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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Writing

이해 안 되는 거

by 다스다스 2020. 10. 8.

 

 

 

- 뎀벨레의 필요성 (타 팀에서의 관점으로 보면 윙어의 필요성)

 

 

 

가끔 가다가 보면 전통적인 윙어 (정발 윙어) 의 필요성을 어필하면서 뎀벨레의 필요성을 어필하는 경우가 있는데 전혀 동의가 안 되는 의견입니다. 바르셀로나에서 전통적인 윙어가 필요한 경우는 한 골이 급한 시기에 메시한테 몰빵을 해야 하는데 공간은 안 날 때 말고는 없습니다. 솔직히 그 돈 주고 뎀벨레 사 왔는데 그런 필요성이 있다고 어필하는 거면 뎀벨레는 그만큼 제한적인 자원이라고 인정하는 거에요. 이건 간접적으로 재능이 이미 한계가 있다는 소리구요. 그럴 거면 진작에 포기하고 다른 애 사왔습니다.

 

 

 

측면을 활용하는 방식은 팀마다 다릅니다. 중앙에 어떤 선수들이 있냐에 따라 다르죠. 바르셀로나 같은 경우에는 지금 후방과 전방에서 볼을 제일 많이 잡는 선수가 알바, 쿠티뉴, 데 용, 메시 정도로 볼 수 있는데 이들 모두 측면을 활용하는 방식에 공통점이 있습니다. 엔드 라인으로 볼을 잡고 들어가서 본인이 수비수들을 달고 뛰어주면서 크로스를 날리면서 나머지가 적극적으로 박스를 공략하는 게 아니라 볼을 잡은 선수 주변에서 수적 우위를 점하면서 원투 패스나 오프사이드 트랩을 깨거나 메시를 활용해서 득점하는 게 대부분입니다. (이니에스타가 특이하다고 봤던 것도 여기에 있습니다. 엔드 라인까지 밀고 들어가는 걸 주저하지 않음에도 거기서 플레이를 마무리하는 게 아니라 계속 2~3명의 수비수들을 달고 다니면서 중앙이나 반대편에 공간을 만들어주니까요. 본인의 기술이 유의미하게 발휘되는 지점, 본인의 장단을 그만큼 감독이나 선수 본인이 잘 파악한 케이스기도 합니다.) 아니면 메시가 잔발 스텝이나 슈팅 범위의 다양성, 타이밍 등을 활용해서 마무리하거나 볼을 잡은 선수가 직접 박스를 공략하거나 하죠. (이번에 아르헨티나 대표팀에서 디 마리아가 제외된 이유도 이런 측면을 활용하는 개개인의 방식이 연관이 없을 수가 없습니다. 아르헨티나의 전술적 중심은 여전히 메시니까요.)

 

 

 

펩 마지막 시즌에 테요나 쿠엔카 등을 활용해서 터치 라인에서 직선적인 플레이를 요구했었는데 (이 의도도 메시에게 공간을 만들어주기 위해서였습니다.) 그 이후 티토, 타타, 루쵸, 발베르데, 세티엔 그리고 쿠만까지 어떤 감독도 전통적인 윙어를 영입해달라고 주장한 적이 없습니다. (루머가 무지하게 많았던 윌리안도 전통적인 윙어라고 보기엔 좌우 사이드를 돌아다니면서 때론 본인이 박스 공략을 하기도 하죠.) 이들이 바보라서 일까요? 뎀벨레에 관해서 얘기가 오고 가야 하는 건 딱 하나에요. 양 발 잡이의 가치가 측면과 중앙을 오가며 적극적으로 발휘될 때 그 영향력이 어마 무시하고 이게 메시를 대체하는 첫 번째 과제인데 뎀벨레는 과연 그걸 할 수 있을까입니다. 현재까지만 봤을 때 이런 쪽으로 단 한 번도 증명한 적이 없습니다. 그러니까 단 한 번도 잘한 적이 없다고 하는 겁니다. 쿠만 아래서도 이런 모습이 안 보이면 얘는 미래가 아닙니다.

