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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Writing

잡소리 220

by 다스다스 2020. 9. 24.

 

 

 

푸츠 얘기하고 싶은데 전 근력 강화. 흔히 말하는 벌크업이 늘 좋은 쪽으로 이뤄진다고 생각하는 편은 아닙니다. 물론 제가 의료 쪽이나 트레이닝 쪽에서 일을 하는 사람은 아닌 지라 자세하게 아는 편은 아니지만 적어도 선수의 성장 과정을 보면 대강은 알 수 있거든요. 실제로 벌크업을 한 후 부상에 시달린 선수들도 근래에는 찾아보면 되게 많은 편이기도 하구요. 푸츠를 보면 후베닐이나 B팀 때도 딱히 이런 쪽으로 트레이닝이 이뤄지지 않은 것 같은데 (대부분의 유스 선수들은 이 시기부터 플레이 스타일에 맞게 몸을 만들어갑니다. 그러고 퍼스트 팀에서 한두 번쯤 더 교정을 받죠. 아무래도 퍼스트 팀에 올라오면서 성장 방향이 변하는 케이스도 있으니까요.) 푸츠는 저게 이뤄지지 않은 가장 큰 원인을 보면 신체 조건이 좋은 편이 아니라는 겁니다.

 

 

 

체구가 작은 편이고 근육의 길이 자체가 짧은데 (비슷한 체격을 가진 선수들과 비교했을 때도 엄청 안 좋은 편입니다.) 이 상태에서 적정선을 파악하는 게 사실 쉬운 일은 아니에요. 자칫 잘못하다간 부상을 달고 살 수도 있습니다. 무릎이나 허벅지 아니면 등까지 부상이 발생할 수도 있는데 아무리 좋은 트레이너라도 이 적정선을 찾아가는 과정은 쉽지 않아요. 짧은 시간 안에 해낼 수도 있지만 또 짧은 시간 안에 망가질 수도 있고. 반대로 길게 보고 갔을 때도 어느 쪽으로 갈 지 아무도 모르죠. 심지어 푸츠는 방향 전환과 민첩성 등이 장점이고 그 장점을 살리는 플레이로 지금까지 온 선수란 걸 생각해봤을 때 정말 쉽지 않은 일이죠. 근데 본인이 그걸 너무 잘 알고 있어요. 뛰는 거 보면 본인의 단점이 드러날만한 플레이를 거의 안 하려고 합니다. 어린 선수치고 대단하면서도 또 너무할 정도로 본인의 장단을 의식한 플레이를 합니다. 그동안 봐온 어린 선수들 중 이건 정말 제일 심해요. (그래서 마냥 좋은 게 아니라고 말씀드렸던 겁니다.) 단점을 메워간다고 했을 때 이렇게 습관이 돼버린 플레이를 고치는 것도 또 다른 문제일 테고.

 

 

 

물론 퍼스트 팀에서 자리를 잡으려면 성장 방향에 대한 고민은 물론이고 이런 것들도 한 번쯤 거쳐야 하는 문제라고 보는데 너무 어려운 문제입니다. 볼을 잡았을 때 수비수 한 명 정도 하고 경합이 가능하거나 볼을 잡고 버티는 거라도 가능하면 포리바렌테로서의 가능성이라도 시도해보면서 좀 시간을 두고 방향을 잡아갈 수 있을 텐데 그것도 아니고. 사실 작정하고 몇 골을 먹히든 그만큼 넣는다는 마인드로 뛰는 거면 지금도 꽤 괜찮은 활약을 할 수 있을 텐데 쿠만은 그 정도로 전진에 미쳐있는 감독은 아닌 것 같아요. 오히려 밸런스와 통제를 강조하는 느낌이라 사실 푸츠에게 그렇게 말한 건 저번에도 말씀드렸던 것처럼 진짜 푸츠를 생각해서 한 말일 거에요. 제가 푸츠 맨 처음 얘기했을 때 파티보다 더 감독을 잘 만나야 한다고 말씀드렸었는데 시즌 시작하기도 전부터 이게 살짝 드러난 것 같아서 걱정이긴 하네요. (쿠만이 안 좋은 감독이란 뜻이 아닙니다. 감독이 요구하는 것과 푸츠가 가진 장단이 갈리는 쪽에 가까운 거에요.)

 

 

 

뎀벨레도 이런 관점에서 보면 몸의 변화를 통해서 본인의 원래 플레이 스타일을 받아들일 수 있냐 없냐가 아주 중요하겠죠. 얘는 또 근육계 부상으로 누우면 볼 것도 없이 플레이 스타일을 교정해야 한다고 봅니다. 얘가 푸츠에 관해서 바르셀로나가 빠르게 판단을 못 내리는 이유 중 하나기도 할 것 같음.

 

 

 

또 이런 관점에서 보면 팬들의 생각과 다르게 쿠만이 프리시즌 도중 푸츠가 아닌 아레냐를 칭찬한 이유도 자신이 고쳐서 써먹기엔 아레냐가 더 나았다고 봤을 수도 있겠죠. 페드리와 푸츠의 차이가 바로 드러난 것도 페드리는 포리바렌테로서의 가능성이 보인다는 것 이거 하나가 엄청 클 거에요. 물론 더 봐야 알겠지만 페드리가 더 어린데도 이 차이가 꽤나 크게 드러났다는 것도 가볍게 볼만한 문제는 아닙니다.

 

 

 

뭐 근데 결국 여기서 성공하고 싶다했고 남는 걸 선택했기 때문에 푸츠가 어떤 식으로 변화해나갈 지도 이번 시즌을. 길게는 앞으로 몇 년을 보는 요소 중 하나일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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