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알고 있는 수아레즈 - 90분 간 오프사이드를 몇 번을 걸리든 신경쓰지 않고 계속 오프 더 볼, 온 더 볼을 행하면서 자신과 마주하는 수비수들을 종횡으로 계속 움직이게 하면서 실책을 유발하거나 지치게 만들고 자신의 신체 능력과 우위를 점할 수 있는 부분들을 생각보다 영리하게 잘 활용하던 선수.
3년째 수아레즈의 탈을 쓰고 있는 조기 축구 아저씨 - 신체 능력이 맛탱이가 가버리면서 90분 간 움직이지 않으며 (움직여도 그 어떤 선수들보다 동선이 좁다.) 박스 근처에 가까워질수록 볼을 발 밑으로 받을 생각을 하지말고 조금이라도 움직여야하는데 동선을 오히려 해를 거듭할수록 점점 더 좁게 가져가면서 거기서도 볼을 기다리면서 동료들을 더 힘들게 만드는 아저씨. 근데 이젠 경합도 딸려서 볼을 띄워서 주기도 힘들다. 바르셀로나가 왜 높은 크로스를 웬만해선 안 할까? 그 볼이 떨어지는 주변에 있는 선수들이 1차적으로 머리로 볼을 못 따서가 아니라 루즈볼, 세컨드볼을 잘 딸만한 선수들이 아닌 게 가장 크다. 그 중심엔 이 아저씨가 있다.
심지어 패스를 쎄게 주지 않고 아주 잘 줘도 터치가 발에 붙지가 않아서 실책성 플레이로 이어지는 경우가 경기를 거듭하면 할수록 많아지고 있는 아저씨.
굳이 했던 얘기들 또 하면서 글을 늘어지게 쓸 필요 없다고 생각하고 제가 그 동안 경기 결과가 분명히 긍정적이지 않았는데도 어느 정도는 소득이 있다고 계속 얘기했던 건 몇몇 선수들은 바르셀로나와 전술적 중심이 되는 메시에게 필요한 방향에 근접하게 성장하고 있고 그게 필드 위에서 유의미하게 드러나고 있었고 발베르데는 그 방향으로 가는 선택이 뭔지를 알고 있을 거라고 확신했기 때문이었습니다. 아무리 바보여도 모를 수가 없었거든요. 챠비도 근래 인터뷰에서 결과는 분명 아니지만 흐름은 나쁘지 않다고 했던데 그거 보고 확신했어요. 내가 잘못보고 있는 건 아니구나. 수아레즈를 빼고 짧은 시간이지만 확 변하는 바르셀로나를 보고 한 번 더 확신했고.
아주 짧은 시간이었지만 바르셀로나가 왜 자신들의 장점을 살려야하고 왜 더 앞으로 나가야하고 왜 박스 근처까지 빠르게 속도를 내야하는 지를 잘 보여줬죠? 그 동안 주구장창 이런저런 얘기들을 풀면서 해온 소리고 그게 바르셀로나가, 발베르데가 해야할 일입니다. 공격이 되면 수비도 잘할 수 있어요. 그런 능동적인 축구를 해온 팀한테 수동적으로 하라는 게 더 이상한 겁니다. 그러니까 답답한 거고.
사실 어제 시상식이 있긴 했지만 오늘은 그리즈만-수아레즈-메시 쓰리톱에 그 아래는 풀주전 라인업을 들고 나올 거라고 봤는데 그렇지 않은 거 보면 아직 발베르데는 선수들의 컨디션에 확신을 못하고 있는 것 같네요. 여기서 더 길어지면 사실상 10월 A매치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조금 우려스러운데 그럼에도 각 선수들의 효용성이 어느 정돈지는 파악이 됐을 거라고 봅니다. 수아레즈를 빼버린 거 보면 더더욱 그렇게 생각이 되구요. 앞으로 어떻게 할 지가 되게 중요할 거라고 보고 베스트 11을 확실하게 정하고 시험하는 시기가 오면 발베르데가 대략적으로 그려온 모습이 어떤 모습일 지 보이기 시작할 거라고 봅니다. 틀을 만드는 건 올해는 포기 안 할 거에요. 포기하는 순간 여론이 어떤 식으로 갈 지는 누구보다 잘 알 거라고 봅니다. 그래서 선수들을 여기저기 다 돌려보는 거라고 보고 있는데 과연?
