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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Writing

로셀과 라포르타 그리고 바르토메우.

by 다스다스 2017. 6. 6.


로셀이 라포르타에 이어 바르셀로나의 의장이 된 이후 그가 개선하고자 했던 부분들은 크게 보면 세 가지였습니다.


- 과한 이적료 지출을 바탕으로 빅네임 영입에 목을 메달기보다는 스카우트 조직을 새롭게 개편해 좋은 선수를 찾아내서 어린 선수들 또는 값싼 가격에 업어올 수 있는 선수들을 영입해 효율적인 영입 정책을 펼 것. 당시 바르셀로나는 보얀 아버지를 중심으로 정보력이 뛰어난 스카우트들 4~5명을 추려서 새로운 조직을 편성했었음. (대표적으로 아펠라이의 영입은 이를 증명하는 것 중에 하나였으며, 세스크 또한 잉글랜드 언론과 스페인 언론에서 주구장창 때려대던 예상 이적료보다 10m 유로 가량 낮은 가격으로 데려왔다. 또한 마르퀴뇨스는 브라질 리그에서 두각을 나타낼 때부터 스카우트진이 무조건 영입해야하는 선수라고 강조했고, 로마로 헐값에 넘어갔을 때도 다시 한 번 더 강조했지만 티토는 반대로 빅네임이나 검증된 자원이 들어와야된다는 마인드를 가지고 있었음. (전설의 티아고 실바바라기)) 


결국 이것을 추구하던 가장 큰 이유는 라 마시아 뿐만 아니라 외부에서도 어린 선수들이나 값싼 선수들을 주워와 키워서 쓰는 것이 곧 클럽의 정체성을 강화하는 것이었다고 생각했기 때문. 심지어 그는 B팀부터 해서 아래 단계 카테고리의 스태프들도 웬만하면 바르셀로나의 내부 환경을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로 전면 개편을 함. 물론 결과물은 그말싫. (에우제비오부터 해서... 뜬금없는 임대 정책까지... 어느 것 하나 말하고 싶지 않다...)


- 주급 체계를 개편한다. 08-09 시즌 트레블 이룩과 09-10 시즌 시작 전 즐라탄의 영입으로 바르셀로나는 주급 체계가 상당히 꼬여버립니다. 로셀 체제가 들어선 이후 펩과 주비사레타는 철저한 실력제로 주급 체계를 개편해야한다는 데 동의를 했으며, 실제로 로셀은 주비사레타에게 재계약에 관련된 모든 업무적인 권한을 다 넘겨주고 주급 체계를 개편해나갔죠. 네이마르가 들어서기 전까지 바르셀로나는 주급 체계 개선에 성공하나 싶었으나 로셀파들은 네이마르와 관련된 부분들을 숨기기 위해 의도적으로 네이마르와 관련된 오류들을 흘렸구요. 네이마르 영입 이후 결국 바르셀로나는 주급 총액 자체가 상승합니다. 개편에 실패를 해버리죠. (당시 바르셀로나 소식을 전하는 데 집중하던 시기라 주급 체계를 정리한 글이 있기에 이를 링크로 걸어둡니다. 신뢰도는 당시에 언론들 (엠디, 스포르트, 마르카, 아스, 엘 문도, 엘 파이스 등) 정보를 자체적으로 수집해서 정리하고, 꾸레코리아에서 좋은 정보를 올려주시던 투르크짱 님이나 메씨도나 님 등과 같은 분들의 정보도 참고했기에 대략적으로 참고하긴 좋습니다. http://ainiesta8.tistory.com/1812 ) (지금 주급 체계는 저도 몰라요... 기사도 본 적이 없어... 알고 싶습니다...)


- 재정 손실을 최소화한다. 그는 라포르타가 돈을 무분별하게 사용했다고 얘기하며, 재정 안정을 핑계로 치그린스키를 단박에 팔아버린다. 즐라탄 역시 AC 밀란과의 희대의 미친 딜을 하며 헐값에 보내버린다. 그리고 그가 얘기한 것은 라포르타는 재정 적자는 물론이고, 바르셀로나의 재정을 위기로 몰아넣었다. 헌데 라포르타가 가스파르트를 파헤치면서 재정적인 면에서 공략하지 못한 것처럼 그 역시 공개적으로 자신있게 떵떵거리며 얘기할 수 있을만큼 정확하게 밝혀내지 못했다.


