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얘기는 딱히 할 게 없는 게 그 동안 보여준 것과 별 차이도 없고 오늘 경기는 그렇게 집중해서 보지도 않아서 도움이 될만한 코멘트도 없을 것 같구요. 굳이 하나 꼽자면 키 큰 놈 중에 헤딩 제일 못하는 축구 선수는 부스케츠일 것이다 정도? 한창 때도 헤딩 진짜 못하는 구나 싶었는데 몸이 더 굳어지니까 더 못하는 것 같네요. 유일하게 기가 막히다고 느꼈던 게 아스날 전 자살골이었음.
기대를 아예 안 했기 때문에 리가가 재개했을 때 한 번이라도 자빠지면 위험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한 번이 아니라 여러 번 자빠졌으니 리가는 안 자빠진 마드리드가 차지하는 게 당연한 거라고 보구요. 어중간하게 메시부터해서 다 갈아마시면서 남은 경기들 다 이기는 것보다 팬들 분노가 올라오는 양상이 되는 게 정신차리는데는 더 도움이 될 거라고 봅니다. 거기다 하필 우승한 게 마드리드니까 그 영향도 어느 정도 있을 테구요. 발베르데 때도 몇 번 얘기했던 건데 이런 식으로 이겨봤자 아무짝에도 의미가 없습니다.
저번 경기에서 다시 부임하자마자 선보였던 어설픈 4열 배치로 돌아온 것 자체가 세티엔이 이 선수들을 가지고 더 이상 짜낼 게 없다는 걸 간접적으로 드러낸 셈이기도 하고 이제 진짜로 더 볼 것도 없습니다. 저번에도 말씀드렸던 건데 굉장히 긍정적으로 축구를 보시는 분들은 그리즈만, 데 용, 비달이 다 나오는 경기까진 기다려보실 것 같은데 그래도 큰 차이는 없을 거에요.
루쵸가 한 번 팀을 뒤집은 이후로 쿠티뉴가 오든 뎀벨레가 오든 그리즈만이 오든 결국 계속 유지를 택한 게 이 상황까지 온 거라고 보는데 이번 시즌이 유독 아쉬운 건 전술적 중심의 파트너가 되어서 팀의 방향성을 다시 잡아줄 선수들을 데려왔음에도 그에 상응하는 방출이 안 이뤄졌다는 거겠죠.
보드진이 어떤 선택을 할 지 모르겠지만 사이클이 다시 궤도에 오르거나 상승세를 타려면 모든 기초는 방출이 우선입니다. 유지를 택하면서 쓰임새가 떨어지는 선수들이 분명히 있을테니까요. 어차피 바르셀로나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계속 발로 볼을 굴릴 거고 (전술적 중심이 누구냐에 따라 비중의 차이는 있겠죠.) 그렇다면 전제 조건은 늘 똑같아요.
‘우리의 장점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는 방향성을 잡고 그 틀을 어느 정도 잡을 수 있다면 대부분의 경기에서 우위를 점하고 경기를 잡을 것이다.’
보드진의 필살기는 무엇이고 그들의 선택이 과연 어느 쪽으로 향할 지 그게 중요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