힘을 낼 수 있는 선수에 가까운 편인데 그 쓰임새에 맞게 잘 쓴 편에 가까웠죠. 이미 여러 감독들이 비달을 기용하면서 거쳐온 시행착오들과 그들이 최종적으로 그의 쓰임새를 어느 지점에서 찾았는 지를 발베르데가 알고는 있었다는 뜻입니다. 아마 그게 아니었다면 분명히 시즌 도중에 비달의 기용 방식이 이상하게 이뤄졌을 거고 그걸 팬들이 느꼈을 겁니다.
다른 것보다 나가야되는 선수들이 이미 한두명은 벌써 오피셜이 뜨고 나갔어야한다고 보는데 그게 잘 이뤄지지 않은 게 좀 걱정이긴 합니다만 그리즈만이 오히려 되게 조용한 거 보면 (다른 클럽들의 방해 공작도 없는 것 보면) 진짜 올 것 같아서 그 이후 어떤 방향성을 갖고 여름을 임하느냐에 따라서 살짝 기대가 되는 쪽으로 바뀔 수도 있다고 보네요. 일단 지금까진 긍정적으로 볼 요소는 없는 게 맞긴 합니다. 프리시즌 일정도 아주 쉣이던데...
수아레즈는 우루과이 가니까 좀 낫던데 그래도 별로 기대는 안 되서 나가줬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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