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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Writing

잡소리 212

by 다스다스 2020. 9. 14.

 

 

원래 의도는 비달이 나가면 올리려했는데 시간 여유가 있을 지 없을 지 몰라서 그냥 미리 써봅니다. 타 팀 얘기들도 넣을까 했는데 그건 나중에 따로 쓰겠습니다. 글이 너무 길어질 것 같기도 하고. 딱히 어떤 의도를 갖고 쓰는 글은 아니고 행보를 보면서 이전부터 가져왔던 생각도 있고 근래 들어서 든 생각도 있고 다양해요. 도움이 되실만한 부분도 있을 거고 안 그런 부분도 있을 겁니다. (이건 제가 커뮤니티를 안 하기 때문에 다른 바르셀로나 팬분들의 반응을 접할 기회가 별로 없어서 그런 게 커요. 보통 어떤 주제로 얘기를 하는 지를 잘 모르니까요.)

 

 

 

- 비달

 

 

 

바이날둠 루머를 보면서 아마 대다수의 팬분들은 저런 애 데려올 거면 비달을 남기는 게 낫지 않나라는 생각을 가져보셨을 거에요. 아무래도 비달은 보조자 중에서도 특이한 무언가를 가진 선수 중 거의 앞선에 있는 선수고 (어쩌면 보조자 그 이상일 수도 있고) 바이날둠은 리버풀 경기를 많이 보신 분들은 잘 아시겠지만 동선이 되게 넓다는 걸 빼면 밋밋한 쪽에 가까운 보조자긴 하거든요. 나이 차이도 얼마 안 나고 생긴 거랑 다르게 자기 관리도 굉장히 좋은 비달이라면 1년 정도는 더 버텨줄 수 있지 않을까란 생각도 충분히 들만하구요.

 

 

 

근데 비달의 방출을 원한 이유가 단순히 그가 축구 내적으로 쿠만의 플랜에 없어서라는 시선보다 더 넓은 시선으로 바라보면 이해가 됩니다. 이건 발베르데 때까지 올라가야 하는데 발베르데가 전술적 변형 카드가 너무 없다 보니까 비달을 여기저기 교체로 넣으면서 동선 변경으로 인한 전술적 변형을 많이 시도했었습니다. 먹힌 적도 있고 안 먹힌 적도 있는데 어쨌든 비달이 이 과정에서 잡음을 만들었죠. 자신이 주전으로 나올 깜냥이 되는 데도 심지어 전 경기에서 잘해도 어쨌든 일단 벤치 스타트를 하는 게 마음에 안 들었다는 거죠. 사실 발베르데니까 조용히 넘어간 거지. 후임 감독이었던 세티엔이었으면 결국 기자들의 질문 공세에 낚여서 잡음을 키웠을 겁니다.

 

 

 

물론 이런 출장에 대한 불만은 누구나 낼 수 있는데 노장 선수 중 한 명이 이럴 경우에 팀 분위기가 급속도로 안 좋아지는 경우가 있어요. 아무래도 각자 동료들을 바라보는 시선이 다르기 마련이니까요. 누군 나보다 못하는데 왜 뛰지? 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거고 누군 내가 더 못하니까 열심히 해야겠구나라고 생각할 수도 있는 거고. 근데 에고가 굉장한 비달은 전자에 가까운 선수고 그게 저 케이스가 아니더라도. 바르셀로나가 아닌 다른 곳에서도 여러 차례 보였기 때문에 초장에 팀을 하나로 모으려면 필요한 조치일 수도 있어요. 쿠만은 어쨌든 팀의 변화를 예고했고 실제로 그걸 차근차근 이행하고 있는 와중에 다른 시선으로 바라보는 선수가 있는 걸 꺼려하는 입장일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구요.

 

 

 

 

- 쿠만

 

 

 

티아고 영입을 반대하는 입장이지만 단순히 그의 단점이 우려돼서 반대하는 것보단 지금 그 정도 그릇의 선수가 왔을 때 시즌 플랜을 아예 다시 짜야한다는 것도 분명히 위험 요소 중 하나가 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짤막하게 그 글에서도 말씀드렸습니다.) 더 길게 봤을 땐 장기적으로 전술적 중심 중 하나로 자리 잡아야 할 선수들의 성장 방향이 바뀔 가능성도 있구요.

