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Football/Writing

기억을 되살리는 글 2

by 다스다스 2018. 9. 8.


1탄에 이어서 2탄. 까먹기 전에 얼릉 써야 나중에 다른 글을 쓸 때 발목 잡을 일이 없을 거라 생각합니다.




2013-14 시즌 (감독 - 타타 마르티노)


펩 과르디올라 마지막 시즌부터 바르셀로나의 스카우터들이 극찬하던 마르퀴뇨스를 제쳐두고 작년과 올해 똑같이 티아고 실바 바라기를 외치던 바르셀로나의 이적 시장은 2년이란 시간을 날릴만큼 허무한 행동이었고 급기야 티토 빌라노바의 병세가 다시 재악화되는 불상사가 겹치면서 7월 중순 경에 티토 빌라노바는 팀을 떠나는 것을 본인이 받아들이고 주비는 급하게 타타 마르티노라는 대체자를 자리에 앉히게 된 시즌.


에인세를 소생시키는 등 노장 선수들 관리가 기가 막혔던 타타였기에 푸욜의 부활에 관해서 기대하던 팬들도 많았고 다비드 루이스와 아게르로 MD와 스포르트가 밀당할 때 다비드 루이스가 왔음 좋겠지만 틀어진다면 누구도 데려오지 않아도 좋다라는 말을 하던 모습도 기억에 남는다. 저번 시즌 뮌헨에게 7대0으로 박살난 것을 언급해도 지금의 선수단은 좋다라는 자신감 (이라 하고 안일함) 은 그에게 적은 시간이 주어졌음에도 도저히 쉴드가 들어갈 수 없는 이유기도 했다.


몇 년 간 루머만 쏟아내던 네이마르가 본격적으로 메시의 후계자 겸 차세대 바르셀로나 에이스로서 들어왔던 시즌이기도 했다. 타타는 비엘사의 영향력 아래에서 성장한 세 제자 중 (타타 마르티노, 디에고 시메오네, 마우리시오 포체티노) 한 명인데 그가 마음껏 전술적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팀에 간다면 분명히 성공할 거라던 남미 언론들의 예상과 다르게 바르셀로나 정도되는 클럽에서 받는 성적에 대한 부담감을 제대로 대처해내지 못한 감독이었다.


초반에 시도하던 맨투맨 수비 방식이라던가. 펩이 부스케츠를 또 다른 센터백으로 써먹던 그 배치를 자신만의 색깔로 개조한 선수들의 배치라던가. 효과적인 지 아닌 지를 떠나서 세스크와 이니에스타의 역할을 조금 더 끌어올려 메시 의존증에 대한 해법을 생각해내는 등. 의외로 많은 것을 시도하던 전반기에 비해 후반기는 안 풀릴 때의 전형이었고 바르셀로나로 넘어오기 전부터 지적받던 언론들과의 인터뷰가 문제가 되어 카탈루냐 언론들의 먹잇감이 되는 일까지 벌어졌었다.


챔피언스 리그 8강전은 물론이고 마지막 리가 우승 결정전에서의 경기력은 할 말이 없는 수준. 그냥 수비적인 방향성을 가진 팀들과의 경기에서 시즌이 지나면 지날수록 경기력이 떨어졌다. 발베르데가 오기 전까지 레이카르트 이후 최악의 감독이라는 말밖에 할 말이 없었던 감독.


레반테와의 리가 전반기 경기말곤 기억에 남는 게 하나도 없을 만큼 재미도 없고 감동도 없는 시즌이었다. 당시 이니에스타 다음으로 좋아하던 선수들이 티아고와 알렉시스 산체스였는데 산체스 마저도 떠날 거라는 느낌을 받기에 충분한 시즌이기도 했다.




2014-15 시즌 (감독 - 루이스 엔리케)


B팀에서의 성공을 기반으로 한 감독으로서의 성장과 팀의 레전드로서 압도적인 아우라를 갖고 있는 점에서 펩과 유사한 면이 많았지만 카탈루냐 출신이 아니었고 완벽한 크루이프 노선이 아니었기에 팬들의 지지 기반이 100%인 레전드는 아니었지만 개인적으로 펩이 바르셀로나를 떠난 이후 그가 바르셀로나 감독으로 온다면 100% 성공할 수밖에 없다고 주장하던 감독이었다.


