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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Writing

리버풀

by 다스다스 2021. 1. 22.






리버풀 보면 좀 많이 아쉬워요. 축구 내적인 얘기보다는 조금 큰 틀에서의 얘기를 하고 싶은데 전 궤도에 올라갈락 말락 하는 팀들을 흥미롭게 보는 편이고 리버풀은 그걸 넘어서서 하나의 사이클을 만들어냈고 축구 자체도 참 재밌게 했거든요. 뭐 챔스 우승하고 나선 보는 빈도를 엄청 줄이긴 했는데 (내 눈이 틀리지 않았구나하고 딱 끊고 다른 팀 찾으러 다니는 시기였습니다. 그러다 걸린 게 첼시였음... 과연 첼시는 어떨지. 맨유는 제 친구가 진짜 미친 악성 팬 (영국에서 태어났으면 홍염 터뜨리는 훌리건이었을 겁니다.) 이라 걸리면 늘 볼 수밖에 없습니다.) 그래도 뜨문뜨문 보긴 했습니다. 챔스 우승하기 전까지는 바르셀로나보다 더 재밌게 봤고 누구보다도 이른 시기에 높게 평가했었기도 하구요. 그냥 글만 적게 썼을 뿐이죠.



구단주로 있는 애가 레드삭스 구단주인데 이 놈은 돈을 안 쓸 때는 참 안 쓰긴 합니다. 중간중간 쓰긴 쓰는데 어떻게든 유지시키려고 하는 쪽에 가깝죠. 레드삭스 팬으로서 느끼는 감정은 됐지?? 하는 느낌이랄까. 아마 상장 때문에 가치 유지 정도에만 힘쓰는 게 아닌가 싶은데 자세하게는 몰라서 이 부분은 패스하구요.



근데 사실 한 번 성공을 이룩하기 시작하면 유지를 선택할 수밖에 없긴 해요. 경쟁하러 들어온 선수들은 경쟁에서 이겨서 위상이 올라갔고 그들이 주축이 되서 이뤄낸 성과기 때문에 그에 상응하는 보상을 받기 마련이니까요. 바이날둠이 세게 나오는 것도 여기서 벗어나지 않습니다. ‘나도 성공에 기여한 일부분인데? 어쩌면 너네가 생각하는 것보다 클 수도 있어.’ 이런 거죠. 보조자 무시하다가 사이클이 확 무너지는 경우도 있긴 하거든요. 아님 외적인 환경에서 역할이 클 수도 있고. 근데 바이날둠은 어느 쪽으로도 그 정도는 아닐 것 같긴 한데 또 모르는 거죠. 관계자가 아니니까요.



이론적으로 보면 계속 방출과 영입을 하면서 동기 부여를 이끌어내고 변화를 줘야하는데 쉽지가 않죠. 제가 펩 바르셀로나를 아주 높게 치는 이유 중 가장 큰 이유가 이거긴 해요.



이번 시즌 리버풀은 티아고를 데려왔고 조타라는 전술적 변형의 가능성을 갖고 있는 포워드도 데려왔고 정상적으로 굴러갔을 경우 팀이 더 올라설 가능성은 분명히 있었습니다. 다시 챙겨봐야하나 할 정도로 관심이 가긴 했어요. 문제는 온갖 부정적인 변수들이 다 터졌고 선수들 체력 리듬이 완전히 망가졌죠. 뛰는 것만 봐도 전과 너무 다를 정도. 뭣보다 피르미누는 이제 영영 돌아올 일 없을 것 같음. 돌아온다면 클롭은 진정한 관리의 천재.



그럼에도 클롭이 팬들의 생각 (방출이나 영입을 적극적으로 해라) 과는 다르게 기존 선수들이나 어린 선수들을 어떻게든 쓰려는 건 현재를 위해 너무 이것저것 하다보면 다음 시즌에 생길 잡음이 클 수도 있겠다고 본 거겠죠. 보드진의 방향성과도 연관성이 있을 테구요. 이건 본인의 축구관에 의한 필연적으로 맞이하는 하락세 (도르트문트가 좋은 예시겠죠.) 와는 다르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하락세는 진작에 보였지만 이제 결과물로서 드러나고 있고 반등의 요소들도 솔직히 별로 없는데 어떻게 될 지 궁금하긴 합니다. 개인적으로 많이 좋아하는 감독인데 잘 넘어갔으면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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