펩-즐라탄은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게 메시 중앙화를 완성시키기 위해서 즐라탄을 쳐낸 게 우선이 아니라 둘의 공존이 안 되니까 메시 중앙화를 확고히 밀고 나간 거임.
당연히 09-10 시즌의 플랜 A 는 즐라탄이 중앙에서 좌우를 도와주는 토탈 패키지가 되면서 (클루이베르트처럼) 좌우에는 앙리 (또는 이니에스타) 와 메시가 힘을 내주면서 이 중 메시는 중앙을 같이 쓴다였음.
인테르와의 조별 예선 1차전부터 상상을 초월하는 노답 내용이 나와서 초장부터 느낌이 안 좋았을 뿐이고 앙리는 급속도로 몸이 망가지고 (스피드가 아예 죽어버림) 이니에스타는 전 시즌 챔스 결승에서 부상 달고 뛰었다가 이 시즌은 그 여파로 딴 사람이었죠.
그러니까 즐라탄이 어려운 시기에 잘 버텨준 건 맞지만 그 과정을 지나서 (솔직히 전반기는 팀 자체가 메롱이었고 즐라탄이 벌어다 준 게 결코 무의미하지 않았음. 없었음 리가 우승 못했을 지도...) 후반기에 당시 바르셀로나 선수들과 어긋나는 부분들이 점점 많아지고 그게 확실하게 들어온 경기들이 연속적으로 나오면서 펩이 완전히 포기한 거.
즐라탄이 바르셀로나에서 제일 안 되던 건 3가지.
간격 유지를 하면서 선수들을 최대한 전진시키는데 이 과정에서 즐라탄이 다른 선수들의 동선을 이해하지 못하고 본인 멋대로 움직이면서 주변 선수들이 쓸데없이 움직이게 만들었던 거. (이건 시즌 내내 못 고침. 메시 중앙화와 극명하게 나타난 차이점 중 하나임.)
그리고 이니에스타가 고장 난 시즌이었기 때문에 메시의 반대편에서 확실하게 힘이 되어줄 선수가 필요했는데 당시 즐라탄은 측면에서 동료들을 지원해 주고 본인이 힘을 내준다는 면에서 너무 별로였고. (후반기에 이 부분에서 직격타 갈긴 경기들이 몇 경기 있었음.)
패스를 동료들을 보지도 않고 하는 건 기본이고. 본인 신체 능력의 우월함은 대부분의 경우에서 쓰지 않고 겉멋 든 플레이를 하면서 낭비시켰음.
사실 이때도 장신 포워드로서의 위엄이 드러나는 장면들이 아예 없진 않았음. 본인이 그걸 하기 싫어했고. 그래서 안 했고. 본인이 움직이기 편하게 동료들이 보조해 줘도 갑자기 거기서 이상한 태권도 킥하고 백힐 패스, 노룩 패스 하고 그랬음. 반대로 오프 더 볼은 가면 갈수록 실종됐죠.
비야는 월드컵 이전에도 검증된 자원이었고 펩도 벤제마가 빠그라진 이후 원하던 선수여서 라포르타가 3월에 날치기로 빨리 사 왔죠. (로셀이 쓸 다음 시즌 예산 중 40m 유로 끌어와서 일시불로 줘버리고 튐. 로셀이 그거에 빡돌아서 자기 작품 살 돈 마련해야 해서 펩 의사를 묻지도 않고 치그린스키 15m 유로에 갖다 팔아버린 거)
그리고 치키가 나가기 전에 해놓고 가려던 영입이 마타였음. 마타가 당시 케이리손, 엔리케 딜을 진행시켰던 트래픽 에이전시 소속 선수였고 그 에이전시는 치키와 커넥션이 있었으니 (뒷돈 논란도 있었으나 아무런 뒷얘기가 나오지 않았음) 성사 직전까지 갔었죠.
이니에스타의 부재 시 대안 (이때 부상 여파와 하르케 일로 멘탈까지 박살 나서 걱정이 꽤 컸음), 즐라탄이 좌측면에서 아예 힘을 못 썼던 점, 비야와의 공존이 가능한 자원, 당시 리가에서 패스 플레이와 오프 더 볼에서 검증된 자원 등에서 매력적인 카드였는데 발렌시아가 딜을 안 받아줬죠.