또, 로셀파는 펩과 이해관계가 일치하던 세스크, 산체스 영입 당시에도 선수들에게 연봉을 깎고, 그를 바탕으로 이적료 지불을 최소화시킬 수 있도록 거래를 이끌어냈다. 마스체라노 역시 바르셀로나로 올 때 자신의 연봉을 1m 유로 가량 깎고 들어왔었다. 적어도 이 때까지는 그들의 행동이 외부적으로 봤을 때는 상당히 타당해보였다. 실제로 네이마르도 이렇게 이뤄진 줄 알았지만 산토스와 네이마르 아버지, 에이전트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



이 얘기를 먼저하는 것은 그들이 마냥 플랜이 없이 바르셀로나를 굴리지는 않았다는 것. 적어도 지금 와서 몇 년 간 차곡차곡 쌓아둔 시스템이 무너진 것은 어느 순간부터 축구 내적으로 길게 바라볼 수 있을만한 내부적인 인물이 사라지면서 (펩과 크루이프 그리고 그들을 보조해주던 사람들) 성적을 유지하기 위해 과도하게 단기적인 관점으로의 접근을 해버림과 동시에 바르토메우는 로셀만큼의 영향력과 자신의 수완을 이끌어내는 능력이 없는 것은 물론이고, 현재 보드진에 이전만큼의 역할을 해줄 수 있는 사람이 없기 때문에 점점 더 초라해져버리는 거죠. 라포르타가 다시 와도 바르셀로나는 별로 다를 게 없을 겁니다. 그는 크루이프의 변호사를 지내던 인물이었고 그를 바탕으로 크루이프의 조언을 잘 따라서 성공의 기류에 올라탄 인물이었을 뿐. 로셀이나 바르토메우와 똑같은 정치적인 인물입니다. 호나우딩요가 사생활로 문제를 일으키고, 검은양 사건이 터지고, 데코가 자신을 교체했다는 이유로 레이카르트의 악수를 무시하고 벤치가 아닌 라커룸으로 들어갈 때도 내부적인 조치는 물론이고, 레이카르트를 바보로 만들었던 건 보드진이었습니다. 호나우딩요가 그들의 상징이었기 때문에 어떻게든 되살리기 위해 모든 응석을 다 받아주고 07-08 시즌 바르셀로나는 그냥 아주 개판이 되버리죠. 이 때 현지 팬들은 경기장에서 흰손수건을 흔들고, 로셀파는 이 때다 싶어서 불신임 투표를 진행하는 등. 축구도 보기 싫었던 시즌이었는데 기사들도 보기 싫을 정도로 짜증났던 시즌이었습니다.


너무 얘기가 벗어날 거 같아서 적당히 끊고 하고자 하는 말을 하자면, 애초에 라포르타와 로셀, 바르토메우 등은 모두 같은 노선에서 출발을 한 사람들입니다. '누네스와 가스파르트의 잔재를 없애고, 재정을 파헤치고, 그의 부도덕적, 부정적인 부분들을 파헤쳐서 우리가 힘을 얻어내자.' 는 거였죠. 결과적으로 일정 부분 성공해서 그들은 힘을 얻고 그를 바탕으로 정치적인 관점에서 접근을 하기 시작합니다. 로셀은 라포르타의 아래에서 아시는 분들은 아시겠지만 호나우딩요와 데코의 영입을 이끌어냈던 사람이었습니다. 이들이 틀어진 건 로셀파들이 보기에 라포르타는 자신들이 증오하던 누네스, 가스파르트와 똑같은 놈이 되어가고 있기 때문이었구요. 그거에 불만을 품고 나온 사람들이 로셀, 바르토메우, 파우스, 프레이사 등과 같은 사람들입니다. 어차피 이 사람들은 바르셀로나를 축구로서 생각하기보다는 카탈루냐 그 자체로 생각하는 사람들이라서 결국 그 놈이 그 놈이에요. 위에서 로셀이 얼마나 잘 지켰나를 생각해보면 얼마 되지 않듯이 라포르타도 마찬가지였어요. 그는 누네스가 마련 해놓은 부지를 몰래 팔아버리다가 걸렸던 사람이었고, 시즌권 가격을 40%나 올렸던 사람이었습니다. 유니폼 스폰서에 의문을 제기했었지만 실제로 그는 자신이 의장으로 있던 시기에 스폰서를 달려고 했었지만 엎었던 것이구요. 단지 눈에 보이냐. 보이지 않냐. 결국 그게 유죄 증명으로 이어졌냐. 무죄로 벗어났냐의 차이일 뿐이죠. 그리고 라포르타에게는 호나우딩요가 있었고, 로셀에게는 그런 존재가 없었기에 무리한 네이마르 사가가 벌어졌던 것이고.


