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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Writing

바르토메우를 보면서

by 다스다스 2018. 9. 12.


요 근래 느끼는 게 라포르타나 로셀 아래에서 안 좋은 것들만 잔뜩 배워가지고 써먹는 구나라는 걸 느끼고 있습니다.


- 선수를 영입할 때 보드진의 인터뷰나 표면적으로 보여지는 행보라던가.

- 대중들을 사로잡는 게 곧 당선의 길이고, 연임의 길이니 자연스럽게 정치적인 행보가 더해질 수밖에 없고 그를 바탕으로 할 수 있는 건 이적시장에서 모두가 집중할 수밖에 없는 행보를 보이는 거라던가.

- 아무리 쓰레기같은 짓을 하고, 온갖 이상한 잡음이 생겨도 한 번 더블이나 트레블을 이룩해내면 거의 필연적으로 연임을 할 수밖에 없는 거라던가.

- 축구 내적인 관점의 영입이 맞는 지 의문이 드는 영입들.



1. 근래 영입된 선수들 전부는 아니어도 몇몇 선수들의 영입 관련 기사에서 공통적으로 언급되는 게 있습니다. '선수가 바르셀로나 행을 위해서 자기의 연봉을 깎고 들어왔다.' 사실 이거는 로셀이 라포르타의 후임 의장으로 들어왔을 때 써먹던 거였습니다. 그 때 효과가 죽여줬거든요. 당연히 로셀의 밑에 있던 인물이었고 로셀이 이 효과를 본 것을 가장 가까이서 바라본 인물이었으니 써먹을 수도 있다고 생각은 했지만 요즘 들어서 너무 노골적으로 써먹는달까요.


마스체라노와 세스크는 잉글랜드와 스페인 언론들의 예상 이적료로 언급되는 이적료보다 최소 5~10m 유로는 더 낮은 금액에 영입된 선수들이었는데 그걸 깎아내서 데려온 건 물론이고 선수들이 자진해서 연봉을 1m 유로씩 깎고 들어왔다는 걸 언론에서 집중적으로 때려댔죠. 결과는? 마스체라노는 모르겠지만 당시 팬들이나 감독이었던 펩, 수석코치였던 티토까지도 간절하게 원했던 마지막 퍼즐이라고 생각했던 세스크 영입 당시에 로셀의 지지도는 필연적으로 올라갔습니다.


이게 지금 어느 정도의 효과를 내고 있는 지는 잘 모르겠지만 이적시장의 행보를 봤을 때 좋게 평가할만한 일인가에 관해서는 선뜻 대답하기 힘든 질문이 돼버렸죠. 대표적인 건을 비교했을 때 45~50m 유로를 35m 유로로 후려친 것과 165m 유로를 160m 유로로 후려친 거는 다가오는 게 다르니까요.




2. 1번과 비슷한 얘기인데 조금 다르고 거기에 몇 가지가 더해집니다. 클럽의 의장으로 당선이 되고 그 시기에 무슨 짓을 해도 성적을 내면 자연스럽게 연임이 가능해집니다. 라포르타가 임기 도중에 지멋대로 법을 바꿔서 임기를 늘리고, 부지를 몰래 팔아쳐먹을라 하고, 처남이 프랑코 자금 지원을 한 게 들통나고, 유니세프의 가치를 강조하면서 정작 자기가 제일 먼저 뒤에서 베이징 스폰서를 달려고 했어도 결국 성적을 내니까 안정적으로 연임을 해먹었거든요. 거기에 그의 조언자는 누구? 크루이프.


로셀도 중간에 네이마르로 불법적인 투자의 개념으로 접근한 게 들통난 것도 모자라서 연달아 예전부터 해오던 것들까지 다 뒷덜미가 잡혀서 오히려 지가 엿을 먹고 나갔기에 더해먹지 못한 거지. 만약에 걸리지 않았다면 지금도 바르셀로나의 의장은 산드로 로셀이었겠죠. 헌데 이 덕을 본 게 바르토메우였습니다. 그래서 더더욱 잘 알고 있는 걸수도 있죠.


그래서 돈을 일단 쓰고 본다는 것이지요. 일단 내 돈이 아니니까. 네이마르가 떠나고 안 떠나고를 논하기 이전부터 바르토메우는 돈을 아끼지 않았고 네이마르가 떠나고나서부턴 오히려 자신이 의장으로 있던 시기에 좋은 영입들이 많았다라는 업적을 남기기 위해서 이적시장에서 바르셀로나의 네임밸류를 강조하면서 더 이적시장에 뛰어들고 있죠. 


