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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Writing

잡소리 20 (마드리드 전 감상평)

by 다스다스 2019. 3. 3.


이런 수동적인 수비의 비중이 높은 경기 양상 자체가 바르셀로나에게는 체력적으로 더 지칠 수밖에 없는 양상의 경기고 3월 A매치 전후로 체력적인 문제나 팀적인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있는 지난 몇 년 간의 바르셀로나를 봤을 때 결과를 제외하고 긍정적으로 평가할만한 건 없다고 봅니다. 물론 수아레즈나 메시가 수비적으로 기여 (특히 측면) 를 하지 못한다는 게 바르셀로나가 필드 위에서 필연적으로 맞이해야할 문제지만 에너지 레벨이 높고 대응책이 강해지는 챔피언스 리그 토너먼트 (특히 원정) 에서 바르셀로나가 계속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있을까를 생각해본다면 굉장히 부정적일 수밖에 없습니다. 평균적으로 상대 팀보다 5~10km 덜 뛰고 기용 방식이 경직되어있는 바르셀로나가 과연 리가까지 껴서 3일 간격으로 이어지는 3~4월 일정을 이런 수동적인 양상의 경기로 극복할 수 있을까요? 제가 보기엔 아닙니다. 이미 세비야 전 전반전으로 인해서 충분히 봤다고 생각함.


이런 필자의 예상을 보기 좋게 벗어난다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지금 팀의 수비 자체가 간격이 좁고 재빨라서 수적 우위를 자연스럽게 가져와서 볼을 되찾아온다거나 경합에서 우위를 점해서 팀의 후퇴를 최소화하며 공수 전환의 비중을 줄인다는 것보다는 선수들의 대인 수비나 슬라이딩 태클에 의존하는 비중이 점점 높아지고 있는데 이건 선수들의 컨디션에 의해서 급속도로 안 좋아질 수도 있다는 걸 잊지 말아야 함. 오늘 바르셀로나의 수비 자체가 박스 안이나 근처에서 이뤄졌고 하프 라인을 넘어선 지점에서 수비가 이뤄진 경우가 한 손가락도 못 채울 정도로 없었습니다.


결국 능동적인 수비가 90분 중 10분도 안 이뤄지기 때문에 단거리 역습도 거의 없고 그렇다고 우리 박스 근처에서 수비를 성공해냈을 때 고정적인 틀이 있어서 상대 박스 근처까지 빠르게 올라가는 것도 아니고 그러니까 공격 시에 자연스레 선수들이 메시를 찾고 그의 비중이 겁나 높아질 수밖에 없는 구조가 되버리는 거죠. 체력 소모는 ↑, 효율은 ↓. 사실 후반기만 봤을 때는 그냥 저번 시즌하고 똑같아요. 차이는 발베르데가 감독 커리어 내내 보여왔던 원정에서의 대응책이 나아져서 지지 않는 경기를 하고 있다는 거고 안 좋은 흐름을 빠져나가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거. 허나 결과를 내지 못한다면 (챔피언스 리그 우승) 결국 큰 틀에서 저번 시즌과 동일한 실책을 범했다는 비판을 피해갈 수 없을 거라고 봅니다.




선수 얘기를 좀 해보면 뎀벨레를 먼저 얘기하고 싶은데 뎀벨레의 왼쪽 기용의 이유가 양발 잡이의 메리트를 오른쪽에서보다 조금 더 다지선다를 걸어서 활용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씀드린 적이 있는데 이게 지금 바르셀로나에서 의미가 있는 이유는 중앙에 치우쳐서 아주 살짝 오른쪽에 걸쳐있는 (외국에선 하프 스페이스라고 얘기하는 그 지점) 메시가 있고 왼쪽에서 직선적인 움직임과 박스 근처나 박스에서 대각선 침투를 가져가는 알바가 있기 때문. 메시가 위치하는 우측면 하프 스페이스의 반대편 자리에 기술이 좋은 선수가 있어서 수시로 수비를 벗겨내거나 이미 대형이 갖춰진 수비를 상대로 대응이 가능하다고 했을 때 그만큼 볼의 방향을 바르셀로나가 원하는 데로 굴릴 수 있다는 의미기 때문에 발베르데가 쿠티뉴나 뎀벨레를 여기다가 기용하는 거라고 볼 수 있는데 오늘 뎀벨레의 기용의 의미 및 가치를 그가 교체로 나갈 때까지 딱 세 번 봤습니다. 그만큼 존재감이 없었다는 소리죠.