 

 

 

그렇다면 보조자를 원하는 이유가 대체 뭘까를 생각해봐야 하는데 일단 한 경기. 그것도 전반전만 보고 나서 느낀 건 개개인이 책임져야 하는 공간의 범위를 넓게 잡으려고 하는 것 같단 생각이 들어요. 일단 방출 명단을 보면 라키티치와 수아레즈를 제일 먼저 플랜에서 배제했는데 이 둘은 이제 넓은 범위를 커버한다는 것 자체가 아예 안 되는 선수들입니다. 수아레즈야 이미 너무 눈에 보일 정도로 떨어졌고 필드 위에 있는 것 자체가 방해되는 게 더 큰 선수고. 라키티치도 사실 짱개 폐렴 이후에 많이 좋아지긴 했는데 뛰면 뛸수록 본인이 커버할 범위가 넓어지면 넓어질수록 반응이 느리거나 뒤쳐지는 빈도 수는 조금 줄어든 정도였지. 여전히 눈에 보였어요.

 

 

 

물론 진짜 바이날둠이나 비슷한 보조자가 와봐야 알겠지만 일단 의도를 저렇게 가정하고 보면 보조자를 원하는 이유는 바르셀로나의 가장 큰 문제는 일단 수비에 있다고 보는 게 맞겠죠? 발베르데부터 세티엔까지 측면 수비에 대한 책임은 딱 세 명한테 있었습니다. 그리즈만, 데 용, 비달 or 라키티치. 이 셋이 맨투맨으로 붙기 전에 뚫리거나 아니면 붙었는데도 뚫리면 상대가 측면을 타고 넘어오는 게 너무 부드럽게 잘 됐어요. 이 부분을 개개인이 더 넓은 범위를 커버하면서 더 많이 뛴다면 수적 우위에서 뒤처지거나 특정 선수가 과부하에 걸리는 빈도 수를 줄일 수 있을 거라고 봤을 확률이 높다고 보구요. 잘 된다면 그만큼 볼 탈환 횟수도 많아질 거고 뺏는 지점 자체도 조금 올라갈 겁니다. 이 의미는 수비가 되면 공격도 될 가능성이 높단 뜻이에요. (개인적으로 공수 구분해서 보는 시선은 아예 잘못된 시선이라고 봅니다.)

 

 

 

일단 한 경기. 그것도 전반전만 봤기 때문에 확신은 못 하겠는데 접근 방식 자체가 발베르데나 세티엔을 볼 때 하고 느낌이 다르긴 합니다. 그래서 나쁘지도 않고 좋지도 않고 그냥 괜찮다 정도라고 말씀을 드렸던 겁니다. 이건 시즌을 들어가면 더더욱 명확하게 보일 문제라서 그때 가서 다시 한번 짚어보고 아래는 바이날둠 패스맵하고 히트맵인데 그냥 대략 의도가 무엇인지 파악하는 데는 도움이 될 거라 생각해서 첨부해봅니다.

 

 

(좌상 - 에스토니아 전 패스맵, 우상 - 에스토니아 전 히트맵. 좌하 - 북아일랜드 전 패스맵, 우하 - 북아일랜드 전 패스맵. 리버풀에서도 그렇고 좌측면과 중앙을 오가면서 횡으로든 종으로든 동선을 길게 잡는 편 (이 두 경기말고 다른 경기들도 비슷해요. 리버풀에서도 마찬가지. 리버풀에선 종종 중앙을 넓게 커버하거나 로버트슨을 위해서 상대적으로 아래 지점에서 포지셔닝을 잡는 경우도 꽤 있었습니다.) 인데 유의해서 봐야할 게 이 선수 오른발 잡이입니다. 아마 답답한 장면들이 많은 건 왼발을 써야할 때 오른발을 쓰는 경우가 많아서 그럴 거에요. 쿠만이 정확하게 어떤 식으로 보조하려고 할 지는 모르겠는데 전술적 중심이 되는 선수들의 포지셔닝에 맞춰서 보조하는데 적합하다고 봤을 확률이 높겠죠? 본인이 써본 선수 중 하나니까 자신의 방식에 익숙하단 장점도 있을 테고.)