불화야 천천히 길게 쌓였으니 즐라탄 본인이 얘기하는 게 당연히 정답이겠지만 (펩은 말을 안 할 테니) 체감상 완전히 틀어졌던 시기는 3~4월이었다고 생각함.
이때 즐라탄이 진짜 제대로 꼬라박기 시작하고 독감 걸려서 훈련 하루인가 빠졌는데 아스날과의 8강 2차전에 안 쓴 것도 컸죠. 이 경기가 메시 대활약으로 묻혀서 그렇지. 펩이 대놓고 즐라탄을 빼버리고 (그전에는 결장 사유들이 있었으니) 보얀-메시-페드로 주전으로 처음 돌린 경기임. 아직도 기억 남.
그러고 앙리랑 즐라탄 둘 다 마음에 안 드는 와중에 이니에스타가 꾸역꾸역 밋밋하게 뛰다가 결국 터져버려서 막스웰 윙까지 쓰고 그랬음. 그래서 다음 이적 시장에서 좌우 측면 다 되는 아드리아누 산 거였죠. 근데 아드리아누 오니 막스웰이 고장 났음.
결론적으로 보면 즐라탄은 당시 기준으론 자기 나름대로 최대한 적응하려 했으나 주변 동료들을 이용하고 활용하는 면들에서 메시 대비 너무 떨어졌고 이기적이었음.
펩은 그걸 매우 싫어했던 거고. 그러는 와중에 골도 안 들어가고 심판들도 콜을 말도 안 되게 안 불어주니 본인이 조급해지면서 찬스는 찬스대로 날리고 화만 냈죠.
그리고 후반기가 즐라탄이 따로 남아서 프리킥, 슈팅 훈련 했던 시기임. 핀토 (선수 중에서 최연장자였음) 가 기특해서 같이 해줬는데 펩은 그것도 싫어했죠. 12~2월은 본인이 피지컬 트레이닝 돌린 시기이면서 그걸 수확해서 나머지 구간을 달려야 하는 원칙에 맞춰서 선수들이 따라줘야 하는 시기인데 선수가 제멋대로 행동한 거니까.
펩은 선수에게 못 뛴다는 얘기를 하지 않는 사람이었으니 어느 순간 말을 하지 않은 거뿐이고. (이건 당시 바르셀로나를 떠난 모든 선수들이 얘기한 부분. 뮌헨, 시티 선수들도 덜할 뿐 비슷하죠.)
즐라탄은 그게 자존심이 엄청 상했던 거고. 로셀은 돈을 써야 했고 선수단 연봉을 줄여야 했는데 즐라탄 연봉 구조도 베컴법이 끝나가는 시기여서 가면 갈수록 당시 기준으론 나중에 핵폭탄이 될 게 뻔했기에 빨리 처리해 버린 거죠.
마스체라노 딜도 이거와 연관된 딜이었음. 마스체라노 일단 먼저 데려와놓고 즐라탄 어떻게든 빨리 쳐내고 맞춘 거였죠.
그러고 즐라탄의 과도한 연봉을 덜어내면서 마스체라노가 연봉을 깎고 오면서 재정적으로 개선된 부분이 크다면서 언플 갈기고. 펩은 출발부터 로셀하고는 틀어지고 시작한 거기도 함. 즐라탄, 뚜레 처리랑 아드리아누 영입 빼면 본인이 원하는 건 하나도 안 해줬으니. 당연히 크루이프는 당시 신나게 깠었고.
즐라탄은 결국 바르셀로나에서의 실패가 본인 커리어에 터닝 포인트가 되어서 더 좋은 선수가 돼서 남은 커리어를 잘 보냈고. 펩은 즐라탄이란 선수로 전술전략적으로 실패하면서 사람이 조금은 현실적으로 바뀌었음. 그 결과물이 10-11 이었구요.
같이 있을 땐 루즈루즈였지만 떠나니까 윈윈이 된 신기한 조합이었음. 에투는 바르셀로나-인테르에서 2연속 트레블하고 즐라탄은 인테르 떠나니 인테르가 챔스 우승하고 바르셀로나 떠나니 바르셀로나가 챔스 우승하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