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문자 분들이 많아지면서 이런저런 댓글들을 많이 보게 되는데 저처럼 보고 싶다고 하시는 분들이 종종 계십니다. 그만큼 칭찬을 해주시는 거라고 생각해서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긴 한데 사실 축구를 즐기는 재미는 주관적인 거에요. 저같은 경우에는 어렸을 때부터 스포츠 (야구, 축구) 를 접할 기회가 많았는데 그냥 남들한테는 보이는데 나한테는 안 보이는 게 너무 짜증나서 그냥 무작정 많이 봤었어요. 그러면서 내 눈에 뭔가 점점 많이 들어오는 구나 싶어서 더 찾아보기 시작했고 좀 제대로 알고 싶어서 공부도 했고 어쩌면 내 직업이 될 수도 있겠다 싶었는데 막상 해보려니까 아닌 것 같다 싶어서 접었죠.
아마 축구를 안 봤으면 현생 자체는 지금보다 더 잘 살고 있었을 거에요. 수능 성적에도 영향이 많이 간 취미였고 낮밤이 바뀌다보니 일상 생활이나 학교 생활에도 영향이 많이 갔고 그것도 모자라서 운영자한다고 까불었다가 건강도 많이 상했거든요. 물론 후회는 안 합니다. 커뮤니티 운영자 이런 게 별 거 아닌 거 같아도 여러 사람들을 대하면서 좀 많이 달라지긴 했습니다. 어떤 커뮤니티든 운영자 해보신 분들은 공감하실 거에요.
하고자 하는 얘기가 이런 건 아니고 축구를 즐기는 본인만의 방법을 찾는 게 중요해요. 이론이고 포지션이고 포메이션이고 역할이고 뭐 이런 것들 생각하는 것보다 그냥 어떤 한 경기를 볼 때 재밌게 볼 수 있는 요소들을 찾는 게 중요하달까요. 잠을 포기하고 보는데 재미가 없으면 안 되잖아요. 전 그래서 많은 경기를 보면서 제 나름대로의 시선을 갖추려고 노력을 했죠.
어떤 팀을 볼 땐 팀으로서 보는 게 아니라 한 선수만 보고
또 어떤 팀은 오프 더 볼을 어떻게 가져가는 지만 보고
또 어떤 팀은 온 더 볼만 보고
또 어떤 팀은 상대팀까지 해서 전체를 눈에 담으려고 해보고 등등등
즐길 수 있는 요소들은 많아요. 여러 가지 방법으로 즐기다보면 자신만의 시선이 생기고 남들이 놓치는 게 나한테는 중요하게 느껴지기도 하는 거구요. 이게 스카우터들이 같은 경기를 봐도 평가는 제각각으로 나오는 이유 중 하나기도 합니다. 게임에서도 같은 놈을 스카우팅 시켰는데 조금씩 다르게 나오는 경우도 있잖아요? 제가 가끔씩 하나의 고정된 시선으로 여러 경기를 접하지 말라고 말씀드리는 이유기도 하고. 팀마다 구성도 다르고 감독이 요구하는 사항도 다르고 많은 부분에서 다르니까요.
전 제가 보이는 만큼 글로 전해드리면서 같이 재밌게 봤으면 하는 거고 딱히 다른 의도는 없습니다. 이런 걸로 어디가서 자랑을 하려면 이게 제 직업이거나 돈벌이 수단이어야 하는데 그런 것도 아니고. 물론 제가 예상하는 거나 생각하는 것처럼 흘러가면 신기한 건 있죠. 근데 솔직히 틀려도 별로 상관 없어요. 저도 방문자 분들과 같은 위치에 있는 사람이고 똑같이 취미로 즐기는 사람인데요. 혹여나 직업으로 임하시는 분들이라 하더라도 틀릴 수 있는 거구요. 다 맞추면 무당을 하지. 굳이 뭐하러 그런 걸 하겠어요.
터무니 없는 시선과 생각을 갖고 보는 게 아니라면 축잘알이고 축알못이고 그런 건 중요하지 않아요. 때론 처음 보는 사람들이 아무도 못 보는 걸 짚어내는 경우도 있구요.
사실 이번 시즌엔 타 팀 팬분들도 너무 많이 찾아와주셔서 부담이 많이 됐는데 그래도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 있다는 생각이 들어서 나름 뿌듯합니다. 그냥 제 글들이 많은 분들에게 즐길 수 있는 요소 중 하나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늘 방문해주셔서 감사하고 앞으로도 많이 찾아와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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