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Football/Writing

전반만 봤다 2

by 다스다스 2024. 8. 4.

 
 
 
풀 경기를 웬만하면 안 보는 건 프리시즌에 의미를 크게 두지 않는 성격이기도 하고 (그래서 매년 대부분 건너뛰는 거임. 올해는 여유가 있으니 다루는 거뿐) 변화하는 과정이나 특정 부분들만 짚으면 정규 들어가기 전까지 흐름 파악하는 데는 문제가 없다고 보기 때문.
 
 
 
 
 
경기 자체가 재밌거나 관찰할 요소들이 많으면 모를까. 그게 아니라면 첼시뿐만 아니라 어느 팀을 보든 프리시즌은 거르거나 전반만 보거나 중반까지만 보거나 그럴 거임. 우연찮게도 라이브 시간대가 맞거나 영상을 구하기가 쉬워서 첼시는 순서를 따라가는 거뿐.
 
 
 
 
 
시티는 그렇게 짚을 요소들이 많지는 않아서 간단하게 얘기하고 넘어가도 될 것 같은데 필립스를 쓰길래 얘를 좀 유심히 봤는데 오른발 잡이가 오른쪽에 위치할 때 일반적으로 가져가는 움직임이라기보단 사실 반대발로 배치해서 다이렉트한 운영을 노골적으로 할 때의 움직임들만 가져가더군요.





이 경기만 그런 건지 다른 경기들도 그런 건진 모르겠지만 펩의 축구에서 위치를 못 잡고 협력 수비가 안 이뤄질 때 노골적인 약점이 된다는 걸 펩도 알고 있으니 그 안에서 쓰임새를 찾으려는 게 아닐까 싶음.





물론 중앙에서 협력 수비가 원활하게 이뤄질 때가 아니면 수비도 맨투맨 수비 하듯이 하던데 이런 모습들이 정규 가서 쓸모가 있을까는 좀 의문이긴 함. 플랜에 없다면 프리시즌도 안 썼을 건데 뭔 생각인지 궁금할 따름.
 
 

(이것도 무드릭이 무지성 돌파하다가 막혀서 그렇지. 판단이 빠르고 영리한 애가 상대 했음 정규 시즌 워커식 돌대가리 수비가 나왔겠죠.)

 
 

(이것도 맨투맨이 이뤄질 때 그걸 끊어낼 타이밍을 못 읽어서 리코 루이스의 포지셔닝까지 망가뜨림)

 
 

(계속 노골적으로 우측면으로 쭉 빠졌는데 여기서 종 패스, 대각선 패스만 하는 게 과연 효용성이 있을까는 의문이긴 함.)

 
 

(오히려 더 정교하고 빠른 측면 압박을 자주 마주할 정규 시즌에선 약점이 될 확률이 더 높겠죠.)

 
 
그릴리쉬는 프리시즌이라 그렇게 밀도 높은 수비를 만나지 않아서 그런 것 같긴 한데 좀 적극적으로 변한 거 같단 인상을 받았음. 정신 차리면 그래도 얘는 펩이 어떻게든 1년은 더 써보려 하지 않을까 싶긴 하네요.





코바치치는 프리시즌에도 이 정도 모습이면 사실 더 기대할 건 없다 생각함. 딱 저번 시즌 얘기하던 그 모습 이상은 못 보여주지 않을까. 전 애초에 그 정도만 기대했고 그 이상은 바라질 않아서 불만은 없긴 함.
 
 
 
 
 
첼시는 현재 프리시즌에서 마레스카가 선수들에게 지시하고 있는 팀 단위의 유도는 순간적으로 상대 선수들이 미드필드들 중 한 명이나 두 명을 동시에 가두려고 할 때 뒤로 볼을 빼내고 확 넘기는 건데요.





첼시 후방 선수들이 판단이 빠르지가 않고 서로가 서로의 위치를 인식을 못한 상태가 적지 않은 편이다 보니 상대 선수들이 경합을 붙는 속도, 다수가 덮치는 압박의 속도가 빠를 때 실책성 플레이가 많이 나올 수밖에 없다는 거죠. 이건 잔디 탓할 문제가 아님.
 