2년 간의 실패가 팬들이 받아들이기 힘든 형태로 이뤄진 실패였으며 펩이 이미 3년 전에 만들어 놓은 틀과 기존 선수들을 바탕으로 간신히 자존심을 지켜나간다는 느낌을 주기에 충분한 2년이었기 때문에 보드진은 무언가 불만을 잠재울만한 카드가 필요했고 레전드의 감독 부임과 수아레즈의 영입은 과감한 도전이었다.


로마에서의 실패와 셀타에서 절반의 성공은 충분히 팬들이 의심을 갖기에 충분했지만 펩과 마찬가지로 바르셀로나에서 성공을 거두는 것과 다른 팀에서의 경험은 별개의 문제란 것을 증명해내는 데 성공해낸 감독이기도 하다.


루쵸의 가장 인상적인 부분은 세스크가 절대로 바르셀로나를 떠나지 않을 것이라고 모두가 자만하고 있던 때. 바르셀로나의 사이클을 끌어올리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세스크가 아니라 MSN 이라는 포워드에게 힘을 실어주는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었다. 전반기는 내외부적인 잡음과 루쵸와 메시의 불화설까지 뜨면서 팀이 개판으로 가는 게 아니냐는 우려스러운 상황이 있었지만 극복해내면서 팀이 상승 가도에 올라섰고 챔피언스 리그 토너먼트에서 각 리그 우승팀들을 순서대로 잡아내면서 2번째 트레블을 이룩해내는 데 성공했다. 챠비, 하피냐, 마티유 등 로테이션들의 효용성도 굉장히 좋은 편이었던 시즌이었다.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아무래도 펩과의 챔피언스 리그 4강 1,2차전. 로베리가 없는 뮌헨이긴 했지만 네이마르가 바르셀로나에서 앞으로 무엇을 해낼 수 있는 지 그리고 바르셀로나가 지난 2년 간 다르게 강팀과의 경기에서 달라진 것을 100% 증명하기에 충분한 시리즈였다. 아이러니하게도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꿈꾸고 들어왔던 산체스와 세스크는 그들이 떠나자마자 바르셀로나가 챔피언스 리그 우승을 하는 억울함을 경험하게 된다. 또한 전반기 아포엘과의 조별 예선 5차전 경기나 파리 생제르망과의 조별 예선 6차전 경기. 그리고 후반기 흐름이 꺾일 뻔 했던 위험한 순간을 극복하기 충분했던 그라나다와의 25라운드 리가 경기와 라요와의 26라운드 리가 경기도 기억에 남는 편.


싫어하는 팀 세 손가락 안에 꼽히는 유벤투스를 박살낸 결승전은 여전히 필자의 하드에 저장되어있는 경기기도 하다. (필자는 절대 라이브로 본 경기를 다시 돌려보지 않습니다. 다시보기 극혐하는 사람 중 한 명이거든요. 또한 라이브로 놓친 경기도 궁금증을 유발하는 무언가가 있는 게 아닌 이상 마찬가지로 안 보는 편입니다. 그 정도로 의미있다는 뜻이죠.)




2015-16 시즌 (감독 - 루이스 엔리케)


표면적으로 봤을 때나 기록적인 면으로 봤을 때는 좋은 시즌이었다고 평하기에 모자람이 없겠지만 로테이션의 효용성이 극단적으로 떨어지면서 주전 혹사가 지나칠 정도로 이뤄진 시즌이었으며 쓰리톱의 괴랄한 파괴력으로 버텨오던 경기력이 3월 A매치를 기점으로 순식간에 무너지면서 시즌을 말아먹을 뻔한 시즌이었다.


이니에스타와 메시를 축으로 하고 그 둘이 좌우 밸런스를 잡아주고 경기력을 끌어올릴 수 있을 때 바르셀로나는 늘 타이틀을 들어올렸다는 공식은 작년까지 유효했고 많은 전문가들이나 팬들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생각하는 문제였지만 루쵸는 팀이 그러한 방향으로 나아가선 안 된다고 판단하고 이 시즌을 기점으로 네이마르의 비중을 대폭 늘리는 데 집중하기도 했다. 전반기 메시의 부상으로 인한 우려를 말끔히 씻어내는 빡빡마르의 활약은 확실히 인상깊기도 했고.


