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도, 속도하는데 몇 번 말씀드린 부분이기도 한데 이런 것들이 얘기하는 사람이 정의하기 나름이기도 하고 좀 애매모호한 표현이라고 보는데... (이래서 쓰잘데기 없는 용어들 안 씁니다.)
저같은 경우는 상대 수비 대형이 갖춰지기 전에 상대 박스 근처까지 얼마나 빠르게 볼을 잡고 도달할 수 있냐에 가장 가까움. 몇 년째 바르셀로나가 0순위로 영입해야하는 건 포워드라고 주장하는 것도 볼 소유 자체를 전방이나 측면에서 잘 해낼 수 있으면 이 선수가 전술적 중심이 될 때 다른 선수들을 어떤 식으로 쓰느냐에 따라서 틀을 잡아나갈 수 있기 때문이죠.
결국 대부분의 팀들은 1~3명이 중심이 되서 이 선수들이 볼을 잡았을 때 최대한 파괴력을 낼 수 있는 전술을 추구하고 있다는 뜻이고. 종종 쟤의 특기는 저게 아닌데 왜 저렇게 쓸까도 생각해보면 감독이 판단했을 때 쟤가 아닌 얘가 가진 장점들을 위주로 팀으로서 기능할 때가 더 올바른 선택이라고 봐서 그런 경우도 있죠. 물론 감독의 판단이 틀리는 경우도 있구요.
바르셀로나 같은 경우는 메시가 있는 동안에는 메시 후계자 찾다가 시간 날릴 바에는 (네이마르처럼 싹수가 보이는 애도 없었음) 메시 위주로 마지막 승부를 보는 게 맞다고 봐서 그런 면에서 그리즈만의 영입을 원했던 거고. (심지어 한계가 보이긴 하지만 잠깐이나마 중심을 해줄 수도 있고) 결과론적으론 안 좋긴 했지만 (코파 하나 먹었는데 성공이라 하면 양심 없는 거임...) 시도 자체는 잘못됐다고 보지 않습니다.
챠비가 궁극적으로 생각하는 그림이 뭔지는 모르겠으나 적어도 이번 시즌은 실책성 플레이가 늘어나든 안 늘어나든 그건 둘째치고 최대한 볼이 굴러가는 속도를 끌어올리면서 공수 양면에서 선수들에게 조금 더 적극적인 오프 더 볼을 지시할 가능성이 높다고 봐야겠죠.
토탈 패키지나 여러 가지 장점을 가진 선수들 (안 좋게 표현하면 이도저도 아닌 선수들) 보단 한두가지 장점이 뚜렷한 선수들만 데려온 것도 이번에는 단점 메우기를 해야할만큼 스쿼드 경쟁력이 떨어진다는 걸 보여주는 행보였다고 생각하구요.
근데 궁극적으론 장점 키우기를 해야 팀이 정상 궤도에 올라갈 수 있다고 보기에 여름까지 관망이라고 주장하는 거고 여름 행보는 아주아주 중요하다고 봅니다.
앞으로 찾아야 하는 포워드도 영리한 플레이가 그냥 당연하게 되는 선수라고 봅니다. 당연한 얘기지만 기술까지 좋으면 딱인데 다른 팀들이 그런 선수를 가만히 놔둘 리가 없겠죠. 스카우터들이 평소보다 더 열심히 일할 시간이라고 봅니다.
루크 데 용이 초반에 진짜 묶어두고 패버리고 싶은 경기력을 보여줬던 것도 어디서 들어가야하고 어디서 본인이 빠져야하고. 또 언제 발을 써야하는 지 언제 머리를 써야하는 지 등에 대한 판단이 바로바로 안 내려지니까 포지셔닝부터 개판이었던 쪽에 가까웠다고 봅니다. 근래 모습들 보면 이런 모습이 아주 조금이나마 개선이 되어가고 있다고 봐야죠.
쿠만이 아쉬웠던 부분 중 하나도 이런 적극적인 개입이 없어서 (감독이 필드를 통제하는 면) 선수들이 헤매는 부분이 가면 갈수록 많이 보였다는 거겠죠.
전 이번 시즌 챔스권만 사수하고 포워드 영입에서 크게 사고만 나지 않는다면 (뎀벨레 같이 미래라 생각하고 샀는데 그냥 답도 없는 애였다 같은 대형 사고. 이번은 상황은 다르지만 급한 건 똑같아서 신중하게 접근 안 하면 큰일날 수도 있다고 봅니다.) 금방 궤도에는 올려놓을 수 있다고 봅니다. 챠비가 생각했던 것 이상으로 유연한 마인드를 갖고 있는 것 같음.
물론 정점을 찍으려면 진짜 몇 년을 책임져줄 수 있는 포워드를 사야하는데 그런 애는 운도 어느 정도 따라줘야 바르셀로나에 오는 거라서 장담할 수 없어서 노코멘트. 한 가지 확실한 건 바르셀로나만큼 실력 대비 타이틀이 정직하게 따라오는 팀은 없음.
Football/Wri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