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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Writing

잡소리 222 (비야레알 전 후기)

by 다스다스 2020. 9. 28.

 

 

 

- 라인업을 보고 생각한 관전 포인트 3가지

 

 

 

1. 데 용과 부스케츠의 평균적인 커버 범위는 어느 정도이며 후방에서 전방으로 넘어갈 때 이들이 좌우를 나눠먹으면서 밸런스를 맞추면서 전진할 수 있는가?

 

 

 

=> 일단 결론부터 말하면 안 됩니다. 좌측면은 데 용이 볼을 달고 움직일 수도 있으며 종으로든 횡으로든 움직이면서 수적 우위에 지속적으로 관여해줄 수 있지만 우측면은 부스케츠가 그게 안 됩니다. 이건 부스케츠의 장단이 데 용과 너무 다르기 때문에 나타나는 문제일 텐데 둘을 같이 기용하려면 우측면을 어떤 식으로 운용해야 할지 고민 좀 해봐야 할 것 같아요.

 

 

 

가장 큰 이유는 부스케츠가 볼을 달고 움직이는 데 장점이 있는 선수가 아니고 팀이 볼 소유권을 유지한 상태로 본인이 한 박자 빠르게 포지셔닝을 잡아서 사전에 자신의 플레이를 할 준비가 됐을 때 빛을 발하는 타입이라는 건데 이렇게 할 경우 후반전의 모습처럼 메시가 측면에서 볼을 받고 움직이는 경우의 수도 늘어날 거고 상대가 측면에서 볼을 잡은 상태로 넘어오거나 종으로 한 방에 넘어오는 것에 상대적으로 더 위험한 모습을 보일 가능성이 높아요. 아마 기용 방식이 변하든 선수들끼리 동선이 조정되든 다음 경기에 달라진 점들이 있을 텐데 그 부분을 유심히 보시면 앞으로를 예상하는 데도 도움이 되겠죠?

 

 

 

오늘 메시의 전후반 동선과 볼을 잡는 지점이 매우 달랐던 것과 프야니치, 트린캉, 페드리의 교체 투입도 이런 걸 염두에 두고 여러 가지 면들을 확인해보려고 한 게 제일 컸을 거라고 봅니다. 한 가지 확실한 건 지금 상태로 가면 데 용은 무조건 과부하에 걸립니다. 여기저기 움직일 수 있는 보조자를 원한 이유가 생각보다 다양한 이유였을 지도 모르겠습니다.

 

 

(좌 - 부스케츠 히트맵, 우 - 세르지 히트맵)

 

 

(좌 - 데 용 히트맵, 우 - 알바 히트맵. 위의 히트맵과 비교해보면 데 용과 알바가 훨씬 더 종이든 횡이든 여기저기 더 발자국을 많이 찍고 다녔다. 히트맵만 봐도 이 차이가 보이는데 실제 경기에선 더 눈에 보였다.)

 

 

(위 - 메시 전반전 히트맵, 패스맵, 아래 - 메시 후반전 히트맵, 패스맵. 초록색 - 패스 성공, 빨간색 - 패스 미스. 지금 상태로 우측면을 적극적으로 활용하려면 메시는 또 측면에서 볼을 받고 상대 박스에서 먼 거리에서 볼을 잡고 움직여야한다. 이렇게 하면 부스케츠 덕에 메시가 편하게 볼을 잡는 빈도야 어느 정도 되겠지만 절대로 메시의 효율이 안 나온다. 위험한 장면들 역시 또 나올 테고 그리고 그리즈만은 또 측면으로 당연하게 뛰어가야한다. 부시와 세르지를 동시에 기용할 때 어떤 대응책을 내놓아야할 지 아니면 이들이 아니라면 누구를 기용해야할 지가 앞으로 경기를 바라보는 재미 중 하나이지 않을까.)

 

 

 

 

2. 쿠티뉴와 그리즈만의 역할.

