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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Writing

재능이란 건

by 다스다스 2019. 1. 23.


단순히 축구 내적으로 하는 것만 보고 판단하는 게 아니라 재능을 담아낼 수 있는 그릇 (보통은 신체 능력) 도 중요하고 그 시기에 자신에게 최선의 방향성을 제시할 수 있는 사람들 (감독 + 코칭스태프 + 동료들 + 팀 + 기타 등등) 을 만나는 것 또한 중요하다고 보는 편이라서 저는 어린 선수에 대한 판단을 그렇게 섣부르게 하지 않는 편입니다. 실제로 축구 내적으로 좋은 재능으로 평가받았던 선수들은 우리가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엄청나게 많았지만 그들이 전부 다 성공하지도 않았고 그런 평가는 커녕 아무런 얘기 조차도 없었던 선수들이 성공을 하는 것처럼 이쪽 세계 자체가 그렇게 간단하지 않다는 소리기도 합니다. 축구 내적으로든 축구 외적으로든 변수가 정말 많다는 소리기도 하죠. 재능을 판단하는 기준 자체도 프로의 세계에서도 분명 다 다를테고.


제가 메시가 정말 대단하다고 생각하는 게 뭐냐면 메시가 어렸을 때 제일 부상을 많이 당하던 부위가 대퇴사두근 부위였습니다. 지금은 넙다리 네 갈래근이라고 표현하는 걸로 알고 있는데 전 의학계에서 일을 하는 사람이 아니니까 더 이상의 설명은 생략하고 이 근육이 중요한 이유는 근육 자체가 몸의 구조상 지지대 역할을 하고 무릎 관절의 주역할을 합니다. 메시는 많은 분들이 아시다시피 어린 시절부터 성장호르몬 관련 질환을 앓아서 신체 조건 자체가 약한 선수였는데 이를 극복하기 위해 바르셀로나에서 따로 관리를 해서 근력 운동을 할 정도로 어렸을 때부터 세심한 관리가 들어가던 선수 중 하나였습니다. (특별 케이스나 차별 대우가 아니라 그런 관리가 반드시 필요한 어린 선수 중 한 명이었다는 뜻입니다.)


이미 퍼스트 팀에 올라올 때부터 기술적으로 완성형에 근접한 선수로 올라온 선수였고 대중들뿐만 아니라 카펠로 같은 특급 명장들도 보자마자 돈을 얼마를 들여도 후회하지 않을 재능이라고 극찬을 하고 인정할 정도의 재능이었음에도 몇몇 전문가들이 우려하던 건 그가 가진 신체적 유연성을 견뎌낼 신체의 내구성과 체구가 작음으로 인해서 부가적으로 따라오는 근육의 길이 자체가 짧은 건 극복을 할 수가 없는 문제기 때문에 부상은 필연적으로 따라붙을 수밖에 없을 거고 자주 올 수밖에 없다는 부분이었죠.


실제로 메시가 가진 순간 속도와 어느 방향으로든 자유자재로 방향전환이 되는 그 플레이는 늘 허벅지가 버텨주지 못해서 부상으로 아웃되는 시기가 길어지기 시작했고 점점 하락세의 사이클을 타고 있던 당시 바르셀로나는 메시가 있고 없고에 따라서 엄청난 폭으로 차이를 보이던 팀이었으니 메시의 부상이 팀에게 다가오는 충격은 거듭하면 할수록 분명 더 크게 다가올 수밖에 없었구요.


거기다 대퇴사두근이 앞이라고 한다면 햄스트링이라 불리우는 부위는 뒤라고 볼 수 있는데 이 부위 부상은 입으면 입을수록 약화가 되는 악순환이 반복되기 때문에 폼이 하락하거나 부상이 잦아지거나 허리나 등과 같은 쪽의 부상으로 연결이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앙리가 그랬고, 이니에스타도 그랬고, 세스크도 그랬고 윌셔도 그랬습니다. (대표적인 케이스들) 메시도 12-13 시즌 때 푹 쉬고 나왔으면 큰 문제가 될 일이 없었음에도 갑자기 끌어와서 쓰는 바람 (8강 2차전. 심지어 이것도 파리 생제르망) 에 탈이 나버려서 그게 엄청 오랫동안 발목을 잡은 전적이 있었죠. 농구 선수들이나 야구 선수들도 별반 다르지 않구요.


애초에 축구란 운동 자체가 하체가 훨씬 더 중요한 운동이고 특히 포워드들은 이 부분에서 더 중요한 게 가속과 감속을 동시에 행하면서 방향전환을 엄청 자주해야하는 경우가 많은 편인데 이 플레이들 자체가 허리와 허벅지, 무릎 등등에 굉장한 부담으로 다가옵니다. 그래서 전방십자인대가 나가는 순간 다시는 이전의 모습을 되찾지 못하는 케이스가 압도적으로 많은 거기도 하고 그래서 더더욱 이런 면에서 신체 능력이란 게 타고나는 게 굉장히 크고 후전적으로 아무리 노력해도 극복할 수 없는 한계가 분명히 있고 실제로 그런 사례들이 압도적으로 많아서 그렇게 생각하는 편인데 메시는 이걸 극복을 했습니다. 어떠한 방면으로 후천적으로 노력을 하더라도 그게 분명 악영향이 끼칠 수도 있는 건데 (베일을 생각하시면 될 듯) 하나같이 좋은 쪽으로 흘러간 것도 어찌보면 굉장한 행운일 수도 있겠지만요.


메시의 하락세가 언제올 지는 모르겠지만 그가 얼마나 부상을 당하는 지 그 부상 부위가 무엇인지 그의 부상 기간이 어느 정도 되는 지에 관한 기사들이 자주 나오고 그게 메시에 대한 얘기의 주가 되는 시기가 슬슬 그가 한계에 도달했다는 걸 간접적으로 나타내주는 지표가 될 거라고 봅니다. 적어도 메시는 과거 로벤처럼 돌아오면 잘하고 돌아오면 잘하는 사이어인 같은 모습을 보이지는 못할 겁니다. 로벤이 그런 시간이 지나가서 더 이상 그러지 못하는 것처럼 메시도 마찬가지로 그런 시간이 지나갔다고 보는 편이라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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축구만 잘한다고 오면 마냥 잘할 거라고 생각하지 말자는 취지의 글.

그만큼 부가적으로 따라오는 디테일은 이것말고도 굉장히 많다는 걸 알려주기 위한 글.

메시 찬양하는 글.

시기상 운도 받고 그만큼의 노력도 따라와야 세계 최고에 근접하거나 거기에 위치할 수 있다는 글.

네이마르와 그리즈만을 왜 바르셀로나가 그토록 원했는 지 다른 방면으로도 이해할 수 있는 글.

관리형 감독이라 비아냥 듣는 감독들이 다른 한 편으로 전문가들에게 좋은 평가를 받는 이유를 알 수 있는 글.

어린 선수들의 성장 과정을 지켜보면서 조금은 더 넓은 시선으로 판단할 수 있는 계기가 되는 글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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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티뉴, 뎀벨레, 데 용 (올 지 안 올 지 모르겠지만), 라비오 (마찬가지로 올 지 안 올 지 모르겠지만) 등이 증명해야되는 것도 단순히 축구 내적으로 그가 바르셀로나에 알맞은 틀이냐 아니면 그 이상을 넘어서서 팀의 중심축이 될 수 있냐에 그치는 게 아니라 그 이상일 수밖에 없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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