경기 얘기는 이전 경기들과 그렇게 큰 차이를 보인 경기는 아니라고 생각해서... 딱히 할 건 없고. 하지만 홈에서도 볼 소유가 원활히 되지 않고 상대가 라인을 유동적으로 조절하면서 바르셀로나가 간격과 대형이 깨지는 순간을 적절하게 이용해서 공략을 할 수 있다는 걸 보여줬다는 건 발베르데가 앞으로 홈 경기라고 안일하게 임하는 순간 당할 수도 있다는 의미라고 보고 이건 집중력이나 정신력 차원의 문제가 아니라 더더욱 그들의 축구를 하려고 노력해야한다는 뜻이라는 걸 알 필요가 있습니다.
물론 부스케츠는 조금 우려스러운 건 맞습니다. 저번 시즌에도 계속 미리 상대 선수들 위치를 다 파악하고 자리를 잡는 게 기존보다 줄어들면서 사전에 그렇게 못하거나 뒤나 옆에서 오는 상대 선수들을 놓쳐서 속수무책으로 당하거나 포지셔닝을 이상하게 잡는 경우가 있었는데 요번 시즌에도 그런 모습들이 보이네요. 유일하게 그게 티가 안 날 때가 자신의 위쪽에 데 용과 아르투르가 위치할 때입니다. 이 둘도 동선을 낭비하지 않으려면 부스케츠가 필요한 건 사실이고 (이 둘보다 훨씬 앞에 있을 선수들을 생각하면 더더욱) 부스케츠도 이 둘과 뛸 때와 이 둘 중 한 명만 있거나 둘 다 없을 때의 차이가 있다는 것 역시 사실인데 발베르데의 예상 범위 안에 있을 수도 있고 없을 수도 있고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 지 궁금하네요. 한 가지 확실한 건 지금 바르셀로나에서 뺄 수 없는 선수 중 한 명이에요.
그리즈만 같은 경우는 오늘 막바지에 아주 짧은 시간이긴 하지만 제가 그 동안 이 선수를 제한적인 선수가 아니라고 주장한 이유가 잘 보였는데 수아레즈가 나가자마자 횡으로 넓게 움직이면서 원투터치 안에 볼을 내주면서 속도를 죽이지 않고 동료들이 자신의 플레이를 할 수 있게 지원해줬어요. 그리즈만의 장점 중 하나고 오히려 수아레즈가 필드 위에 없어야 빛이 날 수 있습니다. 그의 앞에 누가 있어야되는 게 아니라 다 같이 뛰어야됩니다. 그래서 수아레즈를 보기 싫다고 얘기했던 거고. 왜냐면 필드 위에 수아레즈를 세우면 어떻게든 그를 써먹긴 해야하니까 비중이 높아질 수밖에 없거든요.
파티는 자신감이 붙는 이 시기에 계속 경기를 뛰어야한다고 보는데 메시가 보니까 더 조절을 받아야하는 것 같아서 아마 계속 기회가 갈 것 같네요. 이렇다저렇다 판단할 순간은 아니라고 보는데 플레이에 자신감이 있고 침착해서 보기 좋습니다. 아르투르도 마찬가지로 플레이 스타일이 저번 시즌과 다르게 변하면서 이게 먹힐 때 계속 경기에 뛰면서 자신감을 갖고 이 방향을 계속 이어가야한다고 보구요. 어쩌면 제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좋은 재능을 가진 선수일 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요 정도까지 변해서 돌아올 줄은 몰랐거든요.
데 용과 그리즈만은 괜찮은 적응기를 보내고 있다고 보고 가면 갈수록 팀에 많은 도움이 될 겁니다. 실패할 것 같다는 느낌이 전~~~~~~~~~혀 들지 않음. 뎀벨레도 의욕적으로 변해서 돌아온 것 같은데 퍼스트 터치 기복이 있는 건 그냥 어떻게 할 수가 없는 것 같기도 하네요. 슈팅 페이크는 어떻게 쓰는 건지 파티한테 한 수 배워야할 듯. 뭐 그렇게 불만족스럽거나 하진 않았어요. 중간에 부상 당한 건가 싶은 순간이 있었는데 아닐 거라고 봅니다. 만약에 부상이면 그대로 그냥 떠나야죠 뭐.
──
너무 졸려서 그림 편집할 그런 것도 없고 딱히 그런 거 쓸만한 경기도 아니었던 것 같고. 주말 경기에는 조금 더 자세하게 써볼게요. 오늘은 이만.
'Football > Writi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잡소리 107 (뎀벨레, 헤타페 전) (45) | 2019.09.29 |
---|---|
잡소리 106 (장문 주의) (30) | 2019.09.27 |
잡소리 104 (타 팀 선수들 얘기 +) (27) | 2019.09.24 |
잡소리 103 (그라나다 전) (49) | 2019.09.22 |
잡소리 102 (22) | 2019.09.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