 

(홀란드가 빠르게 붙으니 토신이 간신히 지켜내고 패스를 내주는데 이거 이전에 프리시즌 내내 첼시 패스 루트가 거의 고정되어 있음. 사이드로 빨리 내주거나 거쳐가는 미드필드나 포워드에게 빨리 내주는 거죠.)

 
 

(패스 자체가 이상하게 갔는데 시티 선수들이 재빨리 엔조의 각을 다 차단하면서 가둬버리는데 성공함)

 
 

(이때 콜윌이 빨리 내주라 하면서 쭉 빠지죠.)

 
 

(본인들이 위치 잡는데 시간 소모가 되니까 시티 선수들은 그만큼 간격과 대형을 빨리 갖추죠. 일단 첫 번째 문제임. 알아서 자기 자리를 빨리 못 찾아가니 항상 시간이 소모된다는 점)

 
 

(그리고 둘째로 패스 루트가 읽히니까 상대 압박에 속수무책으로 당하는 거임. 미드필드가 볼을 소유하고 경합을 이겨내고 벗겨내고 저 노란 브이표 친 선수들에게 내주는 게 아니라 비어있는 센터백에게 내주고 그 센터백이 저 선수들에게 볼을 넘기는 식으로 하니까 동시다발적으로 들어가면 당하는 거죠. 맥아티가 따라가는 박자에 맞춰서 그릴리쉬가 토신한테 가죠.)

 
 

(그대로 읽히죠.)

 
 

(이것도 똑같습니다. 뒤로 빼고 저 둘 중 한 명한테 넘기려고 하는데 토신이 상황을 재빠르게 못 읽죠.)

 
 

(맥아티가 바로 붙습니다.)

 
 

(볼 소유권을 지키려고 빠지다가 좌측면 끝까지 빠진 콜윌한테 볼이 갔죠. 밥이 바로 붙습니다. 줄 수 있는 패스 루트가 한정적이니 리코 루이스가 구스토를 제끼고 그 앞으로 가려고 뜁니다.)

 
 

(스로인이 돼서 다행이지. 리코 루이스가 저 패스를 끊어먹고 살렸으면 찬스로 이어졌을 수도 있겠죠.)

 
 

(스로인 이후 리스 제임스가 뒤로 볼을 돌리려 하는데 산체스랑 토신이랑 손짓을 서로 합니다. 결론은 산체스한테 주라는 거니까 같은데 산체스가 멈춰서서 받으려고 하니 받는 과정에서 어긋납니다.)

 
 

(괜히 여지를 주죠. 물론 해석하기 나름입니다. 어차피 뒤로 빼는 거니 리스 제임스의 잘못일 수도 있고. 산체스의 잘못일 수도 있죠.)

 
 

(횡으로 도는데 또 아까처럼 바로바로 붙으니 첼시 선수들이 원온원을 못 이겨내고 볼이 앞으로 가질 못합니다.)

 
 

(마찬가집니다.)

 
 

(계속 순차적으로 바로바로 붙으면서 시티 선수들이 여유를 안 주니까 전진을 못합니다.)

 
 

(운이 좋게 평소 하듯이 사선으로 확 넘긴 게 무드릭한테 들어갔는데 에스브랜드가 짧게만 벌어줘도 그냥 막을 수 있는 정도입니다.)

 
 

(마레스카가 속도를 매우 강조하고 있는데 이미 속도가 다 죽은 상태로 올라오면 중앙에서 두 줄 수비로 대응하면서 사이 공간에 서는 첼시 선수들을 덮치는 식으로 대응하면 계속 볼은 바깥에서만 겉도는 거죠.)

 
 

(물론 서로가 서로의 상황을 인지한 상태에선 그렇게 나쁘지 않습니다. 문제는 그렇지 못할 때 동시다발적으로 판단 미스가 계속 나고 있다는 거죠.)

 
 

(빨리 읽고 빨리 내줍니다.)

 
 

(계속 빡세게 압박하지 않아도 조금만 하프 라인을 넘어가는 속도를 늦추기만 해도 패스 루트가 읽힙니다.)

