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뎀벨레에 관한 얘기들이 좀 있는 거 보면 분명히 못한 것 같은데 저번 시즌에도 얘기했지만 바르셀로나의 차기 에이스 재능이라고 생각해본 적도 없고 그런 깜냥을 보여준 적도 없습니다. 이건 논의를 할 여지도 없는 거. 기본적으로 뎀벨레가 가진 요소들이 사람보다 볼 (관련 글 링크) 을 우선시하는 바르셀로나보단 사람이 우선인 팀에 갔을 때 잘할만한 것들이 더 많은 선수라고 보는 편인데 거기 가서도 문제가 될 가능성이 높은 건 동료들을 생각하고 볼을 내보내는 게 아니라 자기 판단만을 믿고 내보내는 데에 있습니다. 가만 보면 패스 미스 중 대체 무슨 생각으로 저따 주는 걸까 싶은 선택지들을 곱씹어보면 자신 기준으로는 동료가 거기로 움직였어야되거나 있었어야한다는 판단이었다는 거죠. 알아서 잘 받는 건 덤이고.
메시나 챠비처럼 너무 수를 멀리 보고 있어서 동료들이 못따라가는 개념이라기보단 혼자 이해를 못하고 다른 경기를 하고 있는 그런 개념이랄까. 살짝 예시를 들어보면 세스크가 처음 바르셀로나에 왔을 때 순간적으로 볼의 속도를 죽이거나 템포를 늦춰서 수비 대형을 횡으로 흔드는 작업을 길게 가져가야할 때를 몰라서 닌자처럼 안 보이거나 겉돌던 것과 유사하게 말이죠. 스탯사기꾼에 근접한 모습을 보이는 선수들은 이런 문제를 안고 있는 경우가 태반입니다. (물론 세스크가 바르셀로나 한정 뎀벨레와 비교도 안 될 정도로 잘했고 적응도 잘해나갔습니다.)
사실 패스라는 건 성공률이 높아야 잘하는 게 아니라 얼마나 받는 동료가 다음 동작을 간결하고 편하게 가져갈 수 있게 주느냐인데 바르셀로나는 이게 더 중요할 수밖에 없는 게 그들은 최대한 발로 볼을 굴리려고 하는 팀임과 동시에 사람이 먼저가 아니라 볼이 먼저라서 볼이 빠르고 정확하게 굴러가면 갈수록 더 힘을 내는 팀이니까.
뎀벨레는 기본기가 웬만큼 이름 좀 날렸다는 드리블러들보다 떨어지는 건 둘째치고 저런 판단력과 볼의 흐름, 동료들의 움직임을 읽는 게 너무 떨어져요. 반대로 본인이 동료들을 믿고 그런 오프 더 볼을 가져가는 것 마저도 떨어지니 더더욱 못할 수밖에요. 프리시즌임에도 그에게 여전히 혹평을 할 수밖에 없는 건 한참 전부터 나아질 기미는 커녕 늘 안 좋았기 때문.
제가 발베르데라면 오프 더 볼을 어떻게든 개선시키고 양발 잡이에다가 준수한 슈팅 스킬을 적극적으로 살려볼려고 할 것 같은데 바르셀로나에 합류한 후 발베르데는 그런 선수의 성장 방향을 잡아주기보단 스쿼드 내에서 알아서 잘하는 놈들을 꾸려서 이기자는 마인드가 강해서 다가오는 시즌에도 뎀벨레에 관해선 그렇게 긍정적이진 않네요.
어쩌면 뎀벨레가 바르셀로나에서 계속 뛰려면 그가 합류한 시즌에 아스피아주가 말했던 것 (관련 글 링크) 처럼 뛰어야할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 마저도 뚜껑을 까봐야 알 수 있겠지만 말이죠.
2. 프리시즌은 사실 결과를 보기보다는 감독이 선수들을 어떤 식으로 기용을 하려는 지 어떤 틀을 만드려고 하는 지를 중점적으로 바라볼 필요성이 있습니다. 최대한 많은 선수들을 써볼 수 있는 기회가 5~6번은 주어지는 셈이니까요. 특히 첫 경기 같은 경우는 훈련 자체를 얼마 하지도 않았고 각자 휴식기 동안 뭘했는지도 모르기 때문에 체력 리듬이 누군 무지 좋을 수도 있겠지만 누군 무지 안 좋을 수도 있으니 기존 틀 (있지도 않지만) 을 그대로 들고 나오는 경우도 있죠. 어제 경기도 보진 않았지만 전체적인 반응 자체가 그런 모양이던데 저 역시 발베르데를 믿고 있진 않지만 프리시즌은 조금 더 지켜볼 필요성이 있습니다. 앞으로 한두경기는 더 차분하게 지켜보셔도 될 듯.
물론 전 안 볼 생각입니다. 기대가 안 되서는 아니고 원래부터 프리시즌은 잘 안 보는 편이기도 하고 긴장감이 떨어지는 경기들은 집중 자체가 안 되서 눈에 보여야할 게 잘 안 보이기도 하구요. 경기 볼 때 메모장을 키고 보는 편인데 프리시즌은 그게 정말 잘 안 되더라구요. 프리시즌 안 보기 시작한 지 한 5년은 된 것 같네요. 중간중간 보는 것도 전반만 보고 꺼버리던가 그러는 게 많았습니다.
3. 챠비 시몬스라는 유망주가 떠난 것 같은데 그가 위대한 재능이고 아니고를 떠나서 돈이나 기회를 보장해주겠다는 약팔이로 유혹하는 상대 클럽들에게 대응하는 장기적인 방책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네요. 물론 가능 여부를 따져보면 조금 힘들어보이긴 하고 나노 같이 노골적으로 망가진 케이스를 경험했던 바르셀로나가 다른 클럽들의 요구를 들고 와 좋은 대우나 무언가를 보장해달라는 어린 선수들에게 그렇게 후한 대우를 보장해줄 것 같진 않긴 하지만 그래도 뭔가 생각은 해봐야 할 문제가 아닌가 싶습니다. 하나씩 나가는 게 내부에 있는 어린 선수들에게 영향이 안 갈 수가 없는 문제라고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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