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르셀로나의 스카우팅 시스템은 피구의 이탈 이후 암흑기에 빠졌었던 2000년대 초반에도 대표적으로 스카우팅 시스템 자체가 선진적이고 수준 자체가 높은 팀들과 비교했을 때도 밀리지 않는 수준이었고 그런 스카우팅 시스템을 전면 앞세워 내외부를 통합한 리빌딩이 보기 좋게 실패했음에도 팀이 다시 궤도에 오르기 전까지 포기하지 않았고 그 덕에 흔히 말하는 가성비킹들이 바르셀로나에 와서 힘을 발휘해주기 시작했는데 어느 스포츠나 이렇게 가성비킹으로서 팀에 보탬이 될 수 있는 선수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보는데 요 근래 축구계는 요런 게 많이 사라진 게 꽤 크지 않나 싶습니다. 바르셀로나만 봐도 시대적인 흐름 (과거 5~10m 유로가 5~60m 유로 정도로 취급받고 있으니) 을 감안하고 봐도 외부에서 들어온 선수들 중 라키티치나 움티티, 아르투르를 빼면 가성비를 논할 선수 자체 (토디보는 아직 까지도 않은 카드니까 제외) 가 없다고 보는데.
에투와 함께 합작해서 한참 전부터 하던 아프리카 재능들을 조기에 키워서 데뷔시키는 것도 실패작이라고 인정할 수밖에 없을 정도로 잘 안 됐고 마찬가지로 6관왕 이후 급속도로 늘어나는 주급 규모를 커버하기가 힘들었던 라포르타와 로셀이 교체되던 시기의 바르셀로나는 효용성이 떨어진 (또는 떨어지고 있는) 선수들을 과감하게 보내면서 실력제로 주급 체계를 개선하고 보너스를 최대한 많이 넣어 선수들의 동기부여를 다른 의미로 부여하고 동시에 과한 이적료 지출을 최소화시키고 혹여나 빅 네임들의 영입이 필요하더라도 최대한 깎을 수 있는 건 깎으면서 데려오자는 기조 (마스체라노, 세스크 등) 였고 기본적인 정책의 0순위는 이런 바르셀로나의 좋은 스카우팅 시스템을 적극 활용해서 어린 선수들 또는 값싼 선수들을 데려와서 효율적이고 바르셀로나의 색깔을 조기에 입혀 자연스럽게 팀에 녹아들 수 있는 정책을 펼치려고 했었죠. 허나 대표격이었던 아펠라이가 단 한 경기만을 증명하고 나가리가 나버리고 펩의 후임이었던 티토 빌라노바는 사이클의 하락을 우려해 (4년간 정점이었던 바르셀로나의 팬들은 받아들일 수 없을 테니까) 기량적으로 검증된 선수들을 원했었고 그 여파로 인해 내부에서 가장 기대를 받던 티아고까지 기회를 찾아 팀을 떠나버리면서 그대로 쫑.
지금 바르셀로나는 메시를 제외하고 기본적인 틀 자체가 잘 잡혀있는 팀이 아니라서 영입을 하기에는 다른 비슷한 전력의 팀들보다 훨씬 적합한 환경이라고 보는데 중요한 건 바르셀로나에 와서 잘할 지 못할 지를 구분하기가 이전보다 더 힘들어졌고 다른 팀들도 이런 유망주나 검증이 완료된 좋은 선수들을 최대한 빨리 선점해야 돈을 아낄 수 있다는 걸 알기 때문에 이런 스카우팅 시스템이나 사전 작업에 돈이나 인력을 굉장히 많이 투자하고 있죠. 특정 에이전트들이 특정 클럽을 돕는 현상 자체가 기존에 비해서 압도적으로 늘어난 게 이를 증명하고 있고. 특정 지역이나 특정 국가를 에이전트나 에이전시가 다 먹고 있는 경우도 많아졌고. 그러다보니 좋은 선수들을 데리고 있는 팀들은 조기에 다수의 팀들이 붙어 작업을 치는 걸 알고 있기에 4~50m 유로 이상을 기본적으로 요구하게 되는 시대가 와버렸고.
바르셀로나의 스카우팅 시스템은 15~20년 전하고 큰 차이가 없어요. 지금도 기조 자체는 거의 비슷합니다. 대표적으로 4가지 정도로 볼 수 있는데
- 사키나 크루이프, 비엘사의 영향력을 받은 감독들이 있는 팀에서 뛰고 있는데 눈에 띄는 선수들이나 검증이 완료된 선수들 (대표적으로 과거 벵거의 아스날, 과거 루체스쿠의 샤흐타르, 아약스를 비롯한 네덜란드권, 남미에서도 공격적인 방향성으로 알아주는 팀들, 근래에는 리버풀이나 데려오지는 못하고 있지만 알레띠 등등등등)
- 기술 자체가 말도 안 되게 뛰어나서 나이를 떠나서 시간이 얼마가 걸리든 한 번 긁어볼만한 선수들
- 신체 능력이 동나이대를 초월한 수준이라 바르셀로나만의 발로 볼을 굴리는 방식을 가르치면 달라질 수 있는 선수들
- 애매모호하지만 돈이 얼마 안 들어 로테이션 멤버까진 될 것 같은 언어적으로 문제가 없는 선수들
바르셀로나와 비슷한 방향성의 축구를 하는 팀들도 많아졌고 현대 축구의 이론 자체도 좋은 선수라면 기본적으로 갖춰야하는 공통사항들이 바르셀로나와 반대되는 방향성의 축구도 동일한 사항들이 많기 때문에 더더욱 힘들어져버렸습니다. 그리고 스카우팅이라는 게 단순히 어린 선수들만 찾는 게 아니라 합류한 즉시 팀에 기여할 수 있는 선수들도 찾는 거니까. 실제로 바르셀로나가 조용히 노리는 선수들도 기사 한 번만 나도 웬만한 빅 클럽들이 다 붙어있고 그로 인해서 가격을 팍 높이고 있죠.
내부 수급은 앞으로도 있을 거고 그걸 포기하는 일은 없겠지만 수준 높은 선수들의 내부 수급이 시기에 딱딱 맞춰서 필요한 유형이나 포지션에 맞춰서 자주 일어날 가능성은 아마 없을 겁니다. 아약스도 한 번 (90년대), 바르셀로나도 한 번 (00년대 후반~10년대 초중반) 겪었으니 언젠가 다시 겪을 날은 오겠지만 보기 힘든 경우라는 건 모두가 동감하실 겁니다. 그래서 바르셀로나 역시 앞으로도 영입을 할 때 돈을 많이 쓰게되거나 검증되지 않은 재능만 믿고 모험을 하거나 하는 경우가 기존에 비해서 더 많아질텐데 그게 얼마나 효과적일 지에 관한 우려와 메시 이후를 이끌어나갈 수 있는 자원을 찾을 수 있을 지에 관한 우려가 뒤섞이네요. 위에서 말했던 가성비킹들이 나타날 확률도 이전보다 줄어들었으니 스쿼드 구성 자체도 고려할 게 더더욱 많아질테고. 사실 메시 이후의 간판이라는 것도 부담감이 클 거라 팬들을 만족시켜야한다는 측면도 고려를 안 할 수는 없을 거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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