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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Writing

진짜 몰라도

by 다스다스 2024. 12. 26.




(얘, 뚜레, 보얀 말곤 아무것도 볼 게 없던 시즌. 전술전략적으로도 아무런 가치와 복기가 필요 없는 진정한 순수 선수빨 시즌.)



 
 
 
너무 모르는 게 00년대 바르셀로나의 상황들임. 레이카르트의 바르셀로나는 05-06 챔스 우승을 마지막으로 사실상 완전 다 꼬여버린 팀임.





그걸 어떻게든 체면은 살려준 게 메시의 존재기 때문에 메시가 당시 스탯과 상관없이 고평가를 받기 시작한 거죠.
 
 
 
 
 
06-07 이 선수들 이름값 자체로만 놓고 보면 어디 가서 밀릴 게 하나도 없는 팀인데 언급이 거의 없는 게 챔스에선 리버풀한테 스코어 자체는 좀 비벼본 것 같아도 경기력적으론 완전히 읽힌 게 다름없을 정도로 무기력하게 졌다는 것과 꾸역꾸역 리가에서 1위 자릴 지키다가 역전 우승을 내줬다는 창피함도 있지만 이름값을 해낸 선수 찾는 게 더 쉬울 정도로 팀이 쓰레기였음.
 

 
 
 
전력에 보탬이 되는 선수들의 이탈이래 봤자 반 봄멜, 라르손이 다였고 레이카르트도 궁극의 쓰리백 도전에 대한 욕심이 있던 터라 보드진이 그 부분을 고려해 바겐 세일하던 유베에서 튀랑, 잠브로타 영입을 하고 라르손 대체자로 구드욘센을 데려오며 나름 알찬 보강 + 이름값을 다 챙겼다는 평이 있었으나 까보니까 셋 다 답이 없었음.





잠브로타는 아시다시피 바르셀로나에선 잘한 적이 없는 선수고 튀랑은 늙어도 너무 늙은 선수였죠. 구드욘센은 느리게 돌다 빨라지는 바르셀로나의 축구에 적응을 아예 못했음.





쓰리백은 딩요, 데코가 동시에 박으면서 공수와 좌우가 무너진 탓에 센터백 3명을 박아두는 바르셀로나 한정 쫄보식 쓰리백을 쓰니 이도 저도 아니었죠. 05-06 막바지부터 슬슬 시즈모드 기미가 보이던 딩요가 살이 티비로 보던 팬들 눈에도 찌는 게 보일 정도였고 똥배가 당연해지기 시작한 시즌이자 그냥 대놓고 시즈모드 돼버린 시즌이기도 했음.





이러고 돌입한 07-08 시즌... 소리아노의 어디서 얻어오는지 아무도 모르는 고급 정보들, 당시 유망한 선수들 잘 찾던 바르셀로나의 스카우터들의 능력 등이 더해지며 최고의 이적 시장을 보냈다는 평가를 받았고...





방출도 분위기 흐리는 선수 중 하나였던 모타를 쿨하게 치워버리고 여러 이유로 출장 기회를 잃었던 벨레티도 보내고 완연한 하락세를 타던 반 브롱크호스트와 더 이상 가치가 없던 지울리도 과감하게 털어버렸죠.





한때 메시와 함께 미래의 바르셀로나를 이끌어 나갈 재능이라 평가받던 막시 로페즈 (딱 한 경기 잘함... 04-05 16강 1차전. 교체로 들어와 10분 만에 모든 걸 바꿔버림) 계약도 끝이 나고 암흑기에 욕이란 욕은 다 먹던 사비올라도 드디어 프리로 털어버림.





부활할 딩요, 에투, 데코의 활약상과 앙리의 합류로 포워드는 판타스틱 4, 전체적으로 밸런스 있는 스쿼드가 갖춰졌단 시즌 전 평가가 자리 잡았지만 막상 뚜껑을 까보니 전혀 그렇지 않았음.





딩요는 시즌 초반부터 계속 아프다고 훈련을 빠졌는데 진짜로 아픈 적도 있었지만 대부분 꾀병이었고 노는데 힘을 다 써 쉬고 싶었던 거뿐이었고. 훈련에 나오냐 마냐가 매일 기사로 나올 정도로 훈련 불참도 잦았음. 앙리는 이혼 여파로 딸과 갑자기 떨어져서 멘탈이 박살 났는데 지역 언론들이 지금 데 용처럼 그냥 모든 문제를 앙리 탓했음.





그를 위해 크루이프가 공개적인 자리들에서 무한 쉴드를 쳤던 건 유명한 일화 중 하나.





데코는 정말 부활하나 싶더니 내전근 부상 이후 놔버리기 시작. 3개월도 못 간 부활이었고 누가 술 마셨다는 얘기나 나이트 클럽에서 보였다 하면 딩요 아님 데코였음. 반대로 휴식 일에 공항에서 보였다거나 경기 후 경기장을 제일 빠르게 빠져나갔다 하면 마르케즈였고.