 

 

 

 

- 메시와 신체 리듬

 

 

 

개인적으로 세티엔을 그동안 봐온 바르셀로나 감독 중 최악이라고 보는데 그 이유 중에 하나가 선수단 관리와 훈련이 엉망이었다는 겁니다. 아마 짱개 폐렴으로 시즌이 안 멈췄으면 분명히 선수단 중에 갑자기 부상을 겪는 선수들이 생겼을 거에요. 그것도 비슷한 부위로. (일반적으로 햄스트링을 비롯한 근육계 부상. 데 용이랑 그리즈만이 짱개 폐렴 이후에 근육계 부상으로 뻗었는데 전 이건 팀 차원의 관리 문제가 제일 컸다고 봅니다.) 쿠만의 바르셀로나를 볼 때 제일 걱정되는 게 이 부분입니다. 이건 시즌을 시작하기 전부터 확고하게 짜여있어야 하고 그게 바탕이 되는 것이기 때문에... 사실 선수들의 신체 리듬은 되게 엉망일 거에요. 길게 한 번 쉬었다가 갑자기 빡센 일정으로 시즌을 마무리지었고 아주 짧은 휴식기를 가진 상태로 다시 시즌에 돌입했습니다. 물론 이런 과정 속에서도 개인 훈련을 한 선수들도 있을 거고 평소에 자기 관리에 투자를 많이 하는 선수들도 있을 건데 팀적으로 봤을 때 쿠만이 얼마나 선수 개개인의 상태를 잘 파악했냐가 중요할 거에요. 전반기부터 부상이 많이 터진다면 (특히 근육계 부상) 되게 위험할 거라고 봅니다.

 

 

 

이 중에서도 메시가 가장 걱정되는데 세티엔 밑에서 너무 무리하게 뛰었어요. 아슬아슬한 장면들도 너무 많았고. 아마 15-16 시즌부터였던 거 같은데 한 번 부상을 당하면 그 후 다시 궤도에 올라오는데 걸리는 텀이 점점 길어지고 있어요. 이건 나이를 먹음으로 인해서 그만큼 신체 능력이 저하되고 있다는 것도 있겠지만 동기 부여를 잃은 마지막 시즌의 루쵸부터 첫 시즌 중위권 감독스러운 관리를 보였던 발베르데 (트로피와 기록에 눈이 먼 기용 방식) 그 후 좀 지나서 엉망이었던 세티엔까지 거쳤기 때문에 부상을 당했을 때 여파가 조금 세게 올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편입니다. 쿠만이 선수단 관리와 선수들의 리듬을 잘 관리하고 있다를 판단하기에도 메시가 가장 좋은 자료가 될 가능성이 높다는 뜻이기도 하구요. 이런 면에서 봤을 때 2년 차의 발베르데는 분명 저나 팬들의 스타일에 안 맞는 축구를 하긴 했는데 관리 자체는 정말 많이 좋아졌고 잘했다고 평가하고 싶긴 해요. 세티엔은 이거 하나만으로도 역대 최악을 논할 정도로 가도 무방한 감독이고.

 

 

 

 

- 라포르타

 

 

 

전 이 사람도 로셀이나 바르토메우하고 크게 다르지 않다고 보는 편인데 왜 그러냐면 크루이프의 덕을 너무 많이 봤어요. 바싸트가 말실수해서 나가리나고 세력을 흡수한 것도 라포르타가 크루이프의 변호사를 했던 전적이 있고 바싸트 다음가는 친 크루이프 파였다는 게 컸지. 라포르타가 능력이 있어서 그랬던 게 아니었습니다. 솔직히 능력으로 보면 그와 함께하던 사람들이 훨씬 좋았죠. 로셀이나 소리아노나 잉글라나 파우스, 프레이사 등등등... 사실 선거 자금을 어디다 썼는지 의심이 갈 정도로 지지 기반을 못 만드는 사람 중 하나였음. 라포르타도 의장이 되고 나서 벌인 행적들이 어마어마한 수준인데 그게 법적으로 문제가 된 경우가 없었을 뿐입니다.

