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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otball/Writing

바르셀로나 간단평

by 다스다스 2021. 1. 26.




결과 위주의 선택이 아닌 단점이 치명적이지만 장점이 존재하긴 하는 선수들을 살려주는 과정을 위한 선택은 칭찬받아 마땅하지만 (바르셀로나 한정 무조건 장점 살리기가 우선이어야 한다고 봅니다. 이건 바르셀로나가 추구하는 방향성이 바뀌지 않는 한 답이 정해져있음.) 이제 시작되는 후반기의 불안감은 비례해서 올라가고 있다고 보는 게 맞다고 봅니다. 개인적으로 현재 아주 위험한 단계에 머물러 있다고 보구요. 물론 부상 선수들도 많고 적응기에서 헤매고 있는 선수들도 있고 더 나아가 기량 자체가 미달인 선수들도 있지만 조정을 하지 않는 한 결국엔 바닥이 드러날 거라고 봅니다.



이제 관건은 쿠만이 팀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 시킬 수 있냐겠죠. 어쨌든 돌아오는 선수들도 있고 그 동안 밖에서 지켜본 것과 다르게 내부에서 선수들을 충분히 파악했으니까요. 개인적으로 의장이 누가 되냐에 상관 없이 쿠만이 1년 더 하는 그림이 장기적인 관점으로 봤을 때 좋을 것 같다고 보긴 하지만 (물론 마음에 안 드는 것들도 있는데 반 정도는 채워주고 있다고 봐요. 생각했던 모습에서 크게 벗어난 모습도 아니고.) 뭐 그건 제가 선택할 일이 아니니 제껴두고.




원래 시간을 들여서 자세하게 쓸라했는데 그럴 시간이 없어서 그냥 짤막하게 몇 가지만 써볼까 합니다.



첫째는 메시의 동선입니다. 메시가 노골적으로 하프 라인 전후 지점이나 우측면에서 상대 선수들에게 둘러싸인 상태에서 볼을 받고 시작하는 빈도는 분명히 엄청 줄었고 때론 보이지 않긴 하지만 기본적으로 볼을 핵심적으로 받는 위치 자체가 상대의 수비 밀도에 따라서 너무 왔다갔다합니다. 때론 상대 박스에서 너무 떨어진 곳에서 집중적으로 받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건 다른 관점에서 보면 상대 수준에 따라서 (또는 준비성에 따라서) 말리는 경기가 많다는 뜻이기도 한데 다른 선수들이 해결해주는 빈도가 꾸준히 유지된다면 그에 따른 득도 있겠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엔 답답한 양상에서 메시가 해결해줘야되는데 결국 해결은 못하는 경기가 나올 가능성도 높다는 뜻이거든요. 실제로 그런 경기는 전반기에 꽤나 나왔구요.



지금보다 박스 근처에서 볼을 받거나 만지는 빈도 수가 필연적으로 늘어나야한다고 보는데 지금 시도하고 있는 모든 것들이 그 기초라고 봅니다. 잘 되면 이 쪽으로 발전이 있긴 할 거에요. 안 된다면 상대가 원하는 양상으로 끌어들이면 말리는 모습이 다시 늘어나겠죠.




둘째는 연장선이기도 한데 데 용과 페드리겠죠. 전 데 용은 단점이 치명적인 선수들 (부스케츠, 양 측면 풀백 등) 과 페드리의 성장세, 전술적 중심인 메시의 효율성에 맞춰 조금 손해를 보고 있다고 보는데 동시에 필드 전체에서 경험치를 쌓아가고 있다는 걸 생각해본다면 나중에 본인의 최적의 동선과 역할을 찾아가는데 있어서는 어쩌면 도움이 될 수도 있다고 봅니다. 물론 제가 생각하는 최적의 동선은 여전히 동일합니다.



어쨌든 데 용은 지금 부스케츠의 단점을 가려주고 있습니다. 세티엔은 부스케츠-메시의 루트를 고집했고 결국 독이 됐는데 쿠만은 페드리의 성장세에 맞춰서 데 용의 동선을 조정해 부스케츠의 단점은 일정 부분 가리고 장점은 살리는 기용 방식을 이끌어냈죠. 부스케츠는 늘상 말하지만 전환이 잦아지면 중위권 피보테만도 못합니다. 이젠 하위권 피보테만도 못할 수도 있겠죠. 대신 본인이 볼을 내보낼 루트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그건 여전히 잘할 수 있다 생각해요.



물론 여전히 측면 압박이나 순간적으로 하프 라인 전후 지점에서 압박이 좋은 팀들을 만나면 속수무책으로 당할 가능성도 있지만 일단 부스케츠도 그렇고 팀도 그렇고 나아진 모습을 보이는 건 이 부분이 제일 큽니다.