부상과 폼 저하 등으로 경기도 못 뛰던 에드미우손은 갑자기 공개적인 자리에서 검은 양들이 있다며 라커룸 분위기를 박살 내버리고 막상 경기에 나오면 자기가 호러 쇼를 하면서 경기를 조져버리기까지 함. 결국 5월에 바르셀로나가 프리로 풀어버리며 대격변의 시발점이 돼버림.





에투는 이미 05-06 시즌 다비드 비야와의 득점왕 경쟁에서 이기기 위해 막바지 힘 다 뺀 리가 경기들에도 뛰게 해달라고 레이카르트에게 요구할 때부터 감독을 존중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는데 장기 부상 복귀 후에도 팀보단 자기 기분을 우선시하며 딩요, 데코와 같이 레이카르트의 권위를 박살 내버리기 시작함.





절정을 찍은 건 역시 후반기 엘클 결장 사건. 레이카르트는 경기 전부터 이 둘에게 경고 받으면 엘클을 못 뛴다 일러뒀지만 데코는 전반전에 카드를 받아버리고 에투는 후반전에 받으면서 레이카르트가 그냥 질책성에 가깝게 빼버리는 일이 벌어짐.





그러고 둘을 노리던 지역 언론들이 경기 후 찾아가자 몰랐다고 했는데 자기를 대놓고 무시하던 데코한테도 아무 말 안 하고 자기가 잘못하니 선수가 그런 거뿐이라며 쉴드 치던 레이카르트가 이때 터져버렸고 알면서도 받은 거라고 언론들에게 말해버림.





팀적으로 이 시즌을 짚어보면 판타스틱 4 가 함께 뛴 경기들은 10경기도 안 되며 뛴 경기들도 딩요, 에투, 앙리가 1인분도 못하던 터라 사실상 판타스틱 1 이었고.




메시가 볼을 최대한 박스에서 멀리 떨어져서 받게 해 드리블을 길게 치게 만들고 그럼에도 메시가 박스나 박스 근처로 오는 데 성공하면 나머지에게 공간을 덜 주면 메시의 개인 능력 말고는 아무런 방법도 없는 팀이었음.





결국 전반기 햄스트링 부상 복귀 이후 레이카르트가 알게 모르게 아껴 쓰던 메시가 챔스 16강 2차전에서 다시 부상을 당하자 팀은 완전히 나락으로 가버림. 메시 부상 이후 표면적으론 3승 2무 3패를 했지만 리가는 겨우 1승이었고 코파 델 레이 4강 탈락에 뚜레의 진통제 투혼으로 샬케 상대로 떨어져도 할 말이 없는 경기력을 보여주며 간신히 챔스 4강 진출을 해낸 팀이었음.





메시 부상 전 리가 승리가 2월이었고 부상 이후 첫 승리이자 마지막 승리가 3월 바야돌리드 전이었고 이후에 코파 델 레이 우승 이후 분위기가 폭삭 가라앉은 발렌시아와 마지막 경기였던 무르시아를 이긴 거 외에 아무도 못 이기며 시즌이 끝나버림. (2승 3무 4패)





선수들이 점점 거북이가 되어가니 깜노우를 찾아온 팬들은 '뛰지 않는 놈은 마드리디스타야!!!' 하면서 욕을 했는데 이 욕을 피해 간 선수는 딱 세 명. 메시, 보얀, 뚜레.





이 셋을 제외한 누구라도 뭔가 팬들 눈에 거슬리게 걷는다 싶으면 다 저 말을 하면서 욕을 했고 기자들이나 직관을 갔던 팬들의 생생한 후기가 들려오던 시즌.





펩은 부임하자마자 프리시즌 프레젠테이션에서 딩요, 데코, 에투는 플랜에 없다 하고 겸손하지 못한 선수는 한 경기도 못 뛸 거란 파격적인 인터뷰를 던짐. 결국 에투는 라포르타의 강한 반대와 원하던 팀이 없어서 남았으나 막바지 또 득점왕 경쟁 욕심을 펩한테 드러내며 펩이 다음 시즌 필수 방출 자원으로 걸어버림.





내부 출입이 가능하던 몇몇 기자들도 다 출입 금지 시키며 지역 언론들에게 더 이상 다양한 소스를 제공하지 않기도 했고. 기자들 질문에도 최대한 여지를 주지 않고 선수들의 사생활도 관리와 동기 부여의 영역에 들여와 홈 경기에도 호텔 투숙을 하고 불시 검문 전화를 하는 등 다양한 방식을 다시 팀에 도입함.





07-08 은 리가 3위, 챔스 4강, 코파 4강이란 표면적인 성적 때문에 암흑기로 비치지 않는 거뿐. 과정을 들여다보면 바르셀로나 역사에서도 손꼽히는 쓰레기 시즌 중 하나임. 1, 2위였던 마드리드, 비야레알한텐 쪽도 못 썼고 참사만 안 당했을 뿐. 망신이란 망신도 다 당한 시즌.





라포르타는 늘 그랬듯이 득만 챙기려 하고 실은 레이카르트를 비롯한 선수들, 다른 보드진들에게 떠넘기려 하기만 했음. 치키를 제외한 모든 친 라포르타가 다 돌아선 시즌이기도 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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