 

 

 

 

타 팀을 보죠. 가장 이해하기 쉬운 예시들은 아마 맨유와 첼시일 것 같은데 맨유는 측면에 위치하는 선수들 (루크 쇼 제외) 이 단점이 하나 같이 다 똑같습니다. 분명 포워드나 측면 자원으로서 개개인이 가진 장점들이 있는데 단점은 앞만 보고 뛸 줄밖에 모르고 동료들을 못 본다는 겁니다. 심지어 자기 자신한테 공간이 어느 정도 열려있고 주변에 동료가 있어도 못 보는 선수들도 있습니다. 그래서 뜬금없이 슈팅을 차 버리는 경우가 많죠. 이래서 솔샤르가 지금 전술에서 큰 변화를 못 주는 겁니다. (물론 솔샤르보다 좋은 감독이 맨유에 있다면 더 나은 해결책을 찾을 수도 있겠죠. 지도 방식의 차이로 선수들의 플레이가 달라지기도 하고.) 최대한 후방에서 전방으로 속도를 내는 게 완성이 안 되면 아무것도 할 수가 없을 정도로 후방의 단점, 전방의 단점을 개개인이 다 비슷하게 가지고 있어요. (이렇게 스쿼드 구성이 된 건 무링요, 솔샤르, 보드진의 삼위일체입니다.)

 

 

 

근데 그걸 해내려면 후방에서 전방으로 발로 볼을 굴리기도 해야 하고 때로는 직접 볼을 잡고 끌고 올라가기도 해야 합니다. 이게 포그바랑 브루노가 과부하에 걸리는 가장 큰 이유고 이들이 필요하면 하이리스크 하이리턴에 가까운 플레이도 마다하지 않고 그냥 해버리는 이유입니다. 마티치를 쓰는 이유도 개인적으로 납득은 안 가지만 굳이 따지자면 왼발잡이로서 좌측면과의 연계 속도를 아주 빠르게 가져갈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서겠죠. (맨유가 좌측면을 통한 공략을 많이 하기도 하고) 래쉬포드에게 측면에서 적응하라 하고 더 많은 것을 주문하는 것도 그게 하나의 해결책이 될 수 있기 때문이고 그에게 윙어의 역할을 기대하는 게 아니라는 뜻입니다.

 

 

 

결국 맨유는 상대 박스에 가까워질수록 측면 공간을 적극 활용하기보단 순간적으로 중앙에서 박스 공략을 하는 팀이라는 건데 그래서 상대 팀들은 수비 대형이 갖춰지면 측면 공간을 크게 의식을 안 합니다. 대신 중앙에서 고립시키거나 볼의 흐름을 차단하는데 집중합니다. 사실 맨유는 이런 것만 문제가 아니라 약간 총체적 난국에 가깝습니다. 이런 쪽으로 변화의 여지를 줄만한 카바니가 잘할 지도 의문이고. 일단 솔샤르의 맨유는 상대 팀들이 익숙해지면서 파악 당했다고 보시면 됩니다. 토트넘 전도 무링요가 너무 잘 알고 있었던 결과물임.

 

 

 

다음으로 첼시를 보면 저번 시즌의 한계는 루즈볼, 세컨볼 탈환이 안 될 때 상대를 공략할 방법이 오로지 특정 선수의 개인 기량이었습니다. 근데 그게 또 대부분 윌리안이었죠. 기복이 심해서 어느 날은 줘 패고 싶을 정도로 못하기도 하고 어느 날은 웬만한 선수 생각도 안 날 정도로 잘하기도 하고. 이번 시즌 변화는 이겁니다.

 

 

'기술적인 우위를 자연스레 가져가면서 매 경기 상대 수비수들을 뒤로 물리게 할 수 있는 선수를 구할 수 없다면 모두가 볼을 같이 많이 만지고 모두가 한 발 더 움직이거나 빠르게 움직여서 상대 박스를 공략하는 팀을 만들자.'

 

 

 

그래서 저번 시즌에 비해서 첼시는 측면을 활용하는 방식 자체가 측면에서 마무리하는 것보다 측면에서 중앙으로 들어가면서 연계를 시도하는 게 많아졌죠. 좌우 측면을 많이 활용하려는 건 여전해도 그 방식의 변화는 눈에 보이고 있습니다. 전 첼시는 시간이 지나도 나아지는 게 없다면 그땐 문제겠지만 영입한 선수들이 가지고 있는 공통점이나 램파드가 선수들한테 바라는 거, 지시하는 걸 보면 어느 정도 시간을 주는 게 맞다고 봅니다. 전술적 변형을 시도할만한 카드들도 벤치에 있다고 보는 편이구요.