- 패스 앤 무브가 안 되는 부스케츠의 동선이 넓어지거나 길어질수록 바르셀로나는 위험한 상황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 부스케츠가 책임회피성에 가까운 패스로 떠넘기더라도 어쨌든 확실한 패스 루트를 하나 더 뚫어준 건 아주 큰 의미가 있다. (오른쪽으로 돌아 오른발로 패스를 넣어주는 게 부스케츠의 장기인데 뮌헨이 이걸 공략해서 작살을 내버렸었죠. 쿠만은 데 용을 그 쪽에 기용하면서 메시와 부스케츠의 동선이 길어지는 걸 방지하고 전환을 줄이려는 시도를 했고 현재까진 합리적인 판단이라고 봅니다.)


- 데 용의 이런 기용 방식이 가능한 이유는 오로지 페드리 때문이다. 파티, 쿠티뉴의 이탈로 시즌 초반 플랜이 다 빠그러졌는데 그 와중에 장점이 조금 다를지언정 발휘되는 공간은 비슷한 페드리의 성장은 정말 다행이었다.



허나 우려되는 건 데 용만 과부하에 걸리는 게 아니라 미드필드 라인 전원이 과부하에 걸릴 잠재적 위험성이 존재합니다. 측면 풀백들의 단순한 동선 (오른쪽은 세르지도 없는 현 시점이니 어쩌면 당연한 거죠. 세르지가 있다해도 차이가 있을 지 의문이고 뭣보다 전 데스트에게 걸려있는 기대치가 너무 쓸데없이 높다고 봅니다. 밍구에사는 그냥 어부지리로 비는 곳 가서 뛰고 있는 거니까 굳이 얘기할 필요 없다 생각하구요.) 은 물론이고 이 셋이 책임지고 있는 게 너무 넓고 큽니다.



개인적으로 페드리의 성장세는 좋다고 보지만 전 너무 많이 뛰고 있다고 보구요. 물론 제가 쿠만이어도 푸츠나 프야니치를 적극적으로 기용할 생각은 안 할 것 같습니다만 이제 가면 갈수록 리듬을 조절할 시기가 없을 거라서 지금이 기회인데 여유가 없는 게 너무 치명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느낌. 리가를 앞서나가고 있었으면 저 둘을 어떻게든 써보려고 했을 것 같은데 그게 아니라는 게 아쉽긴 합니다.



셋째는 전술적 변형이 없습니다. 그나마 브레이스웨이트, 뎀벨레, 푸츠 정도인데 뻔하거나 한계가 있어보이는 게 문제죠. 브레이스웨이트 뛰는 거 보면 데파이를 원한 이유가 아무리 봐도 측면에서 대각선으로 뛰어들어가면서 횡적으로 공간을 열어주거나 하프 스페이스에서 순간적으로 공간을 활용해줄 수 있는 선수를 찾은 거 같은데 브레이스웨이트는 슬슬 밑바닥이 보이고 있다고 보고.



푸츠는 단점이 이미 전 세계에 파악당해서 쿠만이 잘 안 쓰는 이유가 명확합니다. 변수가 너무 많아요. 이게 바르셀로나에게 독이 될 변수도 늘 잠재되어있단 소리죠. 바르셀로나에서 계속 뛰려면 선수가 변하든 팀이 변하든 뭔가 변화가 필요해보이긴 해요. 지금은 전자가 맞겠죠.



뎀벨레는 애가 변한 게 없어서 더 얘기할 것도 없습니다. 얜 얘기하는 거 자체가 지침. 바르셀로나의 미래가 되기엔 턱 없이 부족한 선수입니다.



언급 안 한 트린캉은 프리시즌에 하는 거 보고 의외로 볼이 없을 때 판단력이 괜찮네 했는데 본 시즌 들어가면서 수비 밀도가 높아지고 요구치가 올라가니까 어린 티가 많이 나는구나 싶습니다. 어떻게 뛰어야하는지 그런 쪽으로 이해를 시켜주는 쪽으로 코칭이 이뤄지고 있다면 조금은 나아지지 않을까 싶은데 지금은 그런 거 기다려줄 시간은 없긴 하죠.



프야니치는 적응기인지 그냥 기량 미달인지 분간이 잘 안 가긴 하는데 많이 별로긴 합니다. 대체 왜 데려왔을까 고민해봤던 그 시기나 쿠만의 각 선수들의 기용 방식을 통해 유추해봐도 그 어떤 선수보다도 뒤쳐져있다고 봅니다. 전반기도 그렇고 후반기도 여전히 전 이 선수가 어떻게 하냐가 중요하다고 보는데 기대가 안 되네요.



파티의 복귀도 상당히 중요한 문제긴 한데 쿠만이 당장의 변화를 위해 단기적으로 판단하는 일은 없었으면 하고 피케의 부재 (긍정적이어야 3월이라고 하는 거 보면 없다고 보는 게 맞겠죠.) 는 가면 갈수록 치명적으로 나타날 거라고 봅니다. 움티티는 과연 정신차리고 건강해질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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