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Football/Writing

잡소리 229 (움, 뎀)

by 다스다스 2020. 10. 9.

(얘네 둘이 선발 라인업에 동시에 나온 게 제 기억으론 작년인 것 같은데 조만간 1년 찍을 듯)

 

 

 

히바우두가 뎀벨레에 관해서 쓴소리를 했던데 전체적으로 봤을 때 맞는 말이에요. 뎀벨레가 가지고 있는 문제들은 그가 스스로 만든 문제들이고 클럽이나 다른 선수들, 감독이 어떻게 할 수 있는 문제들이 아닙니다. 보통 부상을 당할 때 불운하다는 표현을 많이 쓰긴 하지만 때로는 선수가 스스로 부상을 만들거나 악화시키는 경우도 있습니다. 뎀벨레는 솔직히 그 케이스로 봐도 무방해요. (움티티도 마찬가지)

 

 

 

한 경기를 뛰고 나면 에너지 소모가 상당하고 몸무게가 3~5kg씩 빠지는데 이것 자체가 문제라기보단 이 전후 과정이 상당히 중요합니다. 신체적인 회복도 중요하겠지만 정신적으로도 회복을 하는 게 중요하죠. 정신적으로 흔들리는 선수들은 당연하게 부상을 당하고 이후 치료와 회복을 거쳐도 다시 부상을 당하곤 하죠. 움티티도 이 케이스인데 자신이 부상을 당할 것 같다는 걸 뛰면서도 느끼니까 예전에는 그렇게 안 뛰었는데 어느 순간부터는 본인이 아플 것 같거나 그렇게 뛰면 안 될 것 같으면 그냥 자기도 모르게 멈추거나 걷죠? 상대랑 분명히 같이 뛰었는데 보면 상대만 뛰고 있고 움티티는 걷고 있는 모습이 어느 순간부터 보이는데 그렇게 조심스럽게 뛰는데도 경기가 끝나고 나면 아프다고 합니다. 그러고 아웃됩니다. 벌써 몇 번째 반복된 지 모르겠을 정도...

 

 

 

전 움티티나 뎀벨레를 보면 종종 호나우딩요가 생각날 때가 있어요. 물론 뎀벨레는 딩요랑 매치하기에는 의사들이 확실하게 확인할 수 있는 부위들을 다치기 때문에 조금 다르긴 하지만 움티티 같은 경우는 무릎인데 겉으로 봤을 때나 몇 가지 검사를 했을 때 멀쩡해보여도 본인이 아프다고 하면 사실 할 수 있는 게 없습니다. 재활이나 주사를 통한 치료도 계속해서 할 수 없어요. 아마 부위가 달라도 의사들이 이런 식으로 많은 횟수를 거치는 건 좋지 않다고 꾸준히 언급할 겁니다. 근데 치료라는 건 가능하면 본인이 아프지 않다고 할 때까지 계속 이행되기 마련이고 움티티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거든요. 이게 골치가 아픈 거죠. 호나우딩요가 이랬죠. 어차피 자기 관리 안 하는 거 아니까 기간을 길게 잡아서 근육계 부상에 대한 플랜을 잡아두고 그 플랜이 끝나면 갑자기 무릎이 아프다고 해서 한 달 아웃되고 돌아오면 진짜로 근육계 부상을 당해버리고 (그만큼 자기 관리를 안 했으니까. 몸이 감당을 못한 거죠. 저 기간 동안 술퍼마시고 여자들이랑 노는 게 계속 들키기도 했고)

 

 

 

의료진들이 여러 차례 수술을 권유했던 건 이런 통증의 원인을 알고 그에 맞는 플랜을 짜기 위함이 클 겁니다. 그래야 기간도 정할 수 있고 재활 치료 과정도 짤 수 있으니까요. 움티티가 거부하는 이유야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만 쿠만이 플랜에서 배제한 이유는 확실하죠.

 

 

'프로 의식이 없어보이고 팀의 의도와는 반대되는 행동을 하는 선수다.'

 

 

 

아무래도 크루이프, 반 할을 거친 감독이다 보니 (생각해보니 네덜란드 대표팀에서 미헬스랑도 있었네요. 독불장군의 끝판왕까지 생각해본다면 더더욱...) 이런 통제를 따라주지 않는 선수에겐 당연하게 거부감이 있을 거에요. 물론 쿠만은 이제 막 커리어를 보내는 감독도 아니고 경험도 많이 쌓았고 여러 가지 환경을 겪어봤고 실패도 겪어봤기에 유연해진 면도 있겠지만 (그래서 조금 타협하고 온순해진 반 할이라고 했던 겁니다.) 그럼에도 움티티는 자신의 플랜에 들어갈 여지가 없는 선수라고 봤겠죠. 전 뎀벨레만큼이나 움티티도 정신적인 면이나 프로 의식을 되찾는 게 우선이라고 봅니다.