여기서 바르토메우는 스폰서를 강조합니다. 이런저런 초대형 계약들을 따내와서 돈을 많이 벌었다라는 걸 강조하죠. 바르셀로나가 추구했었던 가치가 무엇인 지, 전부는 아니겠지만 많은 팬들이 바르셀로나에 반했던 이유가 무엇이었는 지를 잊은 채 말이죠. 물론 이제 돈을 멀리할 수는 없는 환경에 접어들다 못해 흠뻑 젖어버리긴 했지만...


결국 그래서 바르셀로나에서는 건강한 리빌딩 시기라는 걸 볼 수가 없어요. 그렇게 해봤자 암흑기가 될 거고 다음에 다시 주요 무대에서 본인이 어필할 수가 없거든요. 적자는 적자대로 볼 거고, 팬들은 팬들대로 떨어져나갈 거고, 마드리드는 마드리드대로 앞서나갈 테고. 마치 2000년대 초반 암흑기의 의장이었던 가스파르트처럼 말이죠. 계속 자신들의 세력을 견제하는 라포르타나 베네디토를 비롯한 여러 개의 또 다른 세력들이 있고 바르토메우나 그의 아래에 있는 사람들이 결국 표를 잡기 위해서 팬들에게 가장 먼저 어필할 수 있는 건 '내가 이 대단한 선수(들)를 데려왔다.' 와 '내가 있을 때 좋은 성적을 냈다.' 두 가지니깐요.




3. 근데 여기서 또 뭔가 하나가 어긋나는 게 있습니다. 바로 필요에 의해서 데려왔냐. 아니면 단순히 투자의 개념으로 데려왔냐. 입니다. 루이스 엔리케의 마지막 시즌에 MD 에서 읽었던 기사 중에 루쵸와 보드진의 의사 소통이 너무 안 되고 있으며 루쵸가 원하는 영입이 절반도 안 이뤄졌다는 기사가 있었습니다. 부임 시즌이었던 14-15 시즌부터 그리 순탄치는 않았던 행보들이 있었던 터라 의심할만한 정황들은 충분히 있었고 후에 밝혀졌듯이 안드레 고메스는 마드리드의 영입을 방해하기 위한 하이재킹의 개념이 조금 더 가까웠으며 루쵸가 1순위로 어필한 영입 대상은 아니었죠. 14-15 시즌의 그가 원하던 메인 영입 (코케, 마르퀴뇨스, 콰드라도) 은 코케가 틀어졌을 시 영입해달라던 라키티치만 영입됐던 것도 마찬가지. 저번 시즌 잡음 투성이였던 세바요스 영입 전선에 끼어들었던 것도 마찬가지. 필요에 의한 시도도 있지만 그렇지 않은 시도도 있다라는 거.


거기다 로셀과 펩 과르디올라가 바르셀로나에 있었던 시절. 로셀은 라포르타의 방만한 재정 운영으로 급박하게 메워야 할 돈이 필요하단 이유로 펩이 요청하지도 않은 치그린스키의 방출을 단박에 시도하고 샤흐타르에 15m 유로에 그냥 갖다 팔아버립니다. 라포르타가 가스파르트의 재정을 파헤쳐서 아주 작살을 냈던 것과 똑같은 행보였죠. (25m 유로에 사와서 챔스에서도 못 써먹고 연봉은 연봉대로 주고 15m 유로에 도로파는 건 무엇?)


라포르타 때도 레이카르트는 에투가 아닌 클로제나 파비아누 같은 장신 포워드를 원했었지만 에투가 왔던 것도 있고. 그리고 라포르타는 자신이 떠나기 전에 다비드 비야의 영입을 급하게 마무리 짓고 바로 오피셜을 때려버리죠. 어차피 당장 건들 수 없는 선수는 물론이거니와 월드컵 활약까지 더해지면 팬들의 기대치는 당연히 올라갈 수밖에 없으니깐. 그리고 라포르타가 바라는 데로 되버렸죠. 이러한 것들을 봤을 때 바르셀로나의 영입과 방출에는 단순히 축구 내적으로서의 완성도나 감독이 전술적으로서 무언가를 고려했기 때문만을 보는 게 아니라 환경적인 요인이나 정치적인 요소가 영입이나 방출에 요소요소 숨어들어가 있다는 게 문제라는 것이죠. 네이마르도 단순히 축구 내적인 관점으로만 이뤄진 영입이 아닌 것처럼 말이죠. 그를 메시의 후계자 겸 차세대 바르셀로나 에이스로서 잡아두기 위해 뒤에서 한 행동들이 과연 바르셀로나의 사이클의 상승을 위한 행동이었냐고 봤을 때 그렇다고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이 있을 지.