 

 

 

=> 쿠티뉴는 현재까진 매우 좋은데 (전방에 가까운 지점에서 메시와 좌우를 나눠먹는 선수) 문제는 패턴이 읽히기 시작하거나 경기가 안 풀릴 때 어느 정도 해낼 수 있느냐입니다. 앞으로 데 용과 얼마나 역할을 분담하면서 좌측면을 이끌어나갈 수 있을 지일 테고 또 다른 건 파티와 알바를 얼마나 활용할 수 있느냐겠죠. 쿠만도 이 부분을 알고 있어서 좌측면을 공략할 때는 최대한 인원을 때려 박는 거라고 봅니다. 이러면 알바도 상대 선수들이 자신만 바라볼 일이 없으니 덩달아 활약상이 올라가는 편이구요.

 

 

(전반전 쿠티뉴, 알바, 데 용, 파티의 패스맵. 지난 3년은 누가 나오든 측면에선 대부분 백패스와 중앙을 향한 횡패스가 전부였다. 특히 풀백들은 아주 당연하게 뒤로 돌리거나 중앙으로 볼을 다시 내줬다. 쿠만은 일단 각 선수들이 가지고 있는 장단을 파악하는데 힘을 쓰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

 

 

 

그리즈만은 틀이 조금 더 갖춰지면 활약상 자체는 조금 더 좋아질 거라고 봅니다. 저번 시즌의 모습에서 큰 차이를 보인 경기는 아니었는데 동료들의 위치를 보면서 올바른 위치에 가려고 하는 모습이 분명히 보였고 애초에 본연의 힘으로 기초를 깔아주는 유형의 선수는 아니라서 그런 부분을 기대하고 있다면 선수를 잘못 보고 있는 거고 이상한 부분에 기대치를 갖고 있는 거겠죠. 이 부분은 오기 전부터 확실하게 선을 그었던 부분이고 누누이 말씀드렸던 부분이기도 합니다. 팀이 정상 궤도에 오른다면 마찬가지로 좋아지기 시작할 겁니다.

 

 

 

 

3. 세르지는 얼마나 광범위하게 움직일 수 있는가? 프리시즌 보였던 팀적인 문제점과 그만의 문제점이 과연 개선될 수 있을까?

 

 

 

=> 프리시즌 때도 느꼈는데 몸 상태가 안 좋은 것 같아요. 동작이 이 정도로 느린 적은 없었는데 감각이 떨어져서 원래 느린 판단이 더 느려져서 이런 건지 아니면 정말 몸이 안 좋아서 이런 건지 아직 잘 분간이 안 가네요. 일단은 별로였습니다. 횡으로 움직이지를 못하니까 그리즈만이나 메시가 측면이나 하프 라인 전후 지점에서 움직여주는 게 생각 이상으로 너무 많았습니다. 결국 우측면의 문제는 각 선수들의 동선 조정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고 개개인이 책임져야 하는 부분들이 특정 선수들에게 쏠렸다는 게 가장 큰 이유인데 이건 앞서 말했듯이 세르지와 부스케츠의 문제가 가장 컸다고 봐야겠죠.

 

 

 

 

- 경기 시작하고 나서 눈에 들어온 것들

 

 

 

일단 가장 큰 차이이며 다시 한번 짚어야 할 부분. 메시가 볼을 잡기 전까지 필드 위에 모든 선수들을 다 멈춰놨던 발베르데와 세티엔의 바르셀로나와 다르게 후방에서 볼이 올라가는 시점부터 모든 선수들에게 오프 더 볼을 지시했습니다. 이 차이는 틀이 어느 정도 완성에 가까워지면 아주 큰 차이로 나타날 부분이라고 보구요. 전반기에 최대한 완성도를 높이는 게 과제 중 하나가 되겠죠. 패스 미스가 생각보다 많은 건 이렇게 움직이면서 패싱을 해본 적이 근 몇 년 동안 거의 없었으니 필연적으로 마주해야 할 문제기 때문에 지적할만한 사항은 아니라고 봅니다. 이것 역시 차차 나아질 부분이라고 봅니다. 단거리 역습이나 루즈볼 탈환도 지금보다 더 좋아질 겁니다. 결국 전반기의 핵심 과제는 얼마나 틀을 갖출 수 있냐? 겠죠.