 

 

 

 

뎀벨레는 다시 한 번 프로 의식의 중요성을 일깨워준 케이스입니다. 아마 유소년 선수들에겐 하나의 케이스로 가르칠 것 같아요. 나노 (유망한 선수였는데 벵거의 접근에 바르셀로나가 놀라서 돈을 퍼줬는데 그 이후 선수가 완전히 돌변해버립니다. 훈련장에 거금의 스포츠카를 타고 오는데 지각도 밥먹듯이 하고 마인드 자체가 망가진 케이스. 이 사건 이후 바르셀로나의 어린 선수들과의 계약 체계나 방식, 규율이 크게 바뀝니다.) 와는 다른 의미로 프로 선수가 되기 위해선 스스로도 많은 노력을 동반해야 한다는 걸 일깨워주는 그런 케이스랄까?

 

 

 

근육계 부상은 정도에 따라 다르긴 하지만 일반적으로 한 달 정도 쉬고 나오면 완벽하게 나아서 돌아올 수 있습니다. 대신 절대적인 안정, 스트레칭, 회복 운동 등이 아주 중요하죠. 관련 부상인 힘줄 파열 같은 경우도 6개월 단위에서 조정하긴 하지만 필요하면 1년 가량 휴식을 요하기도 합니다. 뎀벨레에게 치료 기간을 길게 잡아준 것도 그의 모든 것을 고려한 결정이었을 거에요.

 

 

 

얼마 전에 15분 지각을 이례적으로 막 여기저기 때려댔던 것도 선수 본인이 자신의 부상에 대한 자각이 없다고 여겨지는 게 되게 컸겠죠. 처음에 보였던 모습하고 달라진 게 없으니까. 아마 집에 있을 때도 클럽이나 의료진이 요구한 어떤 가이드라인이 있었을 건데 그것도 잘 안 지켰을 거고 세심한 주의가 필요한 부분에서 반대로 무관심하게 보였을 수도 있고. (어쨌든 본인 몸을 위한 건데 본인이 그러면 다른 사람들은 조금씩 생각이 변하기 마련이죠. 거기다 받는 돈을 생각한다면 사실 스스로 하는 게 맞죠.) 다시 훈련을 열심히 나온다는 걸 이례적으로 때려대는 것도 똑같습니다. 변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함이겠죠. 진짜로 변했는지 안 변했는지는 모르겠지만. 언론들은 이런 거 하나하나가 관심이 되고 돈이 되니까 신나서 때려대는 거고.

 

 

 

물론 근육계 부상은 완벽하게 나아서 돌아오더라도 언제 다시 터질지 모르는 부상이지만 다른 선수들에 비해서 뎀벨레는 클럽이 정말 세심하게 관리했다고 생각하는 편이에요. 고질병이 된 요소들은 뎀벨레 스스로가 만들어낸 게 훨씬 많았다고 봅니다. 클럽이나 감독들이 그랬으면 아무리 못해도 경기를 많이 뛰거나 특정 기간에 혹사를 시켰다는 거라도 있어야 하는데 그런 것도 없으니까요.

 

 

 

현대 축구가 되면서 유독 통제와 관리에 미쳐있는 감독이 늘어난 건 어쩌면 당연한 거기도 합니다. 그만큼 감독이 활용할 수 있는 요소들이 많아졌고 선수들이 내외적으로 모든 부분에서 불만 없이 잘 따라준다고 했을 때 하나의 방향으로 팀을 이끌어나가기 좋으니까요. 그만큼 변수들을 통제하기 위해선 여러 부분에서 신경쓸 게 많다는 뜻이기도 하겠죠.

 

 

 

저번에도 말씀드렸지만 현재까지만 봤을 때 쿠만은 자신의 관점에서 벗어난 선수들에겐 얄짤없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고 봐도 될 것 같네요. 보기 좋습니다. 베테랑들이 줄어들었고 (모범적인 베테랑들이었으니 더더욱) 스쿼드의 기조가 조금은 변했을 텐데 오히려 알맞은 성격을 가진 감독이 왔다고 봐요. 이제 남은 건 내적으로 증명할 수 있냐겠죠.

'Football > Writing' 카테고리의 다른 글

왜 그럴까  (30) 2020.11.22
잡소리 230  (14) 2020.11.20
이해 안 되는 거  (15) 2020.10.08
잡소리 228  (24) 2020.10.06
잡소리 227 (세비야 전)  (29) 2020.10.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