발베르데의 부임을 보면서 느꼈던 건 사람 자체가 상당히 차분하면서 온순한 편에 속하고 잡음을 만들어내는 걸 극도로 싫어하는 타입인데 보드진이 그를 선임할 때 1순위로 고려한 건 그의 능력이 아니라 환경에 대한 타협이 빠르고, 본인들과의 의사 소통에서 불화를 일으킬 가능성이 거의 없는 감독을 원한 게 아니냐는 측면이 조금 더 컸어요. 이번 시즌 영입도 발베르데가 원해서 이뤄진 영입이 과연 어느 정도나 될 지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그리고 실제로 그의 첫 시즌은 그의 장점들을 볼 수 있는 시즌이 아니라 우려했던 단점들을 다 볼 수 있었던 시즌이었죠.




4. 펩은 바르셀로나를 떠나면서 가졌던 인터뷰에서 바르셀로나와는 다른 환경에 있는 클럽들에서 일을 해보고 싶다는 인터뷰를 했었던 적이 있었습니다. 그가 안식년을 택했던 건 자신의 행선지를 조금 더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필요했기 때문이었죠. 그리고 마르티 페라르나우가 1년 간 펩을 따라다니면서 쓴 책에 나오는 것처럼 그는 뮌헨에서는 바르셀로나와는 확실히 다른 기분을 느꼈다고 말했었죠. 루쵸 또한 바르셀로나가 아닌 축구와는 아무 상관없는 개인적인 목표들을 이룩하고 다른 데를 경험하면서 바르셀로나로 반드시 돌아오겠다는 약속을 했던 것처럼 말이죠.




5. 카탈루냐를 바라보면서 느꼈던 건 겉으로 보기에는 저항 의식도 많아보이고 진보적인 성향도 굉장히 강해보이지만 그와 다르게 안정적인 걸 선호하면서 보수적인 성향이 강하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왜 그런 지는 잘 모르겠지만 저 같은 경우에는 로셀의 당선과 바르토메우의 당선을 연달아 보면서 더더욱 크게 느꼈던 것 같아요. 로셀의 당선에 있어서 가장 크게 작용했던 건 그가 내건 공약들이 소시오들에게 어필이 크게 되었다는 것보다 그가 익숙한 인물이었으며 그 동안 능력을 검증받았다는 게 가장 컸거든요. (호나우딩요나 데코 영입의 공신, 브라질 커넥션과 나이키에서의 능력 검증, 그를 바탕으로 세스크와 네이마르를 데려올 수 있을 거라는 기대감.) 바르토메우도 별 반 다르지 않았죠. 오히려 바르토메우 같이 라포르타보다 몇만배는 더 흐름을 잘 탄 양반이 아직도 그 자리에 있는 걸 보면 더더욱. 바르셀로나를 알아가면서 다른 클럽들에 비해서 축구 외적인 면으로도 참 흥미로운 부분들이 많다라는 관점으로 접근했던 초기와 다르게 지금은 그냥 피곤함을 느끼는 걸 보면 대머리가 되고 얼굴이 늙어가고 흰머리가 날만큼의 피로도를 왜 받는 지, 왜 동력을 잃는 지 알 것 같기도 하네요.




6. 다른 클럽과는 축구 내적으로 다른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는 팀이고, 축구 내적인 요인들뿐만 아니라 축구 외적인 요인들로 인해서 사이클의 상승과 하락이 결정되기도하는 참 특이한 팀인데 아직도 글을 쓰면서 지켜보는 제 자신을 보면 참 신기합니다. 하긴 엘지 야구도 16년째 보고 있는데 뭘 못하겠습니까. 레드삭스와 택배 배송 알림 말고는 근래 아침에 일어나면 웃음을 주는 일이 없네요. 축구도 재밌게 보고 싶네요. 발베르데 보고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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