게다가 뎀벨레는 하는 거 보면 별로 양발 잡이라는 생각이 안 들어요. 솔직하게 말하면 양발 잡이가 아닌 건가 싶을 정도로 기술적으로나 축구 지능면에서 의심스러운 수준. 저번 시즌에 아스피아주가 뎀벨레는 조금 더 미드필드스럽게 뛸 것이라고 얘기한 적이 있는데 오히려 그게 더 납득이 가는 역할이자 기용이 될 것 같네요. 도르트문트에서도 막바지에 박스에서 동떨어진 미드필드로 뛰는 경우가 있었고 꽤나 평이 좋았었다고 하던데 그 당시 경기는 못 봤어도 왜 그렇게 썼을까에 대한 이해는 딱 된달까요.


이기는 경기를 더 크게 이기게 만들어준다가 아니라 이길 수 없는 경기나 상대 팀의 대응책으로 인해 메시 의존증이 자연스레 올라가서 고전하는 그림이 나올 때 개인의 능력으로 그걸 극복하는 데 앞장설 수 있는 자원이 될 수 있어야한다는 소리인데 과연 앞으로 남은 약 3개월 동안 뎀벨레나 쿠티뉴가 이걸 해줄 수 있을 지 모르겠네요. 쿠티뉴는 지금 이런 뎀벨레보다 더 심각한 수준이라 별로 말할 것도 없네요. 수아레즈가 바르셀로나에 넘어왔을 때 바르셀로나가 그의 멘탈 케어에도 지극히 신경을 썼다는 얘기가 있었는데 쿠티뉴도 그런 게 필요하지 않을까싶은 생각밖에 안 듬...


아르투르는 왼쪽 미드필드에 위치했을 때 그가 기술적으로 우위에 있어서 자연스레 볼을 소유하고 내보낼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다른 면을 봤을 때 측면 플레이가 좋지 못해서 패스의 질이나 방향이 좋지 않을 때가 많고 절반 이상의 패스가 45도 대각선 패스로 나가는데 그 마저도 메시를 위주로 나갈 때가 꽤나 많습니다. 이런 아르투르의 플레이를 봤을 때 당연히 그는 오른쪽 미드필드로 뛰는 게 훨씬 더 나을 수밖에 없으며 이건 오른발잡이로 오른쪽에 볼을 내보내고 다시 내려가는 보조자 역할이 익숙하고 완성되어있는 부스케츠의 부담감을 줄여주는 데도 훨씬 좋을 수밖에 없는데 메시가 이제는 우측면에는 더 이상 기여를 할 수 없을 정도로 중앙에 치우쳐져있기 때문에 팀의 기용 방식이 누군가는 커버링에 집중하는 측면으로 갈 수밖에 없습니다. 오늘 라키티치가 전반전에 거의 오른쪽 윙어나 다름 없을 정도로 측면지향적으로 뛰던 게 이를 증명하는 사실이고 지금 현재 바르셀로나의 스쿼드에서 메시를 가장 잘 보조할 수 있는 미드필드를 그라고 얘기하는 이유.


또한 라키티치는 원래 순간적인 종적인 플레이도 좋은 선수라 박스 공략 자체도 잘하는 선수. 뭐 이건 세비야 시절이나 바르셀로나 첫 시즌을 보신 분들이면 뭐 잘 아실 겁니다. 기존에 비해서 크로스의 비중이 줄어든 것만 뺀다면 지금 바르셀로나의 미드필드 중 가장 잘하고 있는 선수라고 얘기하고 싶네요.




메시가 아르헨티나 대표팀에 합류하든 안 하든 3월 A매치 이후 팀의 컨디션이 생각하는 것 이상으로 굉장히 크게 작용할 것 같네요. 어쩌면 지금 시점에 수페르코파 카탈루냐가 있는 게 발베르데나 로테이션 자원들에겐 꽤나 유의미한 기회가 될 수도 있다고 생각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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