 

 

 

 

윙어가 필요해 보이는데도 영입을 하지 않는 팀이나 윙어가 필요 없어 보이는데도 계속 영입을 하는 팀을 보면 각자 측면과 중앙을 활용하는 방식이 다릅니다. 선수들이 가진 것들이 다르고 장단이 다르기 때문이죠. 전술적 중심을 살펴보면 더 세부적인 차이가 있을 테구요. 이런 부분들을 본다면 남은 선수들은 왜 남았으며 중용될 놈이 아닌 데도 중용되는 놈은 왜 중용되며 영입되는 선수들은 뭘 보고 영입됐는 지도 알기 쉽습니다.

 

 

 

 

바르셀로나는 그냥 크루이프의 이 발언을 곱씹어보면 이해하기 쉽습니다. 이거 너무 재탕해서 그만하고 싶은데 한 번 더 할 때가 된 것 같음.

 

 

 

요한 크루이프 曰 (펩 과르디올라 부임 시즌이었던 08-09 시즌 누만시아와의 개막전 패배 이후 인터뷰. 꾸레코리아 funkyass 님 번역.)

 

 

내가 바르셀로나에게 요구하는 것은 위치 선정과 공의 속도이다. 공의 속도는 한 번 혹은 두 번의 터치에 의해 플레이할 때만 높아질 수 있어. 그리고 그것은 후방으로부터 시작된다. 신속하게 진행된다면 상대는 정렬할 시간을 못가지게 되지. 한 번 혹은 두 번의 터치에 의해 이뤄져야만 하기 때문에 어렵기는 하지만 최선의 방법이다. 그리고 두 가지에 집중을 해야하지. 패스를 하고 공간을 지원하는 것. 한 명 이상의 선수들이 이것을 반복 하자마자 공간은 생기고 이것들과 함께 전진 패스와 2선에서의 출현 그리고 중거리 슈팅의 시험 가능성은 높아진다.

 

 

왼쪽 측면 공격수의 부재는 이와 같이 간단하기를 바란다. 나는 왼쪽 측면 공격수의 부재가 약점이라고 생각하지 않아. 왜냐하면 축구는 조직적인 운동이고 바르셀로나의 경우라면 더더욱 그러하니까

 

 

이를테면 보스니아전에서 스페인 대표팀은 유로에서의 모습과 마찬가지로 공을 진행 시켰지만 공이 카펠에게 가면 그것은 유산으로만 남았다. 팀으로서 플레이하지 못했지. 카펠의 과실이었다. (카펠이 드리블을 치다가 뺏겨서 쓸데없이 전환의 과정을 만들거나 주변 동료들에게 바로바로 내줘야함에도 그러지 않았다거나 한 걸 지적한 겁니다.)

 

 

바르셀로나의 관점에서 측면 공격수를 보유했냐 안했냐의 문제가 아니라 공간을 열어줄 수 있냐 없냐의 문제다. 전통적인 측면 공격수와 함께 뛰냐 안뛰냐의 문제가 아니라 측면에서의 위치 선정으로 경기를 지원하고 공의 속도를 높일 수 있냐 없냐의 문제지.

 

 

바르셀로나의 공격수 명단을 보면 부족하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메시, 앙리, 에투, 보얀 그리고 전통적인 측면 공격수에 가장 가까운 마시아 출신의 두 명의 선수들 (페드로와 헤프렌) 그리고 타고난 공격수 성향 없이 측면에서 항상 기여를 해줄 수 있는 선수들 (흘렙과 이니에스타) 이 있어.

 

 

26명의 선수단을 보유하는 것이 가능하지만 나는 3명의 키퍼를 포함한 21명에 두 명의 마시아 출신 선수가 더해진 현재의 선수단을 더 선호한다. 이렇게 되면 어느 누구도 소외받지 않으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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