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장 선수들이 잘 안 떠나려고 하는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를 꼽아보라면 환경의 변화가 자신뿐만 아니라 가족들에게 영향이 갈 수도 있다는 게 큽니다. 유럽이 아무리 교육이 어느 정도 통합화되어있다고 해도 사람 사는 환경이란 게 갑자기 변하면 영향이 가기 마련이거든요. 돈은 어느 정도 포기할 수 있어도 (물론 이것도 안 되는 선수들이 있습니다.) 환경의 변화를 양보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에요.
보통 노장들이 유럽이 아닌 다른 대륙을 행선지로 정할 때도 자신의 미래나 돈만 보고 가는 게 아니라 배우자나 자녀들의 향후 미래에 대한 부분들도 고려하는 편이구요. 나이를 먹어도 환경의 변화를 두려워하지않고 도전 정신이 드럽게 강한 선수들도 있기 마련이지만 대부분은 그렇지 않아요.
가끔 가다가 이적을 해도 본인만 가서 호텔 생활을 하는 경우도 있는 게 이런 것들이 고려되서 그런 게 태반입니다. 감독들 중에서도 이런 경우가 종종 있죠. 아니면 클럽에서 가족들의 환경도 지원해주는 경우도 있고... 다양합니다.
바르셀로나 같은 경우는 노장들이 많은 편인데 이들이 사이클 반등의 핵심적인 역할을 한 선수들이 태반이고 그에 상응하는 대우를 재계약을 통해서 받았고 그러면서 자신들뿐만 아니라 가족들도 이 환경에 엄청 익숙해져버렸죠. 요즘은 이런 쪽으론 관심이 없어서 잘 모르겠는데 축구 이후의 삶을 고려하고 사업을 벌인 선수들도 있을 거에요. 아니면 배우자를 비롯한 가족들이 사업을 하고 있을 수도 있고. 이게 지역과 어느 정도 연관이 있는 사업이거나 기점이 되는 곳이라면 이 역시 이적을 꺼려하는 이유 중 하나일 수 있겠죠.
게임이면 그냥 방출 걸어놓고 팔릴 때까지 계속 제의를 돌리거나 0원에라도 갖다버리면 그만인데 현실은 그렇지 않다는 거고. 클럽과 선수 양 측 모두 고려사항이 많을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서 축구 내적으로 냉정하게 판단을 하고 내보낼 때 바로 내보내는 것 역시 상당히 중요한 부분일 수밖에 없습니다. 이게 한 번 안 되면 그만큼 난이도가 더 올라갈 수밖에 없어요. 물론 이 역시 게임과 다르게 성공을 거두면 안정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다는 걸 감안해야겠죠. 변화가 늘 성공을 가져다주진 않으니까요.
짱개 폐렴 영향으로 방출이 없으면 영입도 없다고 선언한 것도 있을 건데 전 오히려 지금이 기회라고 봅니다. 바르토메우가 승부수를 띄울 마지막 기회랄까. 필살기도 있다면 좋겠지만 없다해도 기회는 기회라고 봅니다.
지금 구성을 유지하면서 뭔가를 해보겠다고 한다면 계속 비슷한 한계를 마주할 거에요. 이건 선수의 의사가 어떻든 그가 처한 환경이 어떻든 클럽은 철저한 비즈니스 마인드로 방출을 최대한 적극적으로 시도하는 쪽으로 잡아야한단 뜻이구요. 이 생각은 여전히 변함없어요.
물론 바르토메우 같은 경우는 이제 딱 1년 남았기에 자신의 바르셀로나를 자신의 손으로 갈기갈기 찢기에는 시간도 부족하고 남 좋은 일 시키는 걸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교차할 수도 있을 겁니다. 만약에 그러한 변화를 택했다가 실패라도 하는 순간 기억될 이미지는 바르셀로나를 망친 인물 중 하나 정도가 아니라 메시의 마지막을 망친 인물이란 것도 부담되는 부분일테고.
챔스 전까지 그렇게 유의미한 얘기들은 안 나올 거라고 보는데 그 이후를 보면 다음 시즌 바르셀로나도 어느 정도 각이 서긴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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