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 잠이 안 와서 알 사드 경기를 한 번 봤는데 (오늘 경기는 안 봅니다. 구독 생각도 없고 화질 구려서 눈이 너무 아파요.) 잘하냐 못하냐 그런 얘기보단 챠비의 관점이 무엇이고 지도 방식이 무엇일까를 조금 이해해보려고 봤거든요. 사실 언젠가는 바르셀로나 감독직에 도전을 할 인물이고 지금까지만 봤을 땐 바르셀로나가 가지고 있는 가장 강한 필살기기 때문에 대략적으로라도 봐두면 나중에 좋을 것 같단 생각도 들었구요. 한 가지 더 흥미로웠던 점은 카솔라를 영입했다는 얘기를 들었을 때 그게 궁금했어요.
예전에 엘 파이스였나? 챠비가 장문 인터뷰를 한 적이 있었는데 그 때 바르셀로나의 방식을 이해하고 있는 선수들에 관해서 얘기를 한 적이 있습니다. 예시로 든 선수 중에 한 명이 카솔라였어요. 근데 덧붙이면서 카솔라는 한 번도 배워본 적이 없었다는 거였죠. 왜 영입을 안 했는 지도 의문이라고 얘기하기도 했었고. 근데 챠비가 봤을 때 바르셀로나의 방식을 높은 수준으로 이해하고 있는 선수처럼 보였다는 뜻인데 이게 본인이 지도하는 팀으로 데려오려고 한 이유 중 하나였을 거라고 봐요. 물론 성적을 내기 위해서도 있겠지만 자신의 지도 방식을 정립시키는데 도움이 될만한 선수라고 봤을 가능성이 되게 높달까. 제 추측이긴 하지만 왜 하필 카솔라였을까를 생각해봤을 때 이 연결 고리가 빠질 수가 없다고 보거든요.
일전에도 말씀드렸듯이 볼과 사람 (ainiesta8.tistory.com/2218) (ainiesta8.tistory.com/2318) 중 무엇을 우선시하느냐는 별 거 아닌 것 같지만 되게 많이 달라요. 이 차이에서 오는 적응 과정에서 아예 적응을 못하는 선수들을 저뿐만 아니라 많은 바르셀로나 팬분들이 봐왔다고 생각하구요. 바르셀로나를 거치고 나간 선수들 중 대다수가 다음 팀에서 적응을 못하거나 활약상이 떨어지는 경우는 여전히 많습니다. 물론 다른 클럽들도 많겠지만 망하는 과정을 보면 다릅니다. 어린 선수들이 퍼스트 팀에 못 올라가서 다른 팀으로 갔을 때 마드리드나 다른 스페인 클럽들에서 그런 경우로 인해 나간 선수들보다 잘 안 되는 경우가 많은 것도 여전하구요.
알 사드가 당연히 경쟁력의 측면에선 챠비의 커리어에 도움이 되는 팀은 아니겠지만 자신의 지도 방식을 정립하는데는 많이 도움이 되고 있단 생각이 들어요. 몇 가지 예시를 들어보면
- 리그에서 상대적 강팀으로서 시즌 운용을 어떻게 해야할까?
- 아예 한 번도 바르셀로나의 방식, 관념을 배워보지 못한 선수들을 어떻게 가르쳐야할까?
- 바르셀로나와 비슷하거나 똑같은 방식, 관념을 배워본 선수들은 어떻게 가르쳐야할까?
- 재능, 몸이 이미 이질적인 방식을 이해하고 있는 선수들은 어떻게 해야 더 이끌어낼 수 있을까?
이런 것들이요. 개인적으로 어제 본 알 사드의 경기가 인상적이진 않았지만 (지고 있다가 역전하고 결국엔 비겼어요. 패스 미스도 많고 포지셔닝 미스도 많고 호흡도 잘 안 맞더라구요. 개인 능력으로 해결하는 빈도가 너무 높다고 해야할까.) 챠비는 감독으로서 무언가 계속 쌓아가고 있단 생각은 듭니다. 시기상 다른 팀을 한 번 찍고 넘어올 것 같진 않은데 가능하다면 유럽의 어느 팀이든 한 번 찍고 바르셀로나에 오면 루쵸처럼 확신이 들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무조건 잘할 거다 이런 확신. 펩 때는 제가 진짜 축알못이었기 때문에 그런 판단을 할만한 수준은 아니었으니 제외하고) 거기서 또 성공과 실패를 거듭하면 감독으로서 그만큼 무언가를 얻을테니까요. 적어도 바르셀로나에 오기 전까진 고집스러운 모습은 거의 없을 거에요. 오고나선 모르겠지만... 이건 펩이나 루쵸도 마찬가지였고 챠비도 그런 의도로 떠난 거기 때문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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