이적 시장 금지로 인해 1월에 합류한 투란과 비달은 효용성이 굉장히 떨어지는 선수들이었으며. 특히 투란은 이기는 경기를 더 크게 이기는 해주는 것 외에는 아무런 쓸모가 없는 수준의 선수였다. 그런 선수가 이니에스타나 라키티치와 교체가 되서 들어가니 팀의 경기력의 기복이 갑작스레 커지는 것은 당연한 결과.


티토와 타타라는 감독들 아래에서 2년 간 기존 선수들에 대한 지나친 믿음으로 리빌딩과 윈나우를 동시에 실행하지 못한 아쉬움도 크게 다가왔지만 루쵸의 이 시즌과 다음 시즌 영입들마저 움티티를 제외하곤 싹 다 말아먹으면서 팀의 퀄리티가 수직하락하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해버리면서 루쵸가 욕을 몰아서 다 먹어버렸다. 이 시즌을 기점으로 루쵸는 보드진과 의사소통이 잘 안되기 시작했으며 둘이 의견 불일치가 굉장히 심해지기 시작.


하지만 전술적인 방향성을 봤을 때는 당장에 급급하기보다는 조금 더 멀리보는 방향성이었고 아직도 루쵸의 그 선택은 옳은 선택이었다고 본다. 전반기 챔피언스 리그 조별 예선 5차전 로마와의 경기와 무링요가 첫 엘 클라시코에서 펩에게 당했던 걸 루쵸에게 그대로 당한 베니테즈의 첫 엘 클라시코도 기억에 남는다.




2016-17 시즌 (감독 - 루이스 엔리케)


미드필드의 퀄리티가 해를 거듭하면 할수록 떨어지면서 쓰리톱의 공간 보장과 그들이 박스 근처에서 활약할 수 있는 여유 자체가 없어지면서 팀의 경기력 기복이 굉장히 심했던 시즌이다. 선수 개개인의 역량으로 극복해내가는 경기들이 오히려 더 많았으며 팀적인 완성도가 굉장히 떨어져가는 걸 쓰리백으로 잠깐 극복했으나 그냥 진짜 잠깐이었다. 크루이프, 반 할, 펩과 다르게 쓰리백을 모두 다 센터백으로 기용하는 모습은 잠깐 06-07 시즌의 레이카르트를 떠올리기 충분하기도 했다.


네이마르의 비중과 그가 선수로서 가지는 가치가 대폭 상승한 시즌이었으며 15-16 시즌과 비교해봤을 때도 네이마르의 역할이 더욱 더 커졌다는 걸 경기만 봐도 알 수 있는 수준이었다. 수아레즈의 저번 시즌 후반기 우려스러운 모습이 확신으로 바뀌는 시즌이기도 했으며 1초라도 안드레 고메스와 투란, 마티유가 경기장 안에 있는 것을 보는 것은 그저 고통스러운 일이었다. 이 시즌까지 보면서 투란은 바르셀로나 역대 최악의 영입 TOP 5에 뽑힐 정도의 선수라는 것을 스스로 확신하기도 했었다.


루쵸는 본인이 더 이상 이 팀을 이끌어나갈만한 내외적인 동기를 못 찾는 모습이었으며 저번 시즌 후반기에 조금씩 시도하던 전술적 변형도 이번 시즌에는 찾아볼 수 없는 수준이었다. 저번 시즌을 기점으로 조금씩 성장하던 세르지가 확실하게 자리잡기 시작한 시즌이기도 하다. 기다림의 미학은 언제나 아름답다.


기억에 남는 경기는 역시 16강 2차전과 후반기 엘 클라시코. 그리고 셀틱과의 챔피언스 리그 조별 예선 1차전. 경기 보는 게 재미없는 시즌 중 하나였다. (07-08, 13-14, 16-17, 17-18. 물론 17-18 원탑.)


──


발베르데는 현재 진행형인 감독이니까 여기까지만 쓰도록 하겠습니다.

'Football > Writi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발다노의 명언 外  (0) 2018.09.12
바르토메우를 보면서  (4) 2018.09.12
기억을 되살리는 글 1  (4) 2018.09.08
시즌 관전 포인트  (0) 2018.09.02
왜 라키티치냐고? +++  (0) 2018.08.3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