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연히 봐야겠지만 이제 막 후반기가 시작한 시점에 리가의 향방은 여전히 아무리 짧아도 2개월 정도는 더 봐야 하기에 자빠져도 큰 차이가 나지 않거나 같이 자빠진다면 문제 삼을 필요가 없음.
3-4월까지 8-10점차 정도면 충분히 우승 가능성은 존재한다 봅니다. 최대 2무 2패 정도는 빅 클럽들이 마주하는 후반기 변수들을 감안하면 어느 리그든 뒤집을 수 있는 차이임.
특히 챔피언스 리그가 개편되고 대부분의 팀들이 체력 리듬에서 매우 흔들리고 있는 이번 시즌은 1월부터 있는 챔스 일정들과 후반기 A매치들과 클럽 월드컵까지 겸해야 하는 클럽들이 어떤 접근과 기용 방식 등을 가져갈 지도 관건이니 이번에는 조금 더 넓게 잡아 5경기 (3무 2패나 2무 3패) 정도도 감안할 수 있다 생각하구요.
플릭이 현재 비판을 받아야 하는 건 리가 8경기 중에 1승을 했다는 결과를 우선 순위로 둘 게 아니라 과정상 자기가 정말 아니다 싶다 느끼는 기준치가 너무 높은데 그 기준치가 사실상 사고가 벌어져야 하는 수준이란 거죠.
베르날도 다리 안 움직일 정도로 지친 거 알면서 (티비로 보는 사람도 보이는데 바로 옆에서 보는 감독이 몰랐으면 눈 찔러야 함) 에릭 벤치에 없다고 냅뒀다가 사고나니 그제서야 카사도 썼고. (이기니까 아무도 지적 안 했죠.)
야말도 한 번 누울 땐 아무 신경 안 쓰다가 두 번 누우니 출장 시간을 신경 쓰기 시작했고. (이것도 이기니까 아무도 지적 안 하다 슬슬 꼬이니 지적한 거)
카사도도 이번 헤타페 전처럼 내용적으로도 완전 사고가 나버리니 하프 타임 교체를 가져갔죠. 페냐도 마찬가지겠죠. 사고가 나지 않는 이상 굳이 슈체스니 표본 쌓을 필요가 없겠죠. (이것도 계속 이기면 결국 이기잖아 하면서 넘어갔겠죠. 지거나 비기는 게 늘어나는데 내용적으로도 사고나니 조치를 취한 거임)
쿤데도 지금 건강하게 뛰지만 대책이 없음. 물론 어느 누가 저런 건강한 선수 백업하려고 오겠냐만 전반기 내내 이 부분에서 고민한 흔적이 아예 없다는 건 문제가 있음.
물론 스쿼드가 기형적이고 편차가 심하고 경쟁력이 떨어지니 이해해야 하는 부분들도 있지만 사고가 벌어지고 나서 그제서야 대책을 찾는 사람이니 플랜 B 를 자주 시험하지 않는 거임.
제가 시즌 초반부터 카사도를 아예 안 쓰는 게 낫다 한 건 선수의 플레이 스타일 자체가 동료들보다 자기 공간 확보를 우선시 두기에 보조자로서 적합하지 않으니 굳이 저 선수를 고쳐 쓰는 짓을 할 필요가 없었다는 거임.
지금도 순간적으로 자기 시야가 좁아졌을 때 주변을 둘러보는 게 아니라 자기가 제일 가까이 갈 수 있거나 볼 주변에 빨리 붙으려 하니 상대 선수들한테 공간이 너무 잘 나죠. 단순히 경합을 피하고 도망 다니는 성격의 문제가 아니니 지적했던 거임. 이게 이슈가 된다는 거 자체가 이해가 안 되니 별로 얘기하고 싶지 않은 거구요.
그러니 다른 꼬맹이들 중 보조자 성향이 더 짙은 선수를 쓰는 게 나았고 그게 베르날이었던 거죠. 근데 자기가 사지로 몰아넣고 보내버려 놓고 마인드를 바꿔 1골 먹히면 3골 넣으면 된다로 그제서야 카사도를 써버릇하니 금방 읽힌 거구요.
결국 비판받아야 하는 건 제한적인 상황을 받아들였으면 거기서 유연함을 보여야 하고 빠르게 안 된다 싶음 조치를 취해야 하는데 그러지 못한다는 거임. 발베르데처럼 안 되면 엎어버리되 그렇다고 발베르데처럼 쫄보 짓은 하지 말고 절충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라는 거죠. 되든 안 되든.
8경기 중 8승을 하고 꽤 많이 앞서나가 있었어도 결국 보여지는 한계는 다를 게 없었기에 긍정적인 전망은 하지 않았을 거임. 바르셀로나는 과정이 좋아야 결과가 결국에 좋게 나오는 거지. 일시적인 승리들에 과한 의미를 부여하면 안 된다 봅니다.
선택과 집중도 말도 안 되는 소리라 보구요. 리가를 못하는데 챔스를 잘한다? 미친 소리라 봅니다. 혹여나 그렇게 리그 페이즈 넘어가면 토너먼트 가서 오히려 뽀록나겠죠.
리가 경쟁력은 결과를 떠나 솔직히 문제 있는 거 맞고. 모든 대회를 경쟁해야 하는 위치에 있는 팀이 리가를 쉽게 이기기보다 장점들을 어떻게 살리고 후반기에 만날 팀들에게 뻔하다는 인상을 덜 주기 위해 좌우에 대한 고민을 하고 있는 것 역시 잘못됐다 보지 않지만 플릭은 적정선이 없고 자신의 실책에 대한 기준이 너무 높다는 거죠.
챠비는 발베르데처럼 줏대가 없는 것도 모자라 선수들에게 요구하는 수준이 너무 높은 게 문제였다면 플릭은 너무 확고한 와중에 후반기를 너무 걱정하고 있다는 거겠죠. 솔직히 선수들을 과하게 높게 보고 과하게 낮게 보고 이런 건 없다 생각합니다. 카사도도 누구보다 잘 알 거라 생각하구요.
아무래도 자긴 성적을 못 내면 살아남을 수 없는 감독이니 그런 거라 봅니다. 발베르데랑은 좀 다른 방식으로 보여주고 있는 거죠.
Football/Writin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