 

 

 

제일 먼저 저지른 건 의장의 임기를 멋대로 늘려버렸던 건데 라포르타가 처음 의장 선거에 승리했을 때가 2003년 6월 15일인데 이후 일주일 뒤 의장으로 취임하는데 이 당시 기준이 하루라도 시즌 중에 취임을 하면 1년 임기로 쳤습니다. 그러니까 사실 따지고 보면 라포르타는 02-03 시즌 중에 취임을 한 거고 1년을 보낸 거죠. 근데 이걸 멋대로 바꿔버립니다. 당시 언론들이 이때랑 그 이후에 여러 차례 물어봤지만 대답을 안 하고 쌩까버리죠. (이건 대부분이 돈 때문에 그랬다고 보긴 했습니다. 꾸코에 오래 계셨던 분들도 다 선거 자금이랑 보증금 때문일 거라고 많이들 얘기하셨었음.)

 

 

 

그 후 베컴 공약을 제외하고 (사실 이 마저도 못 지킴) 몇 가지를 살펴보면

 

 

 

누네스가 매입해두었던 연습장 부지를 몰래 팔려다가 적발돼서 여론에 뭇매를 맞은 전적이 있으며

시즌권 인상은 없다고 했으면서 무려 40%나 인상해버리는 행보를 보였고 (이거 때문에 라포르타한테 돌아선 소시오들이 많았습니다.)

라포르타의 처남이 프랑코 자금 지원 의혹을 샀는데 절대 아니라고 했는데 사실로 밝혀졌으며 (이건 저희는 별로 체감이 안 될 수 있는데 카탈루냐에선 큰 문제 중 하나)

유니폼 스폰서는 없다고 하면서 뒤에서 소리아노와 파우스를 시켜 베이징 스폰서 작업을 했었죠. (진행했으면 가슴팍에 BEIJING 달고 있었을 수도 있음.)

 

 

 

치키는 모르겠지만 (크루이프를 제외하고 어느 정도 발언권이 있거나 힘이 있는 인물들 중 유일하게 라포르타랑 끝까지 간 인물임) 소리아노 같은 인물들은 라포르타가 다시 당선된다고 해서 돌아올 가능성이 별로 없을 거에요. 로셀파들이랑 나간 시기가 다를 뿐이고 노선이 다를 뿐이었지. 어쨌든 라포르타의 행보에 지쳐서 나온 건 똑같거든요. 이건 다른 노선을 탄 잉글라나 페레르, 고달, 살라이마틴 등과 같은 예전 인물들도 똑같습니다. (잉글라는 당시 소리아노 회사에도 속해있었는데 어느 순간 안 보이네요. 맨시티에도 없는 걸로 기억하는데 뭐하고 사나..) 누군 돌아올 수도 있겠지만 돌아와도 큰 차이는 없을 거에요. 가장 중요한 축구 내적인 인물이 부재하거든요. 크루이프죠. 전 라포르타가 다시 의장이 된다면 펩이나 챠비를 내세우는 게 아니라면 솔직히 별 차이 없을 거라고 봅니다. 바르셀로나가 하나의 도구가 될 수 없게 철저하게 축구 내적인 시선으로 판단할 수 있는 사람이 반드시 있어야 한다고 보는데 라포르타가 그걸 고려하고 있다면 그나마 나은 선택지가 될 수도 있겠죠.

 

 

 

폰트는 논란이 되는 경우에만 등장해서 쓸데없는 소리만 해서 딱히 얘기할 게 없네요. 그리고 점점 선을 못 지킨다는 인상이 강해요. 이런 애들은 항상 있어왔음. 얘기한 프로젝트의 실현 가능성이 어느 정도 되는 지도 의문이고. 챠비나 푸욜 같은 인물들이 먼저 앞장서서 확 밀어주지 않는 한 세력을 갖추는 것 역시 상당히 어려운 일일 거에요. 베네디토도 처음 언론에 등장했을 땐 폰트처럼 진보적이고 넓은 시선을 가진 사람으로 평가받았었습니다. 근데 막상 뚜껑 까보니까 지지 기반이 너무 약했죠. 지금은 그때와 같은 마인드를 가진 사람인지 의문이고. 폰트도 이런 면에서 보면 바르셀로나를 완전히 바꿀만한 인물이란 평가는 너무 과하다고 봅니다. 오히려 의심스러워야 정상이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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