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르헤 발다노 曰
감독은 많은 위협과 그들의 생각을 더럽히는 공포를 극복할 필요가 있다. 이러한 위협들로 인해 하게 되는 대부분의 '결정' 들은 축구의 본질을 더럽히게 만드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기쁨, 자유, 창의성과 같은 것들 말이다. 팬들이 느끼고자 하는 것 그리고 원하는 것은 50년 전이나, 80년 전이나 늘 똑같다. 호나우두나 펠레, 디 스테파노 모두 그들이 볼을 소유하고 있을 때 팬들이 기대했던 것들은 언제나 똑같았다. 이는 지금도 유효한 사실이고 팬들을 이끌어내는 힘은 여전히 똑같다.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것이 무엇인 지 생각해봐야 한다. 위대함과 그 세대가 직접 마주하면서 느꼈던 그 느낌. 그것이 중요한 것이다. 우리는 파비오 카펠로의 밀란보다 아리고 사키의 밀란을 더 기억하고 있다. 1970년대의 토탈 풋볼을 주도했던 네덜란드는 전설적인 존재로 남아있다. 그들을 74년 월드컵 결승전에서 격파했던 서독보다도, 78년 월드컵 결승전에서 격파했던 아르헨티나보다도 더 기억에 남아있다는 것이다. 이는 바로 완벽함의 추구이다. 우리는 완벽함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걸 이미 알고 있다. 하지만 이것은 축구를 대하는 의무이자 책임이기도 하며, 인간이 기본적으로 지녀야 할 책임감이기도 하다. 이것은 우리가 기억하고 있는 것이며, 이것이 '특별하다' 라고 여겨지는 것이다.
마드리드의 레전드며, 무링요가 감독으로 있던 시기 잠깐 디렉터로 있기도 했던 사람이며 그와 동시에 크루이프의 드림팀을 깨부순 감독이기도 한 사람입니다. (라우드럽과 레돈도는 덤) 아르헨티나의 레전드기도 하죠. 무링요의 수비적인 방향성의 마드리드를 보면서 디 스테파노와 함께 비판을 멈추지 않았던 사람 중에 한 명이기도 했죠.
사실 크루이프나 아리고 사키, 발다노와 같은 축구인들처럼 정답을 정해놓고 그를 추구하는 철학을 정말 좋아하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방향성에 대한 정답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는 수비적인 축구를 좋아할 수도 있고 단순히 응원하는 팀이 이기는 것에 관해서 기쁨을 느낄 수도 있고. 즐거움의 측면은 무언가 정의할 수 없는 문제니까요. 헌데 저 같은 경우는 수비적인 방향성의 축구를 보면서 응원하는 것보다는 필드 위에 있는 대부분의 선수들이 박스 근처에서 공격적인 방향성을 추구하며 움직이는 축구를 보는 게 더 즐겁달까. 그래서 흔히 말해 취존이라고 누군가에게 강요하지는 않습니다만 이 블로그를 방문하시는 분들은 적어도 저랑 축구를 보면서 재미를 찾는 부분이 공통되기 때문이겠죠?
세세한 과정들은 역사에 기록되지도 않고, 수 많은 축구 관련 칼럼니스트들도 뜨문뜨문 본인들이 언급하고자 하는 부분들만 뜯어서 언급하는 게 다이기 때문에 전부 다 기억되진 않겠지만 그냥 한 주, 한 주 축구를 보면서 재미를 느낀다는 것의 의미를 두고 싶달까.
그런 면에서 펩 과르디올라는 응원할 수밖에 없는 감독이었던 것 같아요. 시즌을 거치면서 달라져가는 팀의 모습을 보는 것은 물론이고 시즌이 바뀌면서 또 다른 무언가를 시도하는 팀의 모습을 보는 것도 즐거웠거든요. 그런 이상론에 도전하는 팀이 앞으로도 있겠지만 그 정도의 완성도를 자랑하면서 이상론에 도전하는 팀이 또 있을 지는 확실하게 얘기할 수 없겠죠. 어쩌면 그래서 향수가 더더욱 강할 수도 있겠죠? 루이스 엔리케는 그의 선수 시절 커리어를 알게 되면서 그가 바르셀로나에서 해냈던 것들과 끝내 자신이 스스로 따냈던 위치에 대한 노력을 기반으로 한 열정에 좋아했던 것도 있지만 감독으로서도 무언가를 발전시키는 데 두려움이란 게 없었던 감독이었거든요. 바르셀로나에서도 일반적인 팬들의 시선과 다르게 3년이란 시간 동안 좋은 감독으로서 나아갈만한 자질을 충분히 보여줬다 생각하는 편.
앞으로 바르셀로나는 메시가 떠났을 때를 생각을 안 할 수가 없을 텐데 그럼 더더욱 감독의 중요성이 커질 텐데 사실 당장 발베르데가 떠난다고 가정했을 때 그보다 더 좋은 감독이 있는 지는 잘 모르겠어요. 펩이 떠났을 땐 루쵸가 아무리 못해도 더블이나 트레블을 한 번은 할 거라고 그냥 밑도 끝도 없이 믿었었는데 지금은 그 정도의 신뢰를 심어주는 감독은 없네요.
어쩌면 지금은 바르셀로나 팬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더 소중한 시기일 수도 있겠죠. 쓰고 나니까 또 발베르데가 잘하길 바라는 글이 되버렸네요.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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