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에 몰리면 질문들 자체가 거슬리게 들어오는 편이라서 거기서 실언을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타타도 전반기엔 아르헨티나 언론들이 얘기했던 것 그대로였어요. 되게 차분하고 괜히 더 얘기하는 경우도 없고 할 말만 하고 껀덕지도 안 주고 선수들 비판하면 아부지처럼 딱 막아주고. 딱 로셀파가 원하는 공개적인 장소에서의 감독의 모습.
레이카르트는 07-08 시즌에 가면 갈수록 질문도 빡세지고 괜히 선수들하고 대립 관계 만드려는 질문도 있고 했는데 그냥 무조건 내 잘못이니까 그런 질문은 그만해달라고 넘어가달라고 하고 그랬었죠. 데코가 악수 쌩까고 라커룸으로 그냥 들어갔을 때도 그랬고 호나우딩요 술 퍼마시고 여자들이랑 노는 거 보인 다음 날 인터뷰에서도 그랬고. (이건 진짜 많았는데 맨날 자기 잘못이라 그랬음.) 에드미우손이 불질렀을 때도 그랬고. 에투, 데코가 카드 받아서 다음 경기 못 나오는 거 몰랐다고 했을 때 (다음 경기가 엘클이었을 겁니다.) 유일하게 걔네들이 그걸 모를 리가 없었다고 했었던 것만 기억남. 그거 외엔 다 내 잘못이다하고 넘어갔던 편.
펩은 가장 유명한 간접적으로 무링요 씨X새X 시전한 그 기자회견이 있죠. 마르티 페라르나우가 따라다니면서 썼던 책에도 나오는 얘기 중 하나인데 이 기자회견 이후로 로셀과 더 사이가 차가워졌다고 하죠. 저기까지 간 이유는 마드리드 언론 (아스였을 거에요. 그래서 대다수의 바르셀로나 팬들이 아스를 찌라시 언론이라 생각하는 겁니다.) 이 없는 얘기를 지어냈는데 무링요가 그 떡밥을 가지고 펩이 심판 배정에도 관여하며 올바른 심판도 이상한 심판을 만든다라고 하면서 시작했었죠.
티토는 인터뷰 자체는 늘 쎄게 하는 편이었음. 대신 선은 잘 지켰다고 해야하나. 뭐 그게 아니어도 로셀이 야심차게 밀어준 감독이었어서 뭘 해도 넘어갔을 것 같긴 합니다.
타타는 후반기 접어들면서 슬슬 경기력 꼬라박기 시작하고 결과도 안 좋아지기 시작할 때 지금 세티엔처럼 실언을 좀 했던 편이었죠. 선수들 부진에는 아무 관련없는 제3자인 마냥 유체이탈해서 대답하더니 자기 갖고 얘기하면 칼같이 대답하고 그랬죠. 가면 갈수록 언론들하고 사이가 안 좋았음. 질문들도 점점 수위도 세졌던 편이었고.
루쵸는 로마에서 한 번 크게 혼나고 온 뒤였기 때문에 확실히 덜했음. (현지 팬들한테도 혼나고 현지 언론한테도 혼났으니...) 오히려 좀 여유를 갖추고 기자회견을 한다는 느낌을 많이 줬었죠. 펩처럼 바르셀로나의 환경과 지역 언론들과의 관계도 굉장히 잘 아는 사람이었으니 그것도 어느 정도 있었을 테고.
발베르데는 인터뷰 스킬이나 잡음 안 만드는 건 역대로 가도 원탑일 겁니다. 진짜 껀덕지 자체를 안 줍니다. 이번 시즌 초반에는 조금 이상하단 느낌을 주긴 했는데 그 시기 빼면 그냥 그런 쪽으론 퍼펙트. 아마 바르토메우가 무지 좋아했을 거에요. 진짜 장담할 수 있음. 능력만 그 이상이었으면 로셀파가 있는 동안에는 종신이었을 겁니다.
세티엔은 뭐 그 동안 바르셀로나를 거쳐간 감독 중에 이런 언론 대처능력은 제일 떨어진다고 봐야겠죠. 레이카르트 이전으로 가도 반 할도 이 정도는 아니었을 거라서 다른 의미로 역대급이라 봐야할 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