 

 

 

과도할 정도로 좌측면 공격만 하던 전반전이었는데 일단 첫 번째로 바라봐야 할 부분은 비야레알을 분석해온 것 같다는 느낌이 강했다는 것. 순간적으로 종으로 볼이 넘어갈 때 비야레알의 우측면 쪽에서 간격과 대형이 무너지는 모습이 20분 전까지 꽤나 많이 보였고 이 쪽에서 패스 미스가 많았습니다. 아마 지난 두 경기에서 비야레알이 양 측면에서의 패스 미스가 많았다고 판단하고 오늘 경기에서 미스가 발생하는 쪽을 적극적으로 공략한 게 아닌가 싶구요. (제가 비야레알 v 에이바르 전을 조금이나마 봤기 때문에 이런 생각을 한 겁니다.) 둘째는 앞서 말한 부스케츠와 세르지의 문제로 인해 우측면을 적극 활용하기보단 메시가 볼을 잡지 않아도 수비수들을 의식하게 만들 수 있다는 걸 적극적으로 활용했다는 겁니다.

 

 

(비야레알의 20분까지의 패스맵. 전방을 제외하고 보면 우측면에서의 패스 미스가 유독 많다. 바르셀로나의 압박으로 인한 패스 미스도 있지만 지들끼리 호흡이 안 맞거나 동료의 위치를 몰라서 하는 패스 미스 역시 많았다.)

 

 

 

근데 메시의 존재감으로 인해 골들이 나왔다기보단 생각보다 비야레알이 볼을 잡고 있는 선수들 (쿠티뉴와 알바) 에게 시선이 너무 많이 쏠려있었고 (이런 식으로 상대의 수비를 유도해낼 수 있으면 좋습니다. 프리시즌 때 한 번 짚어드렸던 부분) 그 부분이 잘 통해서 이른 시간에 여러 골을 넣은 거라고 보는 게 맞고 에메리가 후반전에 못 고쳐오거나 대응을 안 하면 계속 비슷한 양상을 갈 거라고 봤는데 후반전 시작하자마자 교체 카드를 바로 두 장이나 쓰고 대형을 바꿨습니다.

 

 

 

그 후는 중간중간에 얘기해놨으니 좀 건너뛰고 뎀벨레 교체 투입 후에는 뎀벨레만 유심히 봤는데 절대 전속력으로 안 뛰고 순간적으로 템포를 늦추거나 높이거나 하는 것도 없고 볼을 잡았을 때도 터치를 최대한 짧거나 적게 가져가던데 보면서 느낀 건 대략 이 정도입니다.

 

 

양 발 잡이로서 왼쪽에서 어떤 식으로 뛰어야 할지 쿠만이 가이드라인을 잡아주는 과정일 수도 있고.

아님 제가 말씀드린 것처럼 부상을 염려해서 플레이 스타일을 교정하는 과정일 수도 있고.

정말 단순하게 부상이 우려돼서 일단은 이런 식으로 지시를 한 걸 수도 있고.

뎀벨레 자체가 자신의 몸 상태에 확신이 없어서 이런 식으로 뛰는 걸수도 있고. 등등등

 

 

 

떠오르는 것들은 다양한데 딱 이거다 싶은 건 없습니다. 그 정도로 길게 뛴 것도 아니고 경기도 결과가 이미 한참 전에 결정 난 상태였고. 한 골이 급한 시기나 선발로 나올 때 보면 확실하게 알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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