 
 
유도는 당연히 팀 단위로 해내면 좋겠지만 상대가 그만큼 빨리 움직여서 붙으면 기술적으로 뛰어난 선수가 혼자 움직이면서 하이 리스크로 해내야 함. 본인한테 어떻게든 최대한 많이 붙게끔. 본인한테 안 올 수가 없게끔. 괜히 여기서 의존도가 나타나는 게 아니란 뜻이고.
 
 
 
 
 
그리고 이게 단순히 기술적으로 좋다고 되는 게 아니라 누군가가 재빨리 붙는 경합을 순간적으로 읽어낼 수 있는 판단력도 좋아야 하고. 그걸 이겨낼 수 있는 능력들도 갖춰야 가능한 거임.





무엇보다 동료들이나 상대 선수들이 내가 볼을 받으러 오기 전부터 어디에 서있는지도 어느 정도 속도로 올 지 이런 것들도 미리 알아야 다음 플레이도 이어나갈 수 있겠죠.
 
 
 
 
 
게다가 하이 리스크기 때문에 실책 하는 순간 다음엔 더 과감하게 해야 한다는 점에서 기술적인 면뿐만 아니라 체력적으로도, 정신적으로도 매우 고난이도의 역량을 요구하는 보조죠.
 
 
 
 
 
그리고 유도를 하는 가장 큰 이유가 전진이 안 되거나 소유가 안 될 때 최대한 상대 선수들을 볼 뒤로 빼내면서 (볼은 사람보다 빠르니까) 동료들이 좋은 위치에서 볼을 잡고 우위를 점하게 하기 위함임. 공간을 만드는 하나의 방법론이란 거죠.




이것도 혼자만 되는 게 아니라 윗선의 선수들이 열린 공간을 그만큼 잘 쓸 수 있다는 확신이 있을 때만 할 수 있는 거임. 하이 리스크 하이 리턴이니까.
 
 
 
 
 

(오르테가의 롱볼을 에스브랜드가 온전히 소유해내지 못하고 경합이 일어납니다.)

 
 

(뒤로 크게 빼버리고 산체스가 카이세도한테 내주죠. 오라일리가 바로 붙습니다.)

 
 

(라비아한테 내주는데 오라일리가 또 들어갑니다. 라비아가 이번엔 그냥 경합을 하죠. 이런 경우 라비아가 이길 거란 확신이 있으면 듀스버리홀과 구스토가 저렇게 포지셔닝을 잡지 않습니다. 어느 감독도 그렇게 지시를 안 할 겁니다.)

 
 

(그리고 카이세도한테 내주는데 동료들이 후방에서 풀어나올 거란 믿음이 있으면 저 둘의 위치는 화살표만큼 전진되어 있겠죠. 듀스버리홀은 더 옆으로. 구스토는 더 위로)

 
 

(여기서도 듀스버리홀이 거리를 벌리면서 카이세도가 맞게 줄 거라고 믿고 앞을 봐야하는데 저기서 애매하게 움직이다가 시간을 다 내주죠.)

 
 

(치고 올라가긴 했지만 결국 시간 깎아먹은 만큼 시티 선수들이 수월하게 대응해냅니다.)

 
 
주전 선수들이 순차적으로 돌아오는 상황이고 또 그들이 끼면서 새로운 훈련 과정을 거쳐가야 하니 이런 부분들이 유독 눈에 들어오는데요.





실책성 플레이가 계속 나오고 선수들이 의식을 하니까 자연스레 시간 소모를 안 할 플레이들도 소모를 하고 될 것도 안 되고 그런 게 있긴 있습니다.
 
 
 
 
 
쿠쿠렐라도 돌아와서 뛰는 걸 봐야 알 것 같고. 후방 선수들이 적응에서 헤매는 이유들이 비슷비슷한 게 아니라 다 다른 편이라서 마레스카가 이걸 얼마나 줄일 수 있는지 그리고 팬들 인내심이 언제까지 버틸 수 있을지가 관건이겠죠.





오히려 실책성 플레이들이 계속 나와서 선수들이 뭔가를 깨닫기엔 상대적으로 유리한 면들이 있지 않을까 싶긴 합니다.

'Football > Writi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PPEOL 11  (10) 2024.08.05
PPEOL 10  (11) 2024.08.05
전반만 봤다  (12) 2024.08.02
펩-즐라탄  (33) 2024.08.02
PPEOL 9  (14) 2024.08.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