이미 바르셀로나에서 축구 내적인 관점의 생각을 가진 사람들은 맨체스터 시티로 다 가버렸습니다. 위에서 말한 것처럼 라포르타가 와도 별 반 다르지 않을 거에요. 라포르타가 의장으로 있었기 때문에 성공했던 것이 아니라 바르셀로나의 가장 큰 조언자였던 크루이프가 있었고, 펩 과르디올라를 비롯한 몇몇이 정상적인 관점으로서 (축구 내적으로서) 바르셀로나를 이끌어나갔기 때문이죠. 헌데 크루이프는 세상을 떠났고, 바르셀로나 내부에서 축구 내적인 관점으로 접근하던 펩, 티토, 치키, 소리아노, 잉글라 같은 사람들은 모두 다 팀을 떠났고, 돌아오지 않을 거거든요. 펩 과르디올라가 끝내 맨체스터 시티의 구애를 거절하지 못한 것도 이러한 이유가 있겠죠. 펩은 바이에른 뮌헨 1년차에 그와 동행하며 취재하던 마르티 페라르나우에게 라포르타는 에너지가 넘치는 사람이었지만 협조적이었다가도 어느 순간 적이 되기도 하는 일관성이 없는 사람이었고, 그렇기 때문에 본인은 늘 조용하게 생활하려고 노력하려고 했다죠. 언제 적이 될 지 모르는 사람이기 때문에. 또 로셀은 모든 행동들이 가식적이었기 때문에 그를 상대하는 데 에너지 소모가 너무 심했다고 말합니다. 라포르타 밑에서도, 로셀 밑에서도 어떠한 결정도 일사천리로 이뤄진 적이 없다고 했죠.


라포르타는 현지 분위기 (코파 델 레이 우승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셀레브레이션에서 몇몇 팬들이 '바르토메우 사임해라!' 라고 바르토메우 면전에 대고 얘기하던 사람들의 기사 나간 이후) 가 뒤집혀지자마자 1주일 동안 바르토메우 진영을 공격하는 인터뷰를 무려 세 번이나 했습니다. 지금이나 내년에 바르토메우가 사임한다면 자신이 의장 선거에 나갈 수도 있다는 말을 하면서 말이죠. 로셀이 세스크 영입 이후 달아오른 현지 분위기를 등에 업고 라포르타 진영을 쉴새없이 공격하던 그림과 겹쳐보이는 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겠죠. 그리고 이전에 보던 우리나라 정치판의 네거티브가 겹쳐보입니다. 이들은 그냥 바르셀로나를 카탈루냐를 상징하는 것이라고 보는 사람들입니다. 자신이 의장으로 있을 때 바르셀로나가 좋은 성적을 거두면 자신의 위상이 올라가고, 그게 다인 사람들이에요.


바르토메우는 근래 사임 압박을 꽤나 받고 있습니다. 위에 얘기한 것말고도 코파 델 레이 결승전이 끝난 이후 비센테 칼데론에서 축하를 하고 있을 때 카탈루냐의 거리에서도 '바르토메우는 사임해라!' 라고 사람들이 소리를 지르기도 했죠. 라 리가 우승을 허무하게 놓친 것과 챔피언스 리그에서의 부진 그 외의 기타 이유 등등. 현지 팬들도 불만이 많습니다. 마냥 바보 같은 사람들만 있는 것은 아니에요.


그냥 보이는 걸로만 봤을 때 이 팀은 참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는데 제 개인적으로 내린 결론은 바르셀로나는 그냥 피곤한 팀입니다. 일반적인 구조도 아니고, 일반적인 관점으로 이해를 할 수 있는 팀이 아니에요. 성향상 맞는 의장이야 있을 수 있겠지만 어느 누구도 올바르게 이끌지 않았고, 있지 않습니다. 발베르데는 능력이 있는 감독이지만 이전 글에서 그의 부임의 단점 중 하나로 그가 자신의 의견을 확고하게 관철하지 않고 타협에 능한 감독이라는 것을 꼽은 이유가 바로 이것입니다. 바르셀로나가 이들 아래에서 다시 제 궤도에 오른다면 그건 보드진의 능력이 아니라 또 다른 위대한 감독과 그의 능력을 이끌어주고 도와줄 수 있는 누군가가 왔기 때문일 겁니다. 지금 바르셀로나에 제일 필요한 인물들도 이런 사람들이구요. 크루이프는 우리가 생각 하는 것 이상으로 큰 영향력을 가진 사람이었고, 펩도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위대한 감독이었다는 걸 시즌을 거듭할 때